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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 만나러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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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10-12 10:14 조회28,1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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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2억 30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는 동문 부부가 있다. 미국에서 의류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노상범(73 국문, 사진 왼쪽), 이인영(74 영문, 사진 오른쪽) 부부가 주인공이다. 빛(Light)과 문학(Literature)에서 글귀를 따온 서강동문장학회 ‘LITE(라이트)장학금’을 운영하는 이들은 9월 21일 짬을 내 어렵게 방한했다. 서류로만 접했던 장학생을 직접 만나서 후배들이 키워가는 꿈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날 저녁 6시 30분 식사 장소인 이대 후문 마리한정식에 LITE 장학생 20명과 장학생 선발을 맡고 있는 조숙환(72 영문), 송효섭(73 국문) 교수 및 이창섭(84 국문) 총동문회 사무국장이 모였다. 노상범 동문은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도착한 차였고, 이인영 동문은 미국 LA에서 귀국한 길이었다. 노 동문은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LITE 장학생끼리 모일 자리도 마련해야 서로 소속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언젠가 우리가 후배들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을 때, 여기 모인 학생들이 ‘LITE’라는 이름으로 후배를 도와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라고 인사했다. 이 동문은 “동문장학회가 보내 주는 장학생들의 자기소개서와 감사 편지를 열심히 읽는다”라며 “후배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돕고 싶고, 노력해 성취해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모두가 꿈을 이룰순 없겠지만 후배들이 꿈을 향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봐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가희(09 독일문화) 장학생은 “가장 절실한 순간에 장학금을 받아 고맙고 정말 기뻤다”라며 “나중에 꿈을 이뤄서 선배님들께 꼭 인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식사하면서 환담하는 동안 노상범 동문이 “아내는 학창시절 성적 장학금을 받았지만, 이거 밑천이 드러나는 이야기긴 한데 저는 공부했던 기억이 잘 안나요. 이런 이야기해도 되나?”라고 멋쩍어하자 학과 동기인 송효섭 교수는 “아니 왜, 공부 안 해도 이렇게 잘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학생들에게 굉장한 격려가 되지. 다들 마음 편하지?”라고 후배들에게 되물어 웃음꽃을 피웠다. 그러자 이 동문은 “우리 부부가 장학금을 기탁한다는 소식을 얼마 전 제 아이가 듣고 나서 자기도 받을 수 없냐고 묻기에 정식으로 지원하라고 했다”라며 “그런데 서강대 재학생이 아니라서 못 받을 거라고 친절히 설명했다”라고 소개해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이끌었다.

한편, ‘LITE 장학금’은 2010년 1학기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5000만원을 종자돈 삼아 시작한 장학금은 매 학기마다 추가 불입금이 더 늘어난 덕분에 원금의 몇 배가 됐다. 2012학년도 2학기에는 장학생 21명에게 6600만원을 지원해 동문 장학금 가운데 가장 큰 선발규모를 자랑했다. 나아가 ‘LITE 장학금’ 전용 동문장학회 계좌(우리은행 1005-302-124008 서강동문장학회 / LITE 장학금)도 신설했다. 동문 부부의 뜻에 동참하는 동문이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장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다보니 어려운 환경에 처한 후배들이 정말 많더군요. 도움 줄 방법을 궁리하다가, 일단 학기당 5만 달러로 장학금 예산부터 늘려보기로 했어요.”

노상범 동문이 매학기 장학 규모를 늘린 까닭에 대한 설명이었다. 동문 부부는 “LITE 장학생들은 LITE라는 든든한 ‘빽’이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인연을 맺은 후배들이 모두 다 잘 되고 행복하길 바란다”라고 끝인사 했다. 장학생들은 각자 써온 감사 편지를 전달했고, 총동문회는 서강와인을 선물했다. 이별이 아쉬운 금요일 저녁이었다.


<‘LITE 장학금’ 기부자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와 장학생들과 만났다. 반갑고 대견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오가며 선후배 간의 정(情)이 오롯해갔다. 앉은 사람 왼쪽부터 송효섭(73 국문) 교수, 노상범(73 국문), 이인영(74 영문) 부부, 조숙환(72 영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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