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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친구야 : 권경률(90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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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9-21 09:52 조회15,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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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아, 나 경률이다 

 

발신 : 권경률(90 사학, 왼쪽)

수신 : 최남일(90 경영, 오른쪽)

 

남일아, 이 문디 자슥아, 어데서 뭐 한다고 이래 소식이 없노?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정리하다가 최씨 항목에서 나는 또 머뭇거린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이름, 그럼에도 전화번호부에 없는 네가, 슬그머니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포항제철고등학교 2학년, ‘피바다’ 선생님 반에서 우린 만났지. 독서반 활동 한다고, 실은 여학생들 만나려고 내가 야간 자율학습 땡땡이치면 다음날 너는 ‘부러움 반 시샘 반 ’ 잔소리를 했잖아. 자기도 뺀질뺀질했으면서 깐깐하게 굴기는.

 

고3 때 짝이 되어 같이 도시락 먹던 거, 기억나? 점심도시락은 너희 집에서, 저녁도시락은 우리 집에서 만 들어 날랐지. 밥 한 끼만 함께 해도 식구라는데 우린 대체 몇 끼를 먹은 거냐? 김이 모락모락 나던 그 소시지볶음을 요새는 유치원생 아들 녀석에게 해 먹인다.

 

참, 내가 서강대 간다니까 너도 따라서 원서 쓴 거 맞지? 너는 펄쩍 뛰며 그 반대라고 우길라나. 학교 앞 철길 부근에서 포항 촌놈 둘이 하숙하면서 적잖이 다투기도 했어. 아니, 대학생이 술 좀 마시고 외박도 할 수 있는 거지, 그놈의 잔소리! 

 

그래도 롤러코스터 탄 나의 대학생활을 묵묵히 지켜보며 언제나 곁을 내준 네가 돌이켜보니 버팀목이었다. 졸업하고 장가 들면서 너는 나에게 결혼식 사회를 맡겼지. 그 흐뭇한 날, 이토록 오래 소식이 끊기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세월의 무심함이란.

 

남일아, 최남일! 이 짧은 글을 쓰면서 내가 몇 번이나 미소 지었는지 아니? 어느덧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다. ‘지금’과 ‘추억’을 맞바꾸기 시작 하는 이 시간. 전화번호부, 너의 빈자리가 나는 쓸쓸하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미루기만 했는데… 보고 싶다,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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