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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유례없는 공연의 好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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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6-25 17:16 조회10,2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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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가 사방에서 거세게 들리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매달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하고 신용불량자의 증가가 금융계와 신용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러 사회 불안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도 한다. 일부 수출증가로 무역수지도 호전되고 있다고 하는 소식이 있지만 우리 경제는 IMF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발표가 힘을 얻는 모양이다.

이렇게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금년 공연계는 유례없는 호황과 호사를 누렸다.

연초 주빈 메타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상암 경기장을 달구더니 우리나라 공연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든 오페라 '투란도트'가 뒤를 이어 관객을 흥분시켰다. 이런 대형 오페라붐은 잠실경기장의 '아이다'공연으로 이어졌고 또 연말에는 체조경기장에서 대형 '라보엠'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이런 야외 오페라는 오페라극장 공연에 비해 10배 이상의 제작비가 든다.

오페라뿐이 아니다. 뮤지컬 '캣츠'가 연초의 서울 공연에 이어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내년 봄까지 공연할 예정이고 뮤지컬 '시카고' '토요일 밤의 열기' '킹 앤 아이' 그리고 지금 브로드웨이와 런던에서 기록적 흥행을 거두고 있는 뮤지컬 '맘마 미아'도 내년 초 서울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예년에 어쩌다 한편 볼까 말까한 대작 수입 뮤지컬들이 줄을 잇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이나 대형 야외 오페라야 수익성을 내다본 일시적 붐으로 저변의 예술적 수요와는 거리가 있는 예외라 할 수도 있지만 그 뿐만은 아니다. 신영옥이 출연한 오페라 '리골레토'를 비롯해 홍혜경, 조수미 등 한국 출신 빅 쓰리 소프라노 모두가 올 가을 동시에 서울공연에서 성공을 거두는가 하면 로린 마젤, 요요 마, 미샤 마이스키, 유리 테미르카노프, 유리 바슈메트, 부닌 등 뉴욕의 공연가가 부럽지 않을 만큼 가을 시즌 프로그램들로 연일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가 만원을 이루고 있다. 좀 어리둥절하기는 하지만 분명 공연분야에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대형 공연붐과 세계적 예술가들의 방한 러시와 같이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공연수요의 폭발 뒤에 숨겨진 그림자는 과연 없는가? 깊은 불황 속에서 누리는 호사가 마음 편하지만은 않다. 혹시 1-2년 전에 누렸던 우리경제의 호황과 지금 공연계의 현상이 서로 닮은 꼴은 아닌가 의심을 품어보기도 한다. 오늘 30만원, 50만원 하면서 매번 즐겁게(?) 갱신하는 티켓 최고 가격은 내일 공연계가 고통으로 갚아야 하는 부채의 갱신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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