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세계명문 가톨릭대 탐방 ⓶ 일본 죠치(Sophia)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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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4-25 09:20 조회22,7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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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오는 지혜(上智)로‘남을 돕는 삶’ 실천
일본 죠치(上智)대학교는 게이오(慶応), 와세다(早稲田) 등과 더불어 3대 명문 사립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대학간 서열을 따지기보다 크게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을 구분해서 명문 학교를 각기 인정한다. 명문 국립대에는 도쿄(東京),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대학 등이 있다. 명문으로 알려진 세계 가톨릭 대학과 예수회 대학을 살펴보는 두 번째 시리즈는 일본 죠치대가 주인공이다. 필자인 구정모 신부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일본 죠치대학교 신학과에서 공부하며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구 신부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죠치대 신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전례학, 성사론, 그리스도교 건축과 사상 등을 강의하고 있다.
<일본 죠치(上智)대학교 로고>
죠치(上智)대학교의 통상적인 일본어식 발음은 죠치(Jeo-chi)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죠치라는 이름보다 소피아(Sophia)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온 어떤 손님이 도쿄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Sophia University, Please!”라고 부탁했는데 운전기사가 “Sophia University? I don’t know”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기억난다.
죠치대는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된 명문 사학인데 택시 기사가 못 알아들었을 정도라면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죠치대학교가 Sophia라고도 불린다는 사정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별개의 이름을 가진 대학이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사실은 같은 이름을 두 가지로 발음하는 것이다. 일본어는 하나의 한자 단어가 다양한 발음으로 불리는데, ‘上智’ 의 ‘상(上)’ 글자만 하더라도 ‘죠’이외에 ‘쇼’, ‘우에’, ‘우와’, ‘카미’ 등 다양하게 발음할 수 있다.
남을 위한, 남과 함께하는 인간
‘죠치’ 라는 이름은 원래 일본 도쿄에 대학 설립을 준비하던 세 명의 예수회 사제들이 ‘성모 마리아 호칭 기도(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부르며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는 가톨릭 교회의 기도)’ 도중에 나오는 Sedes Sapientiae(지혜의 좌)의 Sapientiae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라틴어 의 Sapientiae는 Sapientia의 소유격으로서 그리스어로 하면 Σοφíα(Sophia)가 된다. 한자로는 통상 지혜(智慧)라고 번역하는데 사제들은 이를 굳이 상지(上智)로 번역했다. 지혜중에서도 높은 지혜, 혹은 하늘에서 오는 지혜라는 뜻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사람 이름도 그렇지만 대학 이름도 그 안에는 해당 명칭을 지은 이들의 많은 꿈과 희망이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1913년 ‘죠치’라는 이름으로 발걸음을 시작한 이래 100년 가까이 죠치대는 크게 보아 두가지 비전을 가지고 걸어왔다. 하나는 일본 사회 안에서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었다. 죠치대가 내걸고 있는 캐치 프레이즈 ‘Men and Women for Others and with Others(남을 위한, 남과 함께하는 인간)’에서 잘 드러나듯이 죠치대의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두드러지는 특징은 ‘자신의 삶을 하늘이 내려준 선물로 인식하는 것’과 ‘자신의 삶은 남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교육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죠치대는 개교 이래 ‘그리스도교 휴머니즘’이라는 과목을 개설해 왔다. 현재 40여 명에 달하는 교수진이 80여 개의 과목을 강의하는데, 학생들은 자신들의 흥미에 따라 그리스도교와 관계되는 문화나 윤리, 철학이나 종교적 이슈 등을 공부한다. 참고로 필자는 ‘그리스도교 건축의 역사 안에 드러난 사상’이라는 과목을 강의한다.
