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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우정을 안주 삼아 봄 나들이 … 죽령옛길 걷고 배론성지 방문, 저녁엔 막걸리 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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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6-10 23:05 조회13,9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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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입학 50주년을 맞은 61학번 강이회(江二回)동문들의 ‘50주년 기념 나들이’ 분위기는 꼭 이러했다. 버스를 대절해 옛길을 걷고, 성지를 방문하고, 거나한 뒷풀이를 진행하는 내내 파안의 웃음꽃이 얼굴 가득해 ‘이 끈끈한 우정의 원동력은 뭘까?’를 골똘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곤 결론을 얻었다. 1960년대 초창기 서강의 특별함, 푸른 눈 교수와 풋풋한 제자들이 빚어낸 청신(淸新)함, 소수정예, 가족 같은 분위기, 서강공동체의 원형질 등등. ‘이런 DNA가 강이회 모임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구나’하는 깨달음 같은 것이었다.

무척 부러운, 50주년 나들이는 5월 25일 아침 관광버스에 25명이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날 학교 동문회관에서 연 홈커밍 기념행사를 마치고 14시간 만에 재회하는 것이었지만, 이정명(경제) 동문은 동기들 안부를 확인하며 “우리는 밤새 안녕했느냐를 따질 나이가 됐다. 하룻밤 안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모처럼 귀국한 정인해(물리) 동문이 복잡한 지하철 노선 탓에 늦게 도착해 출발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다.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는 중에도 정석교(물리) 동문은 “내가 남겠다. 서울 관광시켜주고 근사한 점심 대접할 테니, 걱정 말고 먼저 떠나라”라고 말했다. 홍익찬(경제), 이청자(물리) 동문은 전철역 지하까지 내려가 직접 정 동문을 찾아 나섰다. 서로 걱정하고 챙기는 ‘찐한 동기애’가 인상적이었다.

낮 12시가 지나 무사히 죽령에 도착했고, 직접 채취한 소백산 산나물이 그득한 산채비빔밥에 인삼막걸리를 들자 저마다 ‘50년 묵힌 이야기 보따리’가 저절로 풀렸다. “하하, 호호, 얘는~” 여기저기서 웃음꽃이 피었고, 술잔 부딪치는 맑은 소리가 고갯마루에 쟁쟁했다. 윤재병(경제), 홍익찬(경제) 동문은 곰취 15kg를 구입해 동기들에게 선물로 나눠주었다.

과거시험 보러 선비들이 지나던 죽령옛길 걷기는 1시간 동안 계곡과 숲길을 지나면서 한명의 낙오자 없이 완보됐다. 영남과 기호지방을 연결하는 3대 관문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689m 고개인 죽령이었지만, 나이보다 정정한 몸을 유지한 61학번에게는 장애물이 아닌 듯 했다.

발걸음은 충북 제천의 배론 성지(聖地)로 이어졌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토굴에 숨어 명주천에 1만 3384자로 된 백서(帛書)를 쓴 황사영 선생과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이자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거룩한 뜻을 기린 곳이다.

배 밑바닥 모습으로 디자인한 멋진 ‘최양업 신부 기념성당’에서는 잠시 묵상했다. 61동기 중 두 명의 신부를 배출했는데, 성지엔 박종인(경영) 신부가 동행해 더 의미가 컸다.

막걸리에 돼지갈비를 곁들인 만찬은, 6년간 강이회 총무를 맡은 홍범표(경제) 동문과 고승범(수학) 회장이 주도했다. 술잔이 열 순배 넘게 돌자 한 명씩 일어나 소감을 밝히고, 우정을 다짐하고, 서강사랑을 큰소리로 얘기했다. 캐나다와 캄보디아에서 온 김홍량(철학), 박우진(경제) 동문의 감회는 더 남달랐다. 막걸리는 동이 났고, 특별히 마련한 위스키 발렌타인 30년은 건배소리에 목울대를 타고 화끈하게 넘어갔다. 이틀에 걸친, 강이회 61학번 선배들의 입학 50주년 기념행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글 · 사진=이창섭(84 국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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