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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풍경] 3. 메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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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유진 작성일09-10-19 14:37 조회16,1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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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끼는 음악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없이 킨젝스의 ‘텔스타(Telstar)’를 선택한다. 벤처스(Ventures)의 원곡보다도 킨젝스의 그것이 더 감칠맛 나고, 어떤 경우엔 더 구슬프기까지 했다. 사실 지금도 텔스타의 키보드 음이 들려오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1980년대 강미반은 C관에 있었고, 강미반 옆방에 킨젝스가 있었다. 매일 공연을 준비하던 킨젝스가 연주하는 텔스타는 그 당시 내게 일상의 음악이었고, 킨젝스 메리홀 공연의 서막을 알리는 텔스타는 자유로운 청춘을 여는 열쇠와 같았다. 클럽이 없던 당시, 메리홀에서 열린 킨젝스 공연은 정말 최고였다. 

 

그 시절 메리홀이 서강인에게 준 문화 혜택은 값진 것이었다. 아무나 볼 수 없었던 최고의 연극을 항상 감상할 수 있었고, 이근삼 교수님의 연극개론 수업을 통해 직접 메리홀 무대에 설 수도 있었다. 수많은 공연을 가까이 할 수 있었고, 여자 친구의 그랜드피아노 연주를 객석에서 혼자 감상할수 있었던 추억도 있다. 몇 해 전 최고의 설비로 리뉴얼한 메리홀은 서강의 문화를 안고 가는 온실 같은 곳이다.  

 

글·그림=이기진(80 물리) 모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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