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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 문 연 한경주 (73 경제) 평화다원 대표] “차와 인생은 두번 우려야 진짜 향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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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0-11-21 23:29 조회17,9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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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주(73 경제) 동문과 부인 황규분씨가 보이차를 들고 다정하게 웃고있다

“혹시 보이차(茶)에 대해 좀 아세요?”


인터뷰 시작 전, 한경주(73 경제) 동문은 보이차에 대한 특강에 나섰다. 보이차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효능, 그리고 보이차와 홍차, 녹차의 차이점 등 쉽게 접하기 힘든 전문지식이 2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설명 중간 중간 범상치 않은 솜씨로 직접 보이차를 우려내 따라주는 한 동문은 그야말로 보이차 달인이었다.

은행원이었던 한 동문은 2003년 들어 부인과 함께 ‘평화식품’을 창립하며 보이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2년 중국 여행 도중 접했던 보이차의 매력에 푹 빠진 게 계기였다. 2005년에는 아예 중국 운암성에 위치한 운남농업대학의 차학과로 유학을 떠날 정도였다. 보이차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중국 운남성(雲南省)의 대엽종(大葉種, 차나무 품종 가운데 하나 <편집자>) 찻잎을 햇빛에 건조해 만든 후, 운남성 보이현(普洱縣) 차시장에서 출하되어 보이차로 불리게 됐습니다. 지금도 운남성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만드는 차는 보이차라고 이름 붙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보이차에 대해 공부하려면 운남농업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이 무리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한 동문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 동문은 50세가 넘어서 다녀온 유학 시절이 무척 즐거웠다고 추억했다. 떠나기 전에는 학비는 물론, 젊은 학생들과의 경쟁이 커다란 걱정이었으나 막상 떠나 보니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한다.

“나이가 들었기에 비록 머리는 무뎌졌을지는 몰라도, 손과 가슴은 도리어 침착해진 상태였기에 차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젊은 사람들에 비해 불리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가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생겨서 웃을 일도 있었죠. 한번은 시험 보러 갔는데, 감독관이 ‘어르신, 여기는 학생들이 오는 곳이에요’라며 돌려 보내려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 동문은 이외에도 젊은 학생들과 함께 체육수업을 들으며 달리기 했던 일, 존칭을 쓰지않고 꼬박꼬박 이름을 부르던 동기생 등을 떠올렸다. 추억담이 더해갈수록 얼굴에 빙그레 미소가 번졌다. 보이차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한 늦깎이 공부가 많은 선물을 건넨 듯했다.

“요즘 평균 수명은 늘었는데, 되레 퇴직은 일찍 하게 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퇴직하면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때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고 동문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보이차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한 동문의 꿈은 앞으로 차를 더 알려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보이차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9년 4월 1일 서울 인사동에 보이차를 무료로 시음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인 ‘평화다원’을 열었다. 한 동문은 “보이차가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차로 인식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많은 가게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보이차를 파는 바람에 생긴 잘못된 인식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좋은 보이차를 정직한 가격으로 판매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려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보이차를 마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싶습니다. 보이차로 얻는 수익은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등 의미 있는 일에 보탤 계획입니다.”

추운 겨울이 눈앞에 다가온 요즘, 한 동문과 보이차 한잔 기울여 보면 동문들의 마음도 푸근해질 성싶다. 찻집은 탑골공원 옆 인사동 걷고 싶은 거리 입구로 진입해 스타벅스 커피숍이 보이면, 맞은 편 일신당필방 골목으로 30m들어가서 위치한 금좌빌딩 301호에 있다.

문의 02-737-3181
www.pyfoods.com

글·사진=윤호산(06 법학)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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