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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강인상’ 수상 소감 - 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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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30 10:50 조회25,1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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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영화를 사랑하게 된 것도,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것도 모두 서강에서 보낸 꿈 많은 시절 덕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으니 마치 저의 출발점으로부터 격려 받는 기분입니다. 영화 만드는 사람으로서 시작 단계에 불과한데 이런 상을 받게 되니 좀 더 대학생처럼 더 젊은 영화를 만들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앞 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는 영화감독이 되겠습니다.”
 
감사드리고 싶은 서강가족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던 것은 국문과 김경수 교수님 수업 덕분입니 다. 한국 소설을 분석하면서 독자와 작가 사이에 넓은 간극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짜릿했습니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분석했던 늦은 오후의 수업이 저 같은 둔한 감각의 학생에게 ‘어쩌면 나도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 는 설렘을 주었습니다. 가끔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될 때 무진기행을 읽 는 버릇은 아직 저만의 버릇으로 남았습니다. 김경수 선생님 정말 고마웠고요, 몸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아주 자극적인 수업을 계속 베풀어 주시길 부 탁드립니다.”

서강에서의 배움이 작품 활동에 반영되는 지
“학창 시절 동아리방에서 살다시피 했었는데 옆방 현우회 친구들이 햇살좋은 날이면 고맙게도 야외에서 클래식 기타를 연습했습니다.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공짜로 엿 들었으니 어찌 즐거운 공부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또 다른 옆방 만화동아리 친구들 에게는 만화에 대한 철학을 엿들었죠. 좋은 친구들이라 만화를 빌려가도 아무 군소리 없었습니다. 그러니 여러 세월 뒤에 만화 ‘타짜’를 연출한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죠. 또, 당시 메리홀에서 연극동아리 친구들이 연극을 준비하느라 바빴습니다. 일손 을 도와주기도 하며 연극과 친해졌죠. 그러니 먼 훗날 김윤석, 유해진, 오달수, 김상 호 같은 훌륭한 연극배우들과 같이 영화를 찍는 게 당연했죠. 대학 시절 배운 건 제가 문화인이 돼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새 영화를 위해서 열심히 새로운 시나리오를 쓰고자 합니다. 머릿속에선 분명 걸 작인데 한 줄 한 줄 써가면서 평범한 작품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비통하게 지켜보며 슬퍼하고 그것과 싸우며 즐거워할 예정입니다. 좀 더 많은 자극을 받기 위해서 지금 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한달이나 일 년 단위로 인생을 살지만, 영화 는 기묘하게도 2년이나 2년 반 단위로 인생을 살게 합니다. 올 한 해는 새로운 시작 단계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더 즐겁고 더 훌륭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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