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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은 클래식이다 #4 - 류태형(91 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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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8-09 09:58 조회21,5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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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특집 ‘서강은 클래식이다’는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과 만나는 자리이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 방송 진행자, 클래식 전문기자, 클래식 음악살롱 대표, 음악 비즈니스 전문가 등 다양한 관련 분야에서 활동해 온 동문들이다. 모교 서강에는 음대가 없다. 클래식 기타 현우회와 합창단, 서강 오케스트라 등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지만, 클래식 분야에서 서강 출신이 활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게 드문 동문들과 만나는 보기 드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편집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공통 질문을 드렸고, 이에 대하여 각 동문들이 답변해주었다. 아래 질문 외에도 동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클래식 10곡을 클래식 초보자를 염두에 두고 선정하여 알려달라는 부탁에 대하여 적극 응하여 주신 동문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1. 클래식 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동기가 궁금합니다.
2. 활동해 오신 분야를 그 특징과 함께 전반적으로 소개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3. 활동해 오시면서 어려웠던 점, 극복해야 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일지요?
4. 활동해 오시면서 어떤 보람이나 자부심, 또는 즐거움을 느끼셨는지요?
5. 현재 활동 또는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6. 모교 재학 시절 인상적인 추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7. ‘서강은 나에게 무엇이다’에서 ‘무엇’을 답하신다면?


음악을 글로 옮긴다는 것
류태형(91 국문) - 중앙일보 객원기자

1.
돌이켜보면 어릴 적부터 워낙 다양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자라나면서 팝과 록, 재즈, 클래식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의 영역이 넓어졌는데요, 대학 시절 PC통신에서 음악에 관한 글을 자유롭게 쓰다가 1996년 ‘클래식피플’ 기자를 시작하면서 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지요.

2.
그리고 2000년 ‘객석’에 기자로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음악 글을 썼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월간 ‘객석’은 클래식 음악 아티스트와 공연, 음반 등을 커버하는 매거진입니다. 1984년 창간해서 지금도 발간 중이고요. 저는 해외 아티스트와의 인터뷰, 음반 리뷰 등을 쓰다가 2004년부터는 KBS클래식 FM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원문화재단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한 일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가들을 후원하고 격려하는 일이었고요, 지금도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작년 10월부터는 중앙일보 객원기자로 클래식 음악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방송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요.

3.
글 쓰는 일을 하는 동문들은 잘 아시겠지만, 글 쓴다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특히 주관적인 영역이 많은 음악을 글로 옮기는 일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건 경력이 쌓인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더구나 짧은 글 쓰기가 긴 글 보다 어렵습니다. 제한된 짧은 분량 안에서 정확하게 전달하고 평가해야 하니까요. 글을 쓰다가 밤을 새기 일쑤지요. 또 방송에서는 10분을 나가더라도 준비는 4~5시간 이상 할 때가 많아요.

4.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아요. 특히 제가 좋아하던 클래식계의 영웅 같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일이 기억에 남아요. 지금은 작고한 지휘자 크리스토퍼 호그우드, 이 무지치의 바이올리니스트 펠릭스 아요,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기타리스트 가즈히토 야마시타. 이런 분들을 서울에서 만난 일이 지금도 각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자꾸 떠오르네요. 취리히에서 만난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지휘자 파보 예르비, 홍콩에서 만난 비올리스트 유리 바쉬메트 등 해외 인터뷰도 뜻깊었어요. 그밖에도 이스마엘 로, 헤일리 웨스튼라, 유키 구라모토, 짐 브릭만, 료타 고마츠, 파블로 지글러 같은 뉴에이지/월드 뮤직 아티스트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6.
저는 모교 재학 시절 킨젝스(17기)에서 보컬로 활동했는데, 그때 경험했던 무대 나가기 직전의 떨림은 지금도 연주가들을 인터뷰할 때 공통분모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휴학 중에는 레코드점(지금은 없어진 SKC 플라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음악 속에서 살았죠. 서태지 ‘하여가’ 음반이 발매된 날 음반을 사기 위해 신촌 굴다리부터 지하철역까지 긴 줄이 생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땐 잠을 아껴가며 하루 20시간씩 음악 들을 때도 있었죠.

7.
서강은 저에겐 고향입니다. 음악과 지식이 융합되는 많은 일들이 그 시절 캠퍼스에서 이루어졌으니까요. 좋은사람들이 살던 마을로 기억해요. 폭발하는 ‘젊음’이 ‘지성’이란 튼튼한 로프로 매여서 아주 좋은 모양을 하고 있던 고향, 서강은 저에게 그런 곳이에요.

추천 클래식
1. 비발디 ‘조화의 영감’
2.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 6곡
3.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4.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5.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레이트’
6. 브람스 교향곡 4번
7. 브루크너 교향곡 4번
8. 말러 교향곡 5번
9.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10.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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