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율 (75 철학) 풀무원 대표이사 “학생운동, 제적, 결혼, 형제애… 서강은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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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2-07 14:29 조회10,4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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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학사학위 취득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해 주세요.
문학부 학장이신 임상우(78 사학) 사학과 교수님이 2개월 전쯤 명예학위 추천서를 써주시겠다고 하셨는데 그때만 해도 실감 나지 않았죠. 며칠 전 학교 측으로부터 학위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동안 졸업을 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 한구석에 짐으로 남아있었는데 학교에서 먼저 배려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학창 시절 추억이 궁금합니다
75학번 물리학과로 입학했지만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술을 벗 삼아 즐기곤 했죠. 그런데 당시 긴급조치 9호가 발발해 사회가 많이 혼란해졌고, 이를 반대하는 학생운동도 한창 벌어졌습니다. 선후배들과 함께 시위에 나서다가 1977년 제적되고 말았습니다. 그랬다가 1979년 광복절에 제적에서 풀렸고, 1980년 철학과로 재입학했습니다. 하지만 광주민주화항쟁 이후 학생운동에 다시 활발히 참여하다가 또 제적되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지금에 이르렀죠. 당시 함께 제적됐던 많은 친구와 선후배들은 그 이후 모두 재입학해 졸업까지 했지만 저만 그러지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당시 친구들은 물론 서강민주동우회와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생운동은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추억으로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명예학사를 받게 된 것과 더불어 최근 긴급조치 1호가 위헌으로 판결나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긴급조치 9호에 대해서 위헌 소송을 제기하자 그때 일이 많이 생각납니다.
캠퍼스 커플로 결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내(76 국문 조인숙)가 1년 후배인데 당시 서강연극회에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인연으로 5년 동안 열애한 뒤 1981년 결혼했죠. 무척 가난했고 힘든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믿고 결혼해준 데에 대해 아직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통해 파악되는 서강 동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현재 풀무원 임원 가운데 서강 출신이 4명이나 있고 예전에도 서강 출신들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새로 뽑은 신입직원 가운데도 서강 출신이 많습니다. 서강인들은 무척 성실합니다. 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인간관계나 회사 일에 있어서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조직에 잘 융화될뿐더러 업무 집중도가 매우 높아서 많은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가 예수회 재단인데다 엄격한 학사관리로 유명하다 보니 엄숙하고 정형화 된 분위기가 있지만, 그안에서도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학풍이 사회생활에서도 드러납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기업 경영 철학이 있는지요
1983년 풀무원 입사 당시 제가 입사 1번이었습니다. 풀무원이 1984년에 생겼으니 창업부터 함께했다고 보면 됩니다. 입사 이후 생산,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지만 항상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최고경영자라고해서 사무실에 앉은 채로 결정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의사 결정은 실제에 근거해서 내려져야 현실적으로 고객 중심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항상 점심을 사내 제품개발실에서 해결합니다.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과정뿐만 아니라 제품을 직접 조리해서 먹어봄으로써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니까요.
사회초년생이나 재학생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그랬다 쳐도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단순히 ‘어디에 취직하고 싶다’라는 게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어떠한 것을 이루고 싶다는 보다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으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우직하게 꾸준히 하기 바랍니다. 또, 전문적인 지식과 아울러 인문사회학적인 교양을 많이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서강은 인문과학적인 교육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끝인사 부탁드립니다
학사 학위를 챙겨주신 모교와 임상우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합니다. 학교 다닐 때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남성일(72 경제) 교수님께도 안부를 전합니다. 가끔 학교에 들를 때마다 많이 변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서강은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글=김성중(01 신방) 기자, 임승택(05 경영)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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