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나] 가을엔 ‘컬리지 레드’(3차 와인)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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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8-03 02:31 조회30,0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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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컬리지 레드’(3차 와인) 맛보세요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면서도 모교나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 없을까…’
2010년 개교 50주년 기념와인 수입·판매는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했다. 몇몇 다른 대학교 동문회에서도 개교 기념사업으로 와인 판매를 하고 있지만, 모교만큼 와인과 이미지가 어울리는 대학은 없는 것 같다.
와인은 서강의 고귀함과 수월성 표현
서강은 가톨릭 예수회에서 설립한 학교다보니 와인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와인을 예수님의 붉은 피라 여기며 미사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서강의 교표에도 사용된 와인 색은 고귀함과 수월성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2007년 들어 본격적인 와인사업이 기획됐고, 와인에 조예가 깊은 몇몇 동문들의 도움으로 서강의 이미지에 걸 맞는 기념와인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호주에서 공부했던 예수회 조인영 신부의 귀띔으로 전 세계에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예수회 와이너리‘세븐힐 셀러스’에서 생산하는 와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것도 매우 우수한 품질 덕분에 마니아들의 환호를 받고 있었던 와인이었다.
최종 와인 선정을 위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날짜에 닿기 위해 호주 예수회를 통해 급하게 공수해온 샘플 와인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시까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던 와인인지라 한편으로 걱정됐지만, 출품된 8종의 와인 가운데 1위와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호주 예수회는 와인 판매 수익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한다는 총동문회의 취지를 듣고 기꺼이 판매가격을 낮춰줬다. 단, 개교 50주년까지라는 조건이 있었다.
총동문회는 서강인과 만나게 될 기념와인의 라벨을 선정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 결과 첫 해는 서강의 상징인 본관 건물을 펜화로 그려서 라벨을 꾸몄다. 다음 해엔 서강의 설립자인 예수회 신부 게페르트, 헙스트, 길로련, 프라이스, 진성만 신부 등과 데슬렙스 수사가 함께 찍은 사진을 담았다. 올해 들여오는 3차 와인은 예수회를 설립한 이냐시오 로욜라 성인의 초상과 친필사인을 담아 점차 서강의 근원을 파고들었다.
A관 ⇒ 설립자 ⇒ 이냐시오 성인으로 라벨 변천
2007년 10월 첫 판매에 들어간 개교기념 와인은 동문들의 기대감에 힘입어 1차 수입분 3600병(까베르네소비뇽 3000병, 이냐시우스 600병)을 불과 5개월 만에 보관본인 200병을 제외한 전량을 판매했다. 여기서 거둔 수익금은 4600여만 원이었다. 처음 시작한 장사치곤 꽤 짭짤한 수익을 거둔 셈이었다. 다만, 1차로 수입된 와인에 찌꺼기가 있어서 많은 동문들로부터 와인 품질에 대한 오해를 받았지만, 찌꺼기가 건강에 더 좋다는 내용이 알려지게 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아직도 1차 수입 와인의 맛을 기억하고, 구매할 수 없는 지를문의하는동문들이 있을 정도다.
와인 판매 수익 6300여만원 장학금으로 2차로 수입한 와인인 쉬라즈 품종은 2008년 7월 3000병을 수입한 이래, 올해 6월까지 보관본 200병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판매했다.
여기서 얻은 수익금은 1700여 만원이었다. 1차에 비해 수익금이 많이 준 까닭은 환율이 대폭 상승했던 것과 수송비 등 제 비용이 올랐던 탓이었다. 2차 수입 와인은 1차 수입와인에 비해 한층 맛이 부드러워지고 세련된 느낌을 줬다. 두 와인의 성격이 워낙 다르다보니, 1차 수입 와인 선호자와 2차 수입 와인 선호자가 확연히 구별될 정도였다.
College Red 이름, 개교기념와인으로 제격
9월초부터 동문들에게 선보이게 될 3차 수입 와인‘컬리지 레드’는 까베르네 프랑 69%, 바르베라 31%가 블렌딩된 독특하고 세련된 제품으로 그 미묘한 맛이 일품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본 결과 만장일치로 선택됐다. 동문들이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1~2차 수입 와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양인 4500병을 수입할 예정이다. 와인의 이름인‘컬리지 레드(College Red)’는 1856년부터 1886년까지 세븐힐에 있었던 남학생 전용의 오래된 대학 건물에서 유래됐다. 와인 이름에 College라는 뜻을 담은 걸 보니 서강의 개교 기념 와인으로 쓰이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그러나 이번 와인을 방심해서 즐기는 건 금물이다. 알콜 농도 15.0%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향과 맛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새 만만치 않은 와인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정명숙(83 불문) 편집위원
와인판매로 조성된 장학금 명칭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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