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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대학교 이사장 임상혁(88 영문) 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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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3-31 13:34 조회7,5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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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K-드라마, K-영화, 이름만 들어도 걸출한 인재들이 속속들이 생겨나는 지금은 한류의 열풍인 시대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 지원도 우후죽순이다. 영상 편집을 할 줄 모르는 한국 청소년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과 충분한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저작권 싸움에 휘말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판결 하나로 국가 간에 거금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작권법 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갖춘 임상혁(88 영문) 변호사는 서울예술대학교 이사장,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등을 겸직하고 있으며, 서강영화공동체 출신이기도 하다. 한국 콘텐츠 저작권 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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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문과 88학번입니다. 제가 들어올 때 법학과가 신설되었고, 그래서 법학과도 복수전공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복수전공을 하기 위해 1년을 더 다녀야 해서, 95년도에 영문과를 졸업하고 96년도에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현재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저작권미디어콘텐츠팀의 팀장을 맡고 있으며, 주로 콘텐츠관련 거래나 분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2. 서울예술대학 이사장,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서강동문장학회 감사 등, 겸하시는 직이 워낙 많으셔서 동문님의 호칭을 정하기가 여간 쉽지 않네요. 평소에도 다양한 일에 관심이 많으신 편인가요?

네, 제 명함이 벌써 10개가 넘어가네요. (웃음) 제가 변호사를 처음 시작한 2002년에는 저작권의 개념도 생소했고, 관련 서적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콘텐츠산업 자체가 크지 않아서 법적인 문제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에는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소위 K-culture 산업이 급속하게 커졌고, 현재는 우리나라의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저는 콘텐츠산업의 초반기부터 이 분야의 전문변호사를 했고, 콘텐츠 산업자체가 다양한 접점들로 퍼져나갔기 때문에 저에게 다양한 요청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에\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중심이 된 업무는 저작권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였는데, 소위 ‘콘텐츠분야 최고의 변호사’라는 호칭을 얻은지도 벌써 15년이 넘어 가고 있어서, 앞으로는 법률업무의 비중을 조금 낮추더라도 좀 더 창의적인 일들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Q3. 동문님의 경력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한국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저작권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책이나 논문을 여러 권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분야의 전문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송, 게임, 드라마, 음악 등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된 사건들을 담당하면서 제 이름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편입니다. 콘텐츠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발표를 하면서 실력을 키운 것은 제 능력이겠지만, 중요한 사건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Q4. 세계적으로 ‘한류’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미래의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은 어떻게 될까요? 또,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로서의 동문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한류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는 몇 년 사이에 금방 사라질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동안 우리 콘텐츠 업계가 창작에 대한 내공을 쌓아왔고 향후로도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토대는 안정적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창작의 소재나 주제 면에서 볼 때에도 우리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국가가 별로 없다는 데에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만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가 얼마 없거든요.4, 5년 전에 한국태국저작권포럼에 초청되어 방송 포맷과 저작권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어느 태국인이 “한국 사람들 정말 똑똑하다”고 하더군요. 태국의 방송 포맷이 주로 연예인 예능 프로그램이고, 한국 프로그램을 리메이크한 것인데, 한국이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그리고 잘 만든다고요. 그래서 저는 그분께 “태국 역시도 미국으로 유학 가는 학생도 많고 유튜브의 영향도 커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거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저으시더니, 태국은 방송 심의 때문에 웬만해선 통과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그때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이 있었습니다. ‘한국이 확실히 표현의 자유가 잘 보장되어 있구나. 그래서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구나.’ 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종교나 정치가 사회를 치밀하게 지배하는 편이어서 창작을 하기에는 금기 사항이 많은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오히려 금기 사항을 찾아다니죠. (웃음) 이런 배경이 있으니까, 우리나라와 경쟁하기가 어려운 것이겠죠.다만 미국과 같은 주류 시장에서도 계속 인기를 끌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있지만, 각 콘텐츠 분야들이 돌아가면서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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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학창시절 박찬욱(82 철학), 최동훈(90 국문) 등 유명 영화감독을 배출한 서강영화공동체 동아리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학교생활과 관련한 일화가 있으신지요?

학교 다닐 때는 거의 동아리방에서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최동훈 감독은 원래 철사연 출신으로 우리 영화공동체가 여름방학 동안에 제작하는 16미리 영화에서 ‘배우’로 스카우트한 사람인데, 본인이 그 후 동아리에 가입하여 영화에 대한 관심과 능력을 발휘했고, 이제는 우리 영공 출신의 대표적인 ‘감독’이 되었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입담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기에 훌륭한 스토리텔러의 자질이 충분했습니다. 또, 최동훈 감독이 자기 영화 저작권 관련해서 저를 자주 찾아와서, 저작권 공부도 많이 할 수 있었고 <영화와 저작권>이라는 책도 내었죠.

 

Q6. 동문님께 ‘서강대학교’란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 저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영문과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 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영상매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부전공이 필수였는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창작 이외에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복수전공을 거쳐, 현재 콘텐츠 전문 법률가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강대학교에서 제 경력의 모든 것이 시작된 셈이네요.

 

Q7. 앞으로의 목표 또는 계획이 있으실까요?

변호사로 2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 의미 있는 판례들도 많이 만들어 냈고, 논문들도 썼습니다.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회장과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회장 등 법률과 산업의 쟁점에 대해서도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매년 기업들로부터 함께 일을 하지는 제안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에 이루고 싶었던 창작자의 꿈은 아직 남아 있어서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이제 제가 나이도 있고 해서 또 다른 형식의 창작을 고민해야 하겠지만요. 

 

Q8. 마지막으로 서강 동문을 향한 인사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늘 응원해주시는 동문들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콘텐츠업계에도 우리 동문들이 많이 있어서 교류를 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동문들과 함께 저도 여러 면에서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천강현(21 신방)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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