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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쇼박스 대표 유정훈(83 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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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유진 작성일09-03-20 14:12 조회17,3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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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CEO를 찾아서]
"비교되지 않는 자신만의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유정훈(83 경영)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대표이사

모처럼 영화 한편 보려했다가 사자의 ‘으르렁’ 울음소리를 듣고 “에이 이거 본 영화잖아”하며 자리를 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 및 배급사인 MGM의 ‘리더 필름(leader Film)’이 워낙 유명 하다보니 생긴 농담이다. 하지만 이제는 늙은 사자 대신에 폭발하는 노란 상자가 영화 산업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 시작 전에 ‘?’,‘ !’등의 문장 부호를 쏟아내다 터지는 리더 필름처럼, 국내 최고의 영화 투자 및 배급사인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의 대표이사 유정훈(83 경영) 동문도 ‘튀는’경영자다.

티셔츠와 화려한 청바지를 입은 유 동문은 대뜸 “눈물 나는 사랑을 해봐야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 동문은 “열정적인 사랑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을 모두 느껴봐야지만 자신의 일도 열렬히 사랑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을 대하는 유 동문의 선이 범상치 않은 까닭은 아마도 사람을 감동시키는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유 동문의 첫 직장이 광고 회사 ‘LG애드(현HS애드)’이다 보니 사람의 감정을 터치(touch)하는 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유 동문은 “광고 회사에서 15년을 일했고,능력을 인정받아 국장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하지만 특별히 광고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남들보다 먼저 앞서나가자는 생각과 브랜드를 관리하는 직업이 부각될 것이라 믿었기에 광고계를 선택했던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광고계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회사가 외국계 회사에 매각된 것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광고업에 종사해오면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의 발전 속도가 완만하게 느려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곧 도태라고 생각해 미래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에 휩싸인 유 동문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길을 가는지를 망각하는 순간, 내가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움직이는 위험한 순간이 온다’는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이직을 결심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유 동문은 메가박스로 이직했고, 이후 쇼박스로 자리를 옮겨 CEO가 됐다.

유 동문이 CEO를 맡은 이후 쇼박스는 여러차례 변화했다. 모기업인 오리온이 메가박스를 매각하면서 쇼박스도 매각 및 위기설에 휘말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한 유 동문의 처방은 수익 구조 패러다임의 변화였다.지난해 말 SBS 및 위즈덤 하우스와 공동으로 제정한 ‘2009 멀티문학상’도 그러한 시도에서 나온 셈이다. 기존의 수익 구조인 ‘투자및 배급’을 유지하면서, 좋은 콘텐츠를 직접 발굴하고 판권을 조기에 확보해 수익을 거두는 구조 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영화투자 및 배급 시장을 양분하며 경쟁 구도로 맞서 왔던 모 업체와의 관계도 ‘마이 웨이(my way)’로 전환했다. 어느 쪽이 더 많은 시장을 점유했느냐하는 경쟁논리에서 벗어나 쇼박스만의 길을 찾아서 가겠다는 취지에서다.

유 동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다. 그것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다. 유 동문은 “다른 사람과 경쟁할 때 남과 나를 비교하는 그 순간이 바로 도태되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무엇보다 남들과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나만의 경쟁력을 개발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추구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경쟁력이 도태되는 것을 항상 경계하는 유동문에게서는 ‘완숙한 CEO’의 면모를 엿볼수 있었다.

글 사진 = 김성중(01 신방) 기자, 이가온 (05 정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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