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할 50가지]39.김의기(76무역)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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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3-08 13:36 조회16,72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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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꽃피는 봄이 오면 노고언덕에서 ‘의기제’가 열린다. 5월 그날이 다시 오면 동문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그의 곁으로 모여든다. 이윽고 고인의 넋이 깃든 추모비를 마주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저마다 가슴에 묻어둔 빛바랜 사진 한 장이 숨결을 얻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순간이다.
1980년 5월 30일 종로 기독교회관 6층에서 ‘동포에게 드리는 글’이 흩뿌려졌다. 뒤이어 故 김의기(76 무역) 동문이 아찔한 봄날의 햇살 속으로 자신의 몸을 날렸다. 신군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던 당시, 그는 목숨을 던져 광주항쟁의 참상을 전했다. 그리고 두려움에 숨죽인 사람들에게 물었다. “동포여, 우리는지금무엇을하고있는가?”
죽음은 삶이라는 책에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다. 다만 한 페이지를 넘길 따름이다. 1980년대 고인의 아우들은 독재정권과 치열하게 맞부딪혔다. 그는 순도 100% 빚쟁이였다. 감시의 눈초리가 번뜩이는 교정에서,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이들 가운데 ‘김의기’ 이름 석 자의 부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그 목숨 빚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12년 새해를 맞았다. 노고언덕에 뿌리 내린 고인의 뜻은 이제 각양각색의 얼굴로 서강인을 만나고 있다. 작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장학회가 만들어져 두 명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김의기 정신을 이어받아 더 열심히 살겠다”라는 어린 후배의 소감은 또 다른 의미에서 고인의 삶을 조명한다. 재학 시절 그는 유네스코학생회(KUSA), 기독청년협의회(EYC) 등에서 활동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그 나눔의 씨앗들이 후배들의 삶터 곳곳에서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자라나고 있다.
의기제는 올해부터 1990년대와 2000년대 학번이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의기제도 의기제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학교를 다닌 선후배들이 허물없이 각자 보고, 듣고, 느낀 시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고인을 추억하며 세대와 세대, 역사와 역사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만남이다. 아마 그도 후배들 곁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지 않을까?
고인이 떠나간 지도 어언 30년이 넘었다. 그러나 김의기 정신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해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신입생들과 함께,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언제나 젊음이다. 서강의 청년정신 역시 그와 함께 늘 푸르다.
1980년 5월 30일 종로 기독교회관 6층에서 ‘동포에게 드리는 글’이 흩뿌려졌다. 뒤이어 故 김의기(76 무역) 동문이 아찔한 봄날의 햇살 속으로 자신의 몸을 날렸다. 신군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던 당시, 그는 목숨을 던져 광주항쟁의 참상을 전했다. 그리고 두려움에 숨죽인 사람들에게 물었다. “동포여, 우리는지금무엇을하고있는가?”
죽음은 삶이라는 책에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다. 다만 한 페이지를 넘길 따름이다. 1980년대 고인의 아우들은 독재정권과 치열하게 맞부딪혔다. 그는 순도 100% 빚쟁이였다. 감시의 눈초리가 번뜩이는 교정에서,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이들 가운데 ‘김의기’ 이름 석 자의 부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그 목숨 빚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시간이 흘러 어느덧 2012년 새해를 맞았다. 노고언덕에 뿌리 내린 고인의 뜻은 이제 각양각색의 얼굴로 서강인을 만나고 있다. 작년에는 그의 이름을 딴 장학회가 만들어져 두 명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김의기 정신을 이어받아 더 열심히 살겠다”라는 어린 후배의 소감은 또 다른 의미에서 고인의 삶을 조명한다. 재학 시절 그는 유네스코학생회(KUSA), 기독청년협의회(EYC) 등에서 활동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그 나눔의 씨앗들이 후배들의 삶터 곳곳에서 사랑이 꽃피는 나무로 자라나고 있다.
의기제는 올해부터 1990년대와 2000년대 학번이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의기제도 의기제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학교를 다닌 선후배들이 허물없이 각자 보고, 듣고, 느낀 시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고인을 추억하며 세대와 세대, 역사와 역사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만남이다. 아마 그도 후배들 곁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지 않을까?
고인이 떠나간 지도 어언 30년이 넘었다. 그러나 김의기 정신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해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신입생들과 함께,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언제나 젊음이다. 서강의 청년정신 역시 그와 함께 늘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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