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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문회, 재단이사회 개혁 촉구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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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10-28 09:53 조회18,2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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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총동문회(회장 이상웅 77 경영)는 10월 28일, 학내 사태에 관한 첫 성명서를 냈습니다. 성명서는 28일 오전 교내 게시판 4곳(사제관 옆, K관 앞, 도서관라운지 옆, M관 옆)에 부착해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후 총동문회는 11월 15일 부착한 성명서를 모두 자진철거했습니다. 모교에서 11월 19일, 20일 양일에 걸쳐 논술 시험이 열리는데, 이 떄 모교를 방문하는 많은 예비 서강인과 학부모가 보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총동문회 이사회 논의를 거쳐 발표한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 명 서

서강대학교 총동문회(회장 이상웅)는 한국예수회의 학교법인 서강대학교 이사회 지배와 차기 총장 선출 등 작금의 중차대한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1. 총장을 사실상 내정하고 진행되는 총장추천위원회는 무의미하다
  2. 학교법인 이사회 개악(改惡)을 시정하고 혁신하라
  3. 한국예수회원 교수 및 교직원의 특권적 채용 관행을 시정하라
  4. 서강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재정확충 방안을 제시하라
  5. 자랑스러운 재학생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뜻을 보낸다


1. 총장을 사실상 내정하고 진행되는 총장추천위원회는 무의미하다

작금의 모교 서강을 바라보는 많은 동문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인구 절벽으로 인하여 대학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존립 자체를 확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코앞이다. 이러한 도전적 환경에 놓인 서강대학교의 향후 4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생존을 위한 재정 확보, 중장기 발전계획수립과 추진 등 급박한 과제를 풀어나가기에도 벅찬 4년이다. 확실하게 검증된 유능한 총장 후보가 있어야만 하는 이유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과 이유를 감안하면, 현 총장 후보자 3인 외에 위기의 서강을 구하고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더욱 널리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총장추천위원회의 동문대표 위원들은, 역량 있는 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하여 총장초빙위원회를 구성‧가동하고 관련 일정을 재조정할 것을 주장했지만, 무산되었다.

한국예수회 관구장은 이미 수개 월 전 ‘예수회가 차기 총장을 맡아야 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관구장과 한국예수회의 뜻에 따라 총장이 사실상 내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학교법인 이사회를 한국예수회가 실질적으로 장악한 상태에서 이미 총장을 내정해 놓은 이상, 현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는 요식 절차에 불과하다.

이에 동문대표 추천위원 4인은 더 이상의 총장추천위원회 활동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10월 25일자로 일괄 사퇴하였다. 동문대표 4인은, 절차적 합법성 확보를 위한 요식 행위에 들러리가 되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라 판단하였다. 총장을 사실상 내정하고 진행되는 총창추천위원회는 무의미하다.


2. 학교법인 이사회 개악(改惡)을 시정하고 혁신하라

현재 학교법인은 1000여명 학생들이 전체학생총회에서 결의한 이사회 개혁 요구를 사실상 외면했다. 총동문회가 10월 13일을 기한으로 촉구한 이사회 개혁안 역시 무시했다. 총동문회는 비전문성, 비민주성, 불투명성을 바로잡는 ‘이사회 정상화’야말로, 새로운 서강 발전의 토대이자 시작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총동문회 및 학생들의 요구와 노력에 대한 학교법인 측의 대응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이사진 11명 중 한국예수회 신부를 6명에서 5명으로 줄임으로써, 겉보기에는 한국예수회원 숫자를 과반 아래로 낮추었다. 그러나 실제 인적 구성을 들여다보면 한국예수회 신부들의 고교‧대학 동기동창 인사, 동향(同鄕) 인사, 한국예수회 추천 인사들로 채워졌다.

한국예수회원의 수적(數的) 비중을 줄이는 모양새를 취하는 대신, 실제로는 한국예수회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만 것이다. 이러한 개악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서강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에 총동문회는 이사회 개방을 비롯한 학교법인 이사회 구조 및 운영의 실질적인 개혁을 거듭 촉구한다.

