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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인이 꼭 알아야 할 50가지 35. 수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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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8-02 13:44 조회13,3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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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각 오전 8시 58분, 학생들이 허겁지겁 교실로 뛰어듭니다. 9시 정각이 되자 ‘딩동댕동’ 종소리가 어김없이 건물 안에 퍼집니다. 그러면 지각체크가 시작됩니다. 이는 어느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풍경이 아니라 2011년 서강 캠퍼스의 모습입니다.

모교 명물인 수업종은 FA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엄정식(60 철학) 모교 명예교수는 종을 치게 된 배경에 대해 “FA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출결이 명확해야 하고, 수업 시작이 정확해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시계가 없어서 수업 시간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수업종을 통해 학생들에게 수업 시작과 끝, 그리고 지각 체크 시작을 알렸다는 설명입니다.

“수업종은 서강이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강만의 특징이다”라는 구자은(06 영문) 동문의 말처럼 수업종은 FA, 독후감, 지정좌석제 등과 더불어 엄격한 학사관리의 표본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수업종이 울리지 않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1998학년도 2학기부터 2006학년도 2학기까지입니다. 당시 토요일 수업이 폐지되면서 수업 시간이 월, 수, 금요일은 50분 수업으로, 화, 목요일은 75분 수업으로 달리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이병철(97 국문) 동문은 “수업종이 사라진 이후 교수님들이 종료 시간을 넘겨 수업하는 경우도 잦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수업종은 2007년 3월 2일 오전 9시 서강에 다시 울려 퍼졌습니다. 월, 수, 금요일 이뤄지던 50분 수업이 없어지고 모두 75분 수업으로 통일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4학년이었던 김새봄(04 국문) 동문은 “그때 모교가 왜 ‘고등학교’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깨달았다”라고 말했고, 심은지(04 신방) 동문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라며 처음 종소리를 들었던 때를 회고했습니다.

수업종을 기억하는 동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추억으로 받아들입니다. 석기용(87 철학) 동문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들어왔기에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다”라고 말했고, 조광현(88 경제) 동문도 “다른 대학교에는 종을 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습니다.

재학생들도 수업종을 반기는 눈치입니다. 배지원(10 철학) 재학생은 “다른 학교는 끝나는 시간이 교수님 재량이지만, 서강은 엄격히 수업 시간을 정해두고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고, 이주현(10 국문) 재학생은 “종이 치면 제자가 다음 수업에 지장받지 않도록 교수님들이 알아서 수업을 끝내주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개교 초기 초인종 소리였던 수업종은 1980년대 ‘따르르릉’하는 소방종 알람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93년부터 ‘딩동댕’ 하는 멜로디로 바뀌었고, 요즘에는 ‘딩동댕동’하며 보다 부드러운 멜로디를 갖게 됐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종소리는 달라져왔지만, ‘서강고등학교’라는 별명을 얻게 해 준 수업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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