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15년, 한국정치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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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2-30 17:42 조회13,5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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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을 카드가 중요 변수
개헌 가능성은 높지 않아.
선거구제 개편, 공천 방식 변경도 주목 대상
성한용(77 정외)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한국 정치는 전망이 어렵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처음엔 역동성에 크게 놀란다. 온갖 시위와 집회, 정당의 이합집산, 대선을 둘러싼 정치 드라마,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 전직 대통령 구속, 전직 대통령 자살, 초대형 참사 등 쏟아지는 뉴스에 숨이 막힐 지경이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중독되어 간다.
매일 아침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간신문을 기다리게 된다. 임기 마치고 귀국했다가 다이내믹 코리아가 그리워 다시 한국 근무를 자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1년은 북유럽이나 독일처럼 안정적인 국가의 10년과 맞먹는다는 얘기가 있다.
정치부 기자들은 2012년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로 매우 바쁘게 보냈다. 2013년에도 박근혜 대통령 취임 및 초기 인사파동,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이석기 의원 사건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2014년은 세월호 참사, 6.4지방선거, 7.30재보궐선거로 역시 바빴다.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2015년은 좀 한가할까?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그럴 리 없다. 2015년의 정치적 변수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구제 개편, 오픈 프라이머리, 개헌 등이 될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정치의 90%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5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계기로 “못한다”는 여론이 “잘한다”는 여론을 앞서기 시작했다. 고연령층과 대구경북의 탄탄한 지지 때문에 한꺼번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분명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가 뭘까?
첫째, 실력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민들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우리나라 정치의 알파요 오메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씨 국정개입 보고서 문제는 검찰 수사로 일단락 되는 듯 보이지만 실체가 전혀 없을까? 전(前) 청와대 비서관과 전 장관의 입을 통해 권력 내부 사정이 폭로됐다. 무엇이 진실인지 좀 더 밝혀져야 한다는 게 다수 여론이다.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서서히 등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경제다.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대통령은 인기가 없는 게 당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까닭은? 당시 화두는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복지국가였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모두 약속했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가 더 약속을 잘 지킬 것으로 믿었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이후 경제민주화를 사실상 접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복제품 혐의를 받는 ‘초이노믹스’를 내세워 경기 부양에 나섰다. 초이노믹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실패 전망이 많다. 이미 장기불황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의 역량이 의심 받고 경제도 살리지 못하면 지지율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들은 지지율 등락에 의연한 척하지만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국정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역대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서 나름의 여러 카드를 썼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거나, 독도를 방문해 일본과 각을 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카드를 꺼낼까?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통령이 택하는 정치적 카드가 새해 정국을 요동치게 할 것이다.
2015년에는 선거구제 개편 논쟁이 벌어지게 되어 있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3 대 1 이하’에서 ‘2 대 1 이하’로 바꿔야 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국회는 2015년 말까지 선거구제 개편이나 선거구 재획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 기회에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나 복합선거구제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비례대표 의석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의 다수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 헌법재판소가 낸 과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겠지만 1년 내내 이 문제로 지루한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
각 정당의 공천 방식 변경도 2015년의 중요한 정치적 화두가 될 것이다. 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밀어붙인다. 야당에서도 계파공천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움직임이 인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권을 일반 국민들에게 주는 제도다. 각 정당 지도부와 계파 수장들의 공천 권한은 무력화된다. 실제로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정치는 중대한 질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나 야당의 새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교묘하게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을 요구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2015년에도 줄기차게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의원 300명 중 개헌 찬성 의원들이 200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개헌 찬성론의 속을 들여다보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책임제를 요구하는 의원들과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요구하는 의원들로 크게 갈린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에 찬성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2015년에 실제로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자녀가 말썽을 많이 부릴수록 부모는 그 자녀를 사랑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포기하면 자녀는 일탈한다. 정치과 국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격변이 예상되는 2015년이다. 국민들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정치가 발전한다.
개헌 가능성은 높지 않아.
