예수회와 서강에 전한 두 수장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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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11-23 10:35 조회14,31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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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이사회, 사실상 한국예수회가 남양주캠퍼스 추진에 제동을 걸면서 시작된 최근 사태는, 예수회 한국관구의 학교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진전되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19일 유기풍 총장이 로마의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에게 보낸 ‘탄원서’가 공개되었다. 같은 날 한국예수회 소속 박문수 재단이사장도 ‘서강 공동체에 드리는 글’을 공표했다. 그 요점은 다음과 같다.
1. 유기풍 총장 ‘탄원서’
응답하라 예수회!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
유기풍 총장이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예수회 한국관구의 파행적 학교 운영 및 정제천 관구장의 독단과 전횡을 지적했다. 학교 현실과 위기를 알리고 로마 총원 차원의 조사를 요구한 것. 유 총장은 예수회 한국관구의 파행적 학교 운영을 “언젠가는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했다. 예수회원들이 장악한 재단 이사회가 관구장의 부당한 간섭을 따르며 개교 이후 최대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
남양주캠퍼스 사업은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2009년부터 추진해 왔다. 정제천 관구장도 “돈 문제만 해결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동문들이 342억 원을 약정하고 남양주에서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지만, 관구장이 말을 바꾸고 이사회가 제동을 걸면서 손해배상 소송을 걱정하게 되었다. 학교와 협약을 맺은 남양주시 측은 최고장을 보내 소송을 예
고했다.
유기풍 총장은 “예수회가 변화와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예수회 사제들의 일자리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사회가 개혁프로그램을 막고 학교를 파행적으로 운영한다는 것. 전문성이나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예수회 소속이면 학교 보직을 맡고, 예산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불허한다는 것이다.
“창학 초기 미국인 신부들은 (학교를 위해) 돈을 벌어왔으나, 지금의 한국 신부들은 예수회공동체를 위해 학교 돈을 씁니다.” ‘예수회 이사회’가 학교에 기여하지도 못하면서 특권만 누리려 한다고 유 총장은 개탄했다.
재단 전입금은 연간 1억 원 수준(전체 대학 중 130위)으로 정부 규정(55억 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학교는 7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적립금은 바닥나고 있지만, 예수회원 인건비는 최근 5년 사이 16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늘어났다.
유기풍 총장은 재단이사회의 파행적 운영을 사실상 이끈 인물로 정제천 관구장을 지목했다. 이사회 주변에 고교동문 등 측근들을 불러들이고, 예수회 내부 자성 목소리도 묵살하고 있다는 것. 남양주캠퍼스 사업과관련해 정 관구장은 “동문 기부금이 약정이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해 동문들의 반발을 초래하기도 했다. “차기 총장은 예수회 신부가 할 것”이라는 발언도 큰 파문
을 일으켰다.
“예수회가 최소한의 리더십이나 재정조달 능력도 없이 계속 서강대의 경영을 장악하고 직접 개입을 일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강에도 해롭고, 예수회에도 좋지 않습니다.” 유 총장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창학 당시 예수회와 지금의 예수회는 달라도 너무 다르며, 그것이 오늘날 서강이 처한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
2. 박문수 이사장 ‘서강공동체에 드리는 글’
학내 합의와 재정 보장 선결돼야
박문수 서강대학교 재단이사장은 ‘서강 공동체에 드리는 글’을 통해 남양주 캠퍼스 사업을 둘러싼 혼돈과 갈등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교육부 대학위치 변경 계획서’의 제출을 보류해 사업에 제동을 건 이유도 해명했다.
“남양주 캠퍼스 사업은 서강의 명운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일이므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불가역적인 (바꿀 수 없는)’ 이행단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첫째 남양주 캠퍼스 운용의 구체적 내용에 관한 학내 합의, 둘째 그에 따른 학부/학과/학생 이동계획에 대한 학내 합의, 셋째 캠퍼스 이동에 따른 충분한 재정적 보장과 안정성 확보입니다.”
재단은 향후 서강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을 받아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평가하기로 했다. 남양주 측과는 사업 추진 조직을 정비한 후에 로드맵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결렬되고 배상금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은 재단에 귀속됩니다. 학교 교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재단의 재원 등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한편 재단이 학교 운영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이사장도 인정했다. 재단의 법정부담금과 관련해 박문수 이사장은 “점차 전국 사립대 평균 이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중간고사 이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사회 구성도 “법인 이사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서강대학교의 최종적인 운영 주체로서 재단이사회가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책무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최종적인 시한은 못박지 않았다.
3. 총원장의 ‘유감 답변’과 이사장의 ‘못지킨 약속’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의 답변이 9월 20일 도착했다. 총원장은 서강대 총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답변도 하기 전에 탄원서를 동문과 언론에 먼저 공개한 것 △총장의 행동으로 학생, 동문, 예수회 간 의견대립이 촉발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총장의 산학협력 비전은 존중하지만 교육에 관한 다른 의견과 비전이 존재한다며 ‘예수회대학은, 우리의 가치와 꿈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한 룰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한편 박문수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취임 뒤 낸 이사장 명의 첫 성명서에서 “9월 2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사회 구성 개편과 강화’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서강공동체에 약속했으나 빈말이 된 것. 정작 26일 열린 이사회 때 안건으로 상정조차 안됐다. 10월 13일 이사회에선 제대로 논의될지 주목된다.
