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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50주년 진단 ④ ‘학생 배려’는 서강의 특출한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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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가온 작성일09-08-03 17:31 조회11,1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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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경향교육상 수상 장면과 70년대 초 화기애애한 강의실 모습> 

 

2010년 개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모교는 명문사학의 전통을 쌓아왔기에 동문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각별하다. 새로운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지금 시점은 서강의 전통과 유무형의 자산을 재음미할 때다. 서강 전통을 재성찰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1966년 <경향신문>이 제2회 경향교육상(대학교육 부문)에 서강을 선정했다. 앞서 1965년 1회 수상자를 내지 못한 사정을 감안하면 첫 수상자가 서강인 셈이다. 심사위원회는 ‘대학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서강을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평가 항목중에는 특이하게도 ‘학생을 이끄는 행정적 뒷받침’이 꼽혀 있다. 요즘 말로 풀이하면, ‘학생을 대우하고 배려하는 학사행정’이 아닐까 한다.

서강이 학생을 대하는 자세는 ‘그대 서강의 자랑이어라’는 모토에 다 담겨있다. 학문적 자율성, 다원성, 수월성을 존중한 만큼 학생들을 Proud of Sogang으로 대우하려고 노력했다. 통일부 차관을 역임한 이봉조(73 정외) 동문은 “늘 나를 추동한 것은 ‘그대 서강의 자랑’이라는 말이었다”고 회고했다.

어느 대학도 허용하지 않았던 등록금 분납제를, 서강은 일찌감치 도입했다. 학생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1960년 2학기부터 시행했다. 꼭 50년 전이다. 86년에는 학교를 직접 찾아오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납부가 가능하도록 등록금 지로 납입을 가장 먼저 제도화했다. 이에 지방출신 학생들이 환호했다. 고원(88 경영) 모교 재무팀장은 “등록금 분납은 대학 최초로 시행한 제도로, 원형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IMF사태 때처럼 경기가 어려울수록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돼왔다”고 설명했다. 뭐 별거냐 할지 모르겠지만, 현재도 시행하는 대학이 별로 없을 정도로,서강의 특별한 제도로 존속한다.

74년 개관한 로욜라 도서관을 완전 개가식으로 운영했다. 국내 최초이기도 했지만, 서고와 열람실 구분을 없애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뽑아 볼 수 있는 중앙도서관은 다른 대학 학생들에게 ‘문화적 충격’이었다. 1960년에 만든 ‘도서관 규율’ 제1조는 ‘서강의 모든 학생은 도서관 책을 사용하고 대출할 권리를 갖는다’였다. 예수회 대학이지만 채플(chapel) 같은 종교적인 의무를 강제하지 않았다. “서강은 나에게 한 번도 가톨릭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줬다. 종교적 강요가 없었다. 다원성, 다양성을 보장하고 존중해줬다”. 1970년대 재학했던 동문의 말에서 특정종교에 편벽되지 않은 서강의 자유로운 DNA를 확인할 수 있다.

서강이 자랑스런 이유는 또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장영희(71 영문) 영문과 교수 사례다. 다음은 한석동(72 영문) 국민일보 편집인이 칼럼에 쓴 내용이다.

‘1970년대는 장애인에게 대학 입학시험 응시 기회조차 주지 않던 때였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였던 장 교수 부친은 서울의 대학들을 찾아다니며 고3 딸이 입학시험을 보게 해 달라고 통사정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러다 서강대 영문과 학과장이던 제롬 E 브루닉 교수(신부)에게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다. 브루닉 교수는 “무슨 그런 이상한 질문이있느냐”며 “입학시험은 다리가 아니라 머리로 치른다”며 흔쾌히 허락했다. 영문학 교수, 수필가, 번역가로서 장영희의 기적 같은 삶은 그렇게 새로 시작됐다.’ 

비단 장 교수뿐만 아니다. 서강은 장애학생을 차별하지 않았다. 백혈병을 앓던 광주과학고 김형관 군은 97년 1월 자연과학부 화학공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여러 대학에서 응답이 없을 때, 서강은 응시기회를 주었고, 교통편을 제공했다. 혼자 논술시험을 볼 수 있도록 교실을 마련해주고 논술시험 당일 면접까지 보도록 배려했다. 생전의 장 교수가 자처했던 ‘뼛속까지 서강인’은 이렇게 존중과 배려 속에 잉태한다.

95년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장애학생특례입학제도를 도입했다. 또 △1대1 멘토링 △강의록 대필 △동아리방 제공 △총장, 학부모 참여 간담회 개최 등 10년째 장애학생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선숙 모교 종합봉사실 팀장은 “장애학생이라 부르지 않고 순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다소니 학생으로 호칭한다”며 “가톨릭 정신에 입각해 다른 대학보다 앞서 지원해온 덕분에 서강이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74명의‘다소니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만든 용어가 밈(meme)이다. 생물학적 유전자처럼 사람의 문화심리에 영향을 주고 기억으로 복제되는 ‘문화적 유전자’라 할 수 있다. 밈 이론으로 보자면, 학생을 배려하고 대우하는 특출한 유전자가 서강언덕에 살아있다. 개교 당시 이미 발현한 그 유전자를 더욱 확충한다면, 서강은 세상을 밝히는 생명력으로 충만할 것이다.

글=이창섭(84 국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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