선거구제 개편, 공천 방식 변경도 주목 대상
성한용(77 정외)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한국 정치는 전망이 어렵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인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처음엔 역동성에 크게 놀란다. 온갖 시위와 집회, 정당의 이합집산, 대선을 둘러싼 정치 드라마,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 전직 대통령 구속, 전직 대통령 자살, 초대형 참사 등 쏟아지는 뉴스에 숨이 막힐 지경이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중독되어 간다.
매일 아침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간신문을 기다리게 된다. 임기 마치고 귀국했다가 다이내믹 코리아가 그리워 다시 한국 근무를 자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1년은 북유럽이나 독일처럼 안정적인 국가의 10년과 맞먹는다는 얘기가 있다.
정치부 기자들은 2012년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로 매우 바쁘게 보냈다. 2013년에도 박근혜 대통령 취임 및 초기 인사파동,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이석기 의원 사건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2014년은 세월호 참사, 6.4지방선거, 7.30재보궐선거로 역시 바빴다.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2015년은 좀 한가할까?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그럴 리 없다. 2015년의 정치적 변수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구제 개편, 오픈 프라이머리, 개헌 등이 될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정치의 90%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에게 2015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을 계기로 “못한다”는 여론이 “잘한다”는 여론을 앞서기 시작했다. 고연령층과 대구경북의 탄탄한 지지 때문에 한꺼번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분명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가 뭘까?
첫째, 실력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민들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우리나라 정치의 알파요 오메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정윤회 씨 국정개입 보고서 문제는 검찰 수사로 일단락 되는 듯 보이지만 실체가 전혀 없을까? 전(前) 청와대 비서관과 전 장관의 입을 통해 권력 내부 사정이 폭로됐다. 무엇이 진실인지 좀 더 밝혀져야 한다는 게 다수 여론이다.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서서히 등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경제다.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대통령은 인기가 없는 게 당연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까닭은? 당시 화두는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복지국가였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모두 약속했다.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가 더 약속을 잘 지킬 것으로 믿었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이후 경제민주화를 사실상 접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복제품 혐의를 받는 ‘초이노믹스’를 내세워 경기 부양에 나섰다. 초이노믹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실패 전망이 많다. 이미 장기불황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의 역량이 의심 받고 경제도 살리지 못하면 지지율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들은 지지율 등락에 의연한 척하지만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국정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역대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서 나름의 여러 카드를 썼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거나, 독도를 방문해 일본과 각을 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카드를 꺼낼까?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통령이 택하는 정치적 카드가 새해 정국을 요동치게 할 것이다.
2015년에는 선거구제 개편 논쟁이 벌어지게 되어 있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현행 ‘3 대 1 이하’에서 ‘2 대 1 이하’로 바꿔야 한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국회는 2015년 말까지 선거구제 개편이나 선거구 재획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 기회에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나 복합선거구제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비례대표 의석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의 다수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 헌법재판소가 낸 과제를 해결할 생각이다.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구성되겠지만 1년 내내 이 문제로 지루한 논쟁이 이어질 것이다.
각 정당의 공천 방식 변경도 2015년의 중요한 정치적 화두가 될 것이다. 여당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밀어붙인다. 야당에서도 계파공천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움직임이 인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권을 일반 국민들에게 주는 제도다. 각 정당 지도부와 계파 수장들의 공천 권한은 무력화된다. 실제로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정치는 중대한 질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물론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대통령이나 야당의 새 대표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교묘하게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을 요구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2015년에도 줄기차게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의원 300명 중 개헌 찬성 의원들이 200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개헌 찬성론의 속을 들여다보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책임제를 요구하는 의원들과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요구하는 의원들로 크게 갈린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에 찬성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2015년에 실제로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자녀가 말썽을 많이 부릴수록 부모는 그 자녀를 사랑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포기하면 자녀는 일탈한다. 정치과 국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격변이 예상되는 2015년이다. 국민들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야 정치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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