동시에 교내 교목처 자원봉사센터에서는 학생들이 방학 동안 제3세계에 나가서 체험하는 것을 돕는다. 요즘에는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등으로 많이 보내는데 가난한 지역에서의 체험은 학생들에게 자기 인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국제 감각 지닌 인재 양성
다른 하나의 비전은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세인들에게 죠치대는 주로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외국인 교수가 많은 학교,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학교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죠치대가 지금까지 일본 사회와 국제 사회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힘써왔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다. 실제로 졸업생들의 활동 분포를 보면 일본의 타 대학에 비해 UN등의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 혹은 국제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 NPO(Non-Profit Organization 비영리 기구)등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일본 죠치(上智)대학교 정문 전경>
입학보다 졸업할 때 만족도 높아
얼마 전 재미있는 조사 데이타를 읽은 적이 있다. 죠치대 학생들의 경우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조사 결과였다. 입학할 때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죠치대를 제1지망으로 선택하지 않았던 학생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제1지망으로 택한 대학은 죠치대가 아니라 지명도가 높은 도쿄대와 같은 국립대학이나 와세다 혹은 게이오 대학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4년을 죠치대에서 보내면서 많은 학생들은 점점 ‘내가 이곳에 오기를 참 잘 했다’라고 느끼게 된다. 결과적으로 죠치대를 졸업한 이들은 자신들이 그 어떤 대학에 갔었다 해도 배울수 없었을 삶의 귀중한 교훈을 이곳에서 얻었다는 인식을 갖고 살아간다.
이러한 전통을 수립하기까지는 대학 설립 이래 계속해서 헌신해 온 예수회원들의 공로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주지하듯이 예수회는 16세기에 창립된 이래 전 세계에서 고등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현재 예수회는 전 세계에 200여개 이상의 고등 교육 기관을 운영하고 있고 그중 80여 개가 대학교다. 또한 이 모든 대학들은 서로 활발히 교류함으로써 인재 양성에 필요한 지혜를 모아왔다.
죠치대는 같은 예수회 대학인 서강대학교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그동안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나 교환 교수 제도 등을 비롯해 각 전공 분야에 걸친 학술 교류가 활발히 전개되어 왔다. 또한 2010년 열렸던 제1차 SOFEX 대회는 서강-죠치대 간의 교류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켰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두 학교 사이에 더욱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된다. 21세기의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양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학교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구정모 예수회 신부
일본 죠치대학교 신학부 교수
일본 죠치(上智)대학교는 게이오(慶応), 와세다(早稲田) 등과 더불어 3대 명문 사립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대학간 서열을 따지기보다 크게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을 구분해서 명문 학교를 각기 인정한다. 명문 국립대에는 도쿄(東京), 교토(京都), 오사카(大阪) 대학 등이 있다. 명문으로 알려진 세계 가톨릭 대학과 예수회 대학을 살펴보는 두 번째 시리즈는 일본 죠치대가 주인공이다. 필자인 구정모 신부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일본 죠치대학교 신학과에서 공부하며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구 신부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죠치대 신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전례학, 성사론, 그리스도교 건축과 사상 등을 강의하고 있다.
<일본 죠치(上智)대학교 로고>
죠치(上智)대학교의 통상적인 일본어식 발음은 죠치(Jeo-chi)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죠치라는 이름보다 소피아(Sophia)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온 어떤 손님이 도쿄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Sophia University, Please!”라고 부탁했는데 운전기사가 “Sophia University? I don’t know”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기억난다.
죠치대는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된 명문 사학인데 택시 기사가 못 알아들었을 정도라면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죠치대학교가 Sophia라고도 불린다는 사정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별개의 이름을 가진 대학이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사실은 같은 이름을 두 가지로 발음하는 것이다. 일본어는 하나의 한자 단어가 다양한 발음으로 불리는데, ‘上智’ 의 ‘상(上)’ 글자만 하더라도 ‘죠’이외에 ‘쇼’, ‘우에’, ‘우와’, ‘카미’ 등 다양하게 발음할 수 있다.