1. 유기풍 총장 ‘탄원서’
응답하라 예수회!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
유기풍 총장이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예수회 한국관구의 파행적 학교 운영 및 정제천 관구장의 독단과 전횡을 지적했다. 학교 현실과 위기를 알리고 로마 총원 차원의 조사를 요구한 것. 유 총장은 예수회 한국관구의 파행적 학교 운영을 “언젠가는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했다. 예수회원들이 장악한 재단 이사회가 관구장의 부당한 간섭을 따르며 개교 이후 최대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
남양주캠퍼스 사업은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2009년부터 추진해 왔다. 정제천 관구장도 “돈 문제만 해결하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동문들이 342억 원을 약정하고 남양주에서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탔지만, 관구장이 말을 바꾸고 이사회가 제동을 걸면서 손해배상 소송을 걱정하게 되었다. 학교와 협약을 맺은 남양주시 측은 최고장을 보내 소송을 예
고했다.
유기풍 총장은 “예수회가 변화와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예수회 사제들의 일자리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사회가 개혁프로그램을 막고 학교를 파행적으로 운영한다는 것. 전문성이나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예수회 소속이면 학교 보직을 맡고, 예산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도 불허한다는 것이다.
“창학 초기 미국인 신부들은 (학교를 위해) 돈을 벌어왔으나, 지금의 한국 신부들은 예수회공동체를 위해 학교 돈을 씁니다.” ‘예수회 이사회’가 학교에 기여하지도 못하면서 특권만 누리려 한다고 유 총장은 개탄했다.
재단 전입금은 연간 1억 원 수준(전체 대학 중 130위)으로 정부 규정(55억 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학교는 7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적립금은 바닥나고 있지만, 예수회원 인건비는 최근 5년 사이 16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늘어났다.
유기풍 총장은 재단이사회의 파행적 운영을 사실상 이끈 인물로 정제천 관구장을 지목했다. 이사회 주변에 고교동문 등 측근들을 불러들이고, 예수회 내부 자성 목소리도 묵살하고 있다는 것. 남양주캠퍼스 사업과관련해 정 관구장은 “동문 기부금이 약정이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해 동문들의 반발을 초래하기도 했다. “차기 총장은 예수회 신부가 할 것”이라는 발언도 큰 파문
을 일으켰다.
“예수회가 최소한의 리더십이나 재정조달 능력도 없이 계속 서강대의 경영을 장악하고 직접 개입을 일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강에도 해롭고, 예수회에도 좋지 않습니다.” 유 총장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창학 당시 예수회와 지금의 예수회는 달라도 너무 다르며, 그것이 오늘날 서강이 처한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
2. 박문수 이사장 ‘서강공동체에 드리는 글’
학내 합의와 재정 보장 선결돼야
박문수 서강대학교 재단이사장은 ‘서강 공동체에 드리는 글’을 통해 남양주 캠퍼스 사업을 둘러싼 혼돈과 갈등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 ‘교육부 대학위치 변경 계획서’의 제출을 보류해 사업에 제동을 건 이유도 해명했다.
“남양주 캠퍼스 사업은 서강의 명운이 걸려있는 중차대한 일이므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불가역적인 (바꿀 수 없는)’ 이행단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첫째 남양주 캠퍼스 운용의 구체적 내용에 관한 학내 합의, 둘째 그에 따른 학부/학과/학생 이동계획에 대한 학내 합의, 셋째 캠퍼스 이동에 따른 충분한 재정적 보장과 안정성 확보입니다.”
재단은 향후 서강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을 받아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평가하기로 했다. 남양주 측과는 사업 추진 조직을 정비한 후에 로드맵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결렬되고 배상금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은 재단에 귀속됩니다. 학교 교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재단의 재원 등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한편 재단이 학교 운영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이사장도 인정했다. 재단의 법정부담금과 관련해 박문수 이사장은 “점차 전국 사립대 평균 이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중간고사 이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사회 구성도 “법인 이사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점진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서강대학교의 최종적인 운영 주체로서 재단이사회가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책무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최종적인 시한은 못박지 않았다.
3. 총원장의 ‘유감 답변’과 이사장의 ‘못지킨 약속’
아돌포 니콜라스 예수회 총원장의 답변이 9월 20일 도착했다. 총원장은 서강대 총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답변도 하기 전에 탄원서를 동문과 언론에 먼저 공개한 것 △총장의 행동으로 학생, 동문, 예수회 간 의견대립이 촉발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 총장의 산학협력 비전은 존중하지만 교육에 관한 다른 의견과 비전이 존재한다며 ‘예수회대학은, 우리의 가치와 꿈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한 룰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한편 박문수 이사장은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취임 뒤 낸 이사장 명의 첫 성명서에서 “9월 2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사회 구성 개편과 강화’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서강공동체에 약속했으나 빈말이 된 것. 정작 26일 열린 이사회 때 안건으로 상정조차 안됐다. 10월 13일 이사회에선 제대로 논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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