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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 수기] 막막하던 복학, 절망이기는 힘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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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가온 작성일09-06-18 14:51 조회10,7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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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배님들께서 마련해 주신 장학금으로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후배입니다. 최근의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마련해 주신 선배님들께 직접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하겠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렇게 익명으로 인사드리는 점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군 전역 후 복학 준비를 하던 최근에야 알게 됐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주점이 신통치 않았고, 그 이후 어머니와 함께 하셨던 사업도 결국 부도가 나서 많은 빚을 지게 되셨습니다. 그동안 부모님께서 전혀 내색하지 않으신 이유도 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에 대해 제가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이렇게 어려운 형편임에도 복학해야하는 상황이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23살 남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고 졸업 후 취업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면한 어려움 탓인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야 하는 등록금은 물론이고, 저와 동생이 그 동안 받은 학자금 대출로 인한 이자가 점점 불어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집안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고, 빚을 갚으라는 독촉 문서는 집으로 끊임없이 전해졌습니다. 점점 성장하는 막내 동생은 물론, 생활고에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을 뵐 때마다 언제나 그대로인 현실이 많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좌절감에 못 이겨 모두 포기해 버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선배님들께서 마련해 주신 동문 장학금은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복학은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마련하려다가, 안내문을 통해 동문 장학금은 교내 장학금과는 달리 휴학 중에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신청 이후 무척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지나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그 기쁨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면서 ‘이 일이 꿈이 아니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장학금 덕분에 등록금 걱정 없이 마음껏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의 큰 후배사랑을 통해 얻은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하루하루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그래서 ‘멋진 사회인’이 되어 어디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서강의 자랑스러운 동문이 되겠습니다. 또한, 장차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 마련에 동참하겠습니다. 어려운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제가 받은 선배님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장학금을 마련해 주신 많은 선배님들과 동문장학회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어려울 때마다 선배님들께서 보내 주신 사랑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기를 보내온 장학생이 익명을 요청했기에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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