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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거장’ 故김열규 명예교수 장례미사, 서강 고인을 애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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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1-25 22:19 조회25,0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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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술에 매진해온 故김열규 명예교수를 추모하는 장례미사가 10월 25일 오전 모교 성이냐시오관 성당에서 거행됐다. 김 명예교수는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도 경남 고생 자택에서 집필에 열중하다 22일 오전 10시, 81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장례미사는 김정택(71 철학) 이사장 신부와 예수회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했고, 부인 정상욱 수필가를 비롯한 유족, 동료 명예교수, 국문학과 교수와 동문 등 12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서정호, 김용권, 박철희, 이재선 명예교수, 서정목, 최시한(71 국문), 박재섭(76 국문), 우찬제(81 경제), 양진오(85 국문) 교수와 국문학과의 김미자(64) 김성호(67), 김인철(68), 조정진(82), 이창섭(84), 장성열(87) 동문 등 많은 지인들이 영결미사에 참석했다. 홍익찬(61 경제), 김덕용(76 전자) 전·현직 총동문회장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김정택 이사장 신부는 “개구쟁이의 발랄함과 자유로운 영혼을 간직한 선생은 늘 새롭고 박진감 넘치는 강의를 했고, 엄청난 연구, 깊은 학식, 해박한 지식으로 제자들에게 전설적인 교수로 회자돼왔다”라며 “은퇴 뒤에도 새로운 학문연구에 몰두했고, 예술혼을 강조하며 온몸에 풍기는 학자의 기품이 있으면서도 학문적 겸손함을 잃지 않던 선생은 행복한 삶을 살았다”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김승희(70 영문) 국문학과 학과장 교수는 “배움을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던 선생님은 민속학, 한국학,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문학의 드넓은 경지를 개척했다”라며 “항암치료 중에도 밤 새워 집필하다 선종한 선생님은 한국학의 마에스트로(거장)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셨다”라고 애도했다.

조사는 고인의 절친한 친구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제자를 대표한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가 낭독했다. 강 명예교수는 고인을 형이라 부르며 “평소 재치 있고 해학적인 말로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한 형은, 글 쓰는 게 천성이었다”라며 “학문적으로 대성했을 뿐만 아니라 사색이 넘치는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기에 주옥같은 글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가 남긴 위대한 업적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니 천국에 가서도 맑고 깨끗한 글쓰기를 계속해 달라”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49년 8개월 간의 긴 만남을 언급한 김 명예교수는 조사에서 “고인은 평소 죽음을 이웃집 나들이 가는 것이라 했다”라며 “그렇듯 동네 마실 가는 것으로 알고, 마지막 마실 가는 길을 마중하러 우리들이 모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승의 열강에 감복해서 치열하게 학문을 연구하고 학자의 길을 개척한 제자들은 고전문학과 한국문화 이론에서 ‘서강학파’라 불리는 연구 집단으로 성장했는데, 제자들을 거목으로 키워낸 게 큰 공적이라 이야기하면 ‘그런가!’라며 특유의 미소를 짓는 생전 모습이 선하다”라며 “제자들이 가까운 시일안에 스승의 업적을 두툼한 책으로 낼 것이니 하늘나라에서도 기대해 주시라”라고 말했다.

장례미사 이후 제자들이 운구에 나섰고, 참석자들은 고인을 배웅했다. 운구차는 고인의 연구실이 있었던 X관을 비롯한 국제인문관, A관 등 교내를 돌아본 뒤 장지로 향했다.

글·사진=이창섭(84 국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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