남을 위한, 남과 함께하는 인간
‘죠치’ 라는 이름은 원래 일본 도쿄에 대학 설립을 준비하던 세 명의 예수회 사제들이 ‘성모 마리아 호칭 기도(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부르며 하느님께 기도를 올리는 가톨릭 교회의 기도)’ 도중에 나오는 Sedes Sapientiae(지혜의 좌)의 Sapientiae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라틴어 의 Sapientiae는 Sapientia의 소유격으로서 그리스어로 하면 Σοφíα(Sophia)가 된다. 한자로는 통상 지혜(智慧)라고 번역하는데 사제들은 이를 굳이 상지(上智)로 번역했다. 지혜중에서도 높은 지혜, 혹은 하늘에서 오는 지혜라는 뜻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사람 이름도 그렇지만 대학 이름도 그 안에는 해당 명칭을 지은 이들의 많은 꿈과 희망이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1913년 ‘죠치’라는 이름으로 발걸음을 시작한 이래 100년 가까이 죠치대는 크게 보아 두가지 비전을 가지고 걸어왔다. 하나는 일본 사회 안에서 진정한 의미의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었다. 죠치대가 내걸고 있는 캐치 프레이즈 ‘Men and Women for Others and with Others(남을 위한, 남과 함께하는 인간)’에서 잘 드러나듯이 죠치대의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두드러지는 특징은 ‘자신의 삶을 하늘이 내려준 선물로 인식하는 것’과 ‘자신의 삶은 남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교육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죠치대는 개교 이래 ‘그리스도교 휴머니즘’이라는 과목을 개설해 왔다. 현재 40여 명에 달하는 교수진이 80여 개의 과목을 강의하는데, 학생들은 자신들의 흥미에 따라 그리스도교와 관계되는 문화나 윤리, 철학이나 종교적 이슈 등을 공부한다. 참고로 필자는 ‘그리스도교 건축의 역사 안에 드러난 사상’이라는 과목을 강의한다.
동시에 교내 교목처 자원봉사센터에서는 학생들이 방학 동안 제3세계에 나가서 체험하는 것을 돕는다. 요즘에는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등으로 많이 보내는데 가난한 지역에서의 체험은 학생들에게 자기 인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국제 감각 지닌 인재 양성
다른 하나의 비전은 국제적인 감각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세인들에게 죠치대는 주로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외국인 교수가 많은 학교,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학교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죠치대가 지금까지 일본 사회와 국제 사회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힘써왔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다. 실제로 졸업생들의 활동 분포를 보면 일본의 타 대학에 비해 UN등의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 혹은 국제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 NPO(Non-Profit Organization 비영리 기구)등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일본 죠치(上智)대학교 정문 전경>
입학보다 졸업할 때 만족도 높아
얼마 전 재미있는 조사 데이타를 읽은 적이 있다. 죠치대 학생들의 경우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다는 조사 결과였다. 입학할 때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죠치대를 제1지망으로 선택하지 않았던 학생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제1지망으로 택한 대학은 죠치대가 아니라 지명도가 높은 도쿄대와 같은 국립대학이나 와세다 혹은 게이오 대학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4년을 죠치대에서 보내면서 많은 학생들은 점점 ‘내가 이곳에 오기를 참 잘 했다’라고 느끼게 된다. 결과적으로 죠치대를 졸업한 이들은 자신들이 그 어떤 대학에 갔었다 해도 배울수 없었을 삶의 귀중한 교훈을 이곳에서 얻었다는 인식을 갖고 살아간다.
이러한 전통을 수립하기까지는 대학 설립 이래 계속해서 헌신해 온 예수회원들의 공로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주지하듯이 예수회는 16세기에 창립된 이래 전 세계에서 고등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에 힘써왔다. 현재 예수회는 전 세계에 200여개 이상의 고등 교육 기관을 운영하고 있고 그중 80여 개가 대학교다. 또한 이 모든 대학들은 서로 활발히 교류함으로써 인재 양성에 필요한 지혜를 모아왔다.
죠치대는 같은 예수회 대학인 서강대학교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그동안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나 교환 교수 제도 등을 비롯해 각 전공 분야에 걸친 학술 교류가 활발히 전개되어 왔다. 또한 2010년 열렸던 제1차 SOFEX 대회는 서강-죠치대 간의 교류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켰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두 학교 사이에 더욱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된다. 21세기의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양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학교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구정모 예수회 신부
일본 죠치대학교 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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