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장, 학자로서의 십일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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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9-07 08:28 조회10,76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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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바오로) 총장의 ‘십일조論’이 또 한 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총장은, 재단이사회에서 13대 총장으로 선임된 다음날인 4월 29일 동문회보 <서강옛집>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학문적 열정을 통해 모교에 십일조를 바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는 총장으로서 동문들이 자랑스러워 할 서강을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서강옛집 358호 4월 30일자 1면 기사 참조)
최근 이 총장은 ‘학문적 열정으로 바치는 십일조’ 지론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모교 교목처에서 발행하는 <서강주보> 9월 6일자에 실은 ‘온 몸으로 바치는 십일조’ 제목의 글에서였습니다.
이 총장은, 글에서 “1974년 이래 학문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십일조를 바치겠다는 다짐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성당에 나가는 일보다 학문적인 화두를 놓지 않는 일, 즉 논문 쓰고 책을 저술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온 것입니다. 그 결과 저는 한국고대사 100년 동안의 모든 연구자들과는 다른 패러다임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어 “4월 28일 13대 총장으로 선임되었고 6월 27일부터 총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학문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저의 노력과 저의 능력 그리고 열정을 모두 서강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형태의 십일조를 바치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이 총장이 서강과 신앙을 위해 바치는 ‘또 다른 형태의 십일조’에 큰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보에 실린 글 전문(全文)을 싣겠습니다.
온 몸으로 바치는 십일조
서강 가족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늦었지만 총장으로서 인사드립니다. 총장직을 수행한 지 10주가 지나 앞으로 198주 후에는 학교를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세속적인 많은 것을 포기하며 학문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마치 평생을 성지순례하며 사는 구도자와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제 삶을 이끈 한 가지 사실을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아주 어려서부터 저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교회에 다녔습니다. 고등학교를 거쳐 서강에 들어오기 전까지 그 교회에 다녔습니다. 교회에 다니던 중 어느 때부터인가 목사님의 설교들이 몇 년 전에 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교회에 다니며 한 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남들이 바치는 십일조를 저는 바칠 능력이 없었기에 늘 마음먹기를 금전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로 하느님께 십일조를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서강에 입학했을 때는 이미 교회 나가는 것을 완전히 그만 두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에 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서강이 종교의 자유를 완벽하게 보장해 주는데 대하여 감사드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예수회 대학 서강에서 킬로런 신부님, 헙스트 신부님, 프라이스 신부님, 데일리 신부님, 트레이시 신부님, 머덕 신부님, 인류학 개설을 가르쳐 주신 버나츠키 수사님, 고급영작문을 가르쳐 주신 헤스터 수녀님, 영어를 가르쳐주신 하트 수사님 등 많은 분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분들의 모습은 언제인가 저를 가톨릭 신자로 만들 약속이었던 것입니다.
1985년 서강에 온 저는 1993년 1월에 교목실에서 주관한 이태리, 이집트, 그리스, 이스라엘 지역 성지 순례에 참가했습니다. 그 때 다른 분들은 성지순례를 하였으나 저는 역사학자로서 유적 답사를 한 것입니다. 심지어 예루살렘에서는 14처 십자가의 길을 가는 체험을 하는데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갈릴리 호수 근처에 있던 가퍼나움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했을 때 예수님도 부처님도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생각을 문뜩 했습니다. 그 분들의 고행과 수난에 대한 기억은 그 후 인류 사회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 해 여름·가을에 교육을 받고, 12월 8일 학교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첫 일 년은 성당에 빠지지 않고 잘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후 이런 저런 이유로 성당을 빠지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1974년 이래 잡고 있는 화두를 발전시키는 학문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십일조를 바치겠다는 다짐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성당에 나가는 일보다 학문적인 화두를 놓지 않는 일, 즉 논문 쓰고 책을 저술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해온 것입니다. 그 결과 저는 한국고대사 100년 동안의 모든 연구자들과는 다른 패러다임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 28일 13대 총장으로 선임되었고 6월 27일부터 총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학문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저의 노력과 저의 능력 그리고 열정을 모두 서강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형태의 십일조를 바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는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올바른 판단을 하는 총장 그리고 행동하는 총장이 되려고 합니다.
서강 가톨릭 신자 여러분, 제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여러분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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