한국예수회 수도자가 학교법인 이사회 정수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정관으로 규정하라는 총동문회의 요구는 여전히 유효하다. 사립학교법 제21조는 이사 상호 간 민법의 친족관계에 있는 자가 그 정수의 1/4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일사불란한 순명(順命) 원칙에 따른다고 알려진 예수회 신부들은 이사회에서도 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요컨대 친족의 경우보다도 이견을 용인하지 않는 한국예수회가 폐단을 낳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


3. 한국예수회원 교수 및 교직원의 특권적 채용 관행을 시정하라

현재 서강대학교에는 다수의 한국예수회원들이 교수로 임용되어 재직 중이다. 이들의 상당수가 공식적인 교수 정원 및 임용 절차와 무관하게 별도의 규정에 따라 임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경쟁을 배제한 예수회원 특별 채용 내규는 법률위반의 소지도 있다. 또한 한국예수회원 중 공개경쟁 없이 직원 등으로 채용된 사례가 있다면, 이 역시 불공정한 관행이다.  

이상과 같은 불공정하며 불투명한 관행과 사례 등을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악화되는 학교 재정 구조 속에서도 한국예수회 소속 교수 및 직원들 인건비로 매년 20억원 정도의 교비가 지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특권적 채용 관행은 시급히 시정되어야 한다. 


4. 서강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재정확충 방안을 제시하라

가야 할 방향을 궁리하지 않는 무책임한 리더십, 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못하는 무능력. 이러한 무책임과 무능력 속에 서강은 목적지 없이 표류 중이다. 학교 발전에 대한 이사회의 무대책은 학생 간담회에서 재학생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반면 주요 대학들은 중장기적인 미래 발전 방안을 설정하여 힘 있게 추진 중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학교의 위상이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실현 가능한 비전과 방향을 세워라. 그리고 이러한 비전을 현실화할 재정확충 계획도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비전과 방안 제시 없이 익숙한 관행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서강의 앞날은 어둡다.


5. 자랑스러운 재학생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뜻을 보낸다

총동문회는 학교 정상화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단식 농성을 통하여 표명해준 총학생회장을 비롯하여 전체학생총회, 시위, SNS 등 다양한 방식과 경로로 ‘행동하는 지성(知性)의 힘’을 보여준 많은 후배 재학생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뜻을 보낸다.

총동문회는 이러한 자랑스러운 재학생 후배들의 염원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도록 배전(倍前)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앞으로 후배들과 더욱 깊이 소통하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나갈 것을 약속한다. ‘졸업 동문’인 선배 동문들이 ‘재학 동문’이라고 할 수 있는 후배 재학생들의 자부심의 이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깨어 있고 행동하는 후배들이야말로 서강의 밝은 미래다. 

‘진리에 순종하라’(Obedire Veritati)는 서강의 자랑스러운 모토를 새삼 되새겨본다. 우리가 진정 순종해야 할 진리, 따를 수 있는 진리는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진리가 아니다. 비판을 허락하지 않는 굳어버린 진리가 아니며, 소수가 다수에게 강제하는 진리가 아니다. 불통(不通)의 권위가 지배하는 허울뿐인 진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진정 ‘자유케 하는 진리’(요한복음 8:32)이다.

우리가 따라야 하고 또 기꺼이 순종할 수 있는 진리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의 상호이해와 합의에 따라 찾아나가는 진리이다. 우리는 그것이야말로 ‘진리에 순종하라’는 명령의 참뜻이자 서강 정신의 중추라 믿는다. 총동문회는 마침내 진정한 진리가 서강에 깃드는 날을 앞당기기 위하여, 7만7000여 동문들의 뜻을 모으고 힘을 합하여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다.


2016년 10월 28일
서강대학교 총동문회 회장 이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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