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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바느질 15년 만에 퀼트 개인전 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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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호산 작성일10-03-28 13:14 조회21,9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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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해(77 전자) 퀼트 작가

모교 졸업 이후 30년 동안 학창 시절 전공 덕을 톡톡히 보는 동문이 있다. 캐나다에서 부동산 사업을 남편과 함께 하면서 퀼트 작가로 활약하는 임영해(77 전자) 동문이다. 임 동문은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퀼트 전문 전시장 ‘갤러리 포유(布遊)’에서 특별초대전까지 열었다. 전시회 호응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예정에 없던 연장 전시를 2월 4일까지 열고 ‘가방 만들기 워크숍’도 진행했다.

임 동문은 사회 진출 후 전기 15년 동안은 카이스트 시스템 공학센터, 데이콤, 한국휴렛패커드 등 IT 업체에서 일했고, 후기 15년 동안은 취미로 접한 퀼트 솜씨를 농익혀 어느새 개인전까지 갖는 경지에 올랐다. ‘겉감에 여러 가지 헝겊을 바느질로 누비는 퀼트가 대체 전자공학과 무슨 관련성이 있을까’하는 의문에 대해 임 동문은 “복잡하지만 체계적인 전자 회로도를 연구하다보니, 바늘을 들기 전에 밑그림이 머릿속에 먼저 그려진답니다”라고 설명했다.

IT분야 15년 전문가의 변신

퀼트를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임 동문은 기억을 더듬어 1993년 경 한 달 동안 몸져누워있어야 했던 때를 떠올렸다. 회사 생활에 따른 피로가 겹친 탓인지, 까닭 모르게 아팠던 당시 임 동문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도자기도 만들어보고 요리도 접해봤다. 그러다 퀼트의 매력을 알게 된 임 동문은, 1999년부터 퀼트 동호회 활동을 하며 공동 전시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2001년 캐나다로 이민가게 됐지만, 현지에서도 바늘을 놓지 않았다.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동안 업무 스트레스가 절로 풀리기도했지만, 이민 1세대로서 현지인들과 동화되는 게 쉽지 않은 상태에서 장벽을 없애는 데 퀼트만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지역의 여성들이 유달리 퀼트를 즐기다보니 동호회도 다양해서, 임 동문은 퀼트 공부와 더불어 영어도 익히고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 임 동문의 작품에 동양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감수성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으면서 강사 활동에 나섰고, 하나 둘 제자가 늘었다. 지금은 주 1회 미국으로 원정 강의까지 나설 정도다.

“작품마다 자연친화적 감수성 담겨” 호평

이러한 임 동문의 퀼트 솜씨에 한국 네티즌들도 반했다. 2004년부터 시작한 블로그 ‘소나무숲의 바느질 바구니(http://blog.naver.com/yhagnes)’에 정성이 가득 담긴 작품을 한 점씩 소개하다보니, 네티즌들이 진가를 알아보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유익하고 인기 있는 블로그에 수여하는 ‘파워 블로그’ 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단독 개인전을 열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임 동문은 전업 퀼트 작가로서의 새로운 삶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미국에서 퀼트를 즐기거나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10%에 달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어요. 미국 인구가 12억 명 가까이 되니, 퀼트 시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시겠죠?”


글·사진=정범석(96 국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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