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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싶었습니다>박주점(84·경영) 한국도로공사 여자배구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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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7-07 10:56 조회11,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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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박주점 (사진 오른쪽) 동문의 구수한 입담 덕분에 인터뷰 내내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배구선수 출신답게 큰 키의 박 동문과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주정숙 학생기자.


<만나고 싶었습니다>  박주점(84·경영) 한국도로공사 여자배구팀 감독
“배구도 공부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제가 서강대 출신임을 믿지 않아요.”
 

한국도로공사 여자배구팀 감독인 박주점(84•경영) 동문의 고민이다. 심지어 모교 출신 스포츠 신문 기자들도 ‘배구부가 있었던가?’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정도라 한다. 그렇지만 모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배구팀을 이끌고 있는 박 동문은 엄연히 전설의 ‘서강 배구단’ 출신이다. 서강 배구단은 단순한 체육 동아리가 아닌 운동부로,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서강의 역사에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모교의 이름을 떨쳤을 정도로 실력도 대단했다. 무엇보다 서강인 모두가 다함께 응원하는 가운데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존재였다. 지금도 한국배구연맹(KOVO) 곽노식(76•신방) 사무국장, 현대건설 홍성진(83•경영) 감독 등 한국 배구계에서 맹활약하는 배구단 출신이 있다. 그 중심에 박 동문이 있다.

 

공부하는 배구선수
“요즘 대학생활은 어떤가요? 수업시간에 친구들이 MT 다녀온 이야기를 할 때면 마냥 부러웠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체육학과가 없는 모교에서 배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했다. 그렇기에 자유롭게 대학생활을 즐길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만 해온 박 동문이 체대가 없는 모교를 선택한 이유는 공부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운동과 공부를 같이 해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주저 없이 모교에 지원했다. 선수생활이 끝난 이후를 대비해서 전공은 경영학과를 택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배구선수들에게도 모교의 엄격한 학사관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박 동문은 오전에는 강의를 듣고, 오후 3시부터 저녁까지는 연습을 해야 했다. 식사 시간을 놓칠 때도 많았다. 저녁에는 대학원 조교에게 과외지도를 받아야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 모교 졸업장을 갖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했다.

 

홀로서기의 고된 시간
그렇지만 서강 배구단은 박 동문이 2학년 때 갑작스레 해체됐다. 박 동문은 “그 시절이 살면서 가장 어려운 때였다”라고 말했다. 당시 동기들은 운동을 그만두거나 타 대학으로 옮겼기에 박 동문은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렇지만 운동을 그만 둘 수는 없었다. 191㎝에 달하는 큰 키는 남부러울 것 없었던 신체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진로를 고민하던 박 동문은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운동했다. 그 결과 고려증권팀에 스카우트 될 수 있었다. 박 동문은 당시 고려증권에서 뛰는 조건으로 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동문은 “팀의 배려와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졸업을 못했을 것”이라 말했다. 어렵게 졸업장을 받았기에 모교는 박 동문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다. 박 동문은 “팀을 운영하고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경영학을 공부한 덕을 보고 있다”며 “모교에서 공부한 경험이 오늘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배구인생의 절정, 목표는 우승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명문 실업팀 고려증권에서 센터로 활약한 박 동문은 외환위기로 고려증권 배구단이 해체되자 1996년부터 7년간 안산 본오중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때 황동일(경기대), 하현용(LIG), 김정훈(삼성화재) 등의 선수를 길렀다. 이후 전국대회 우승을 통해 지도자 능력을 인정받은 박 동문은 2002년에 한국도로공사 여자배구팀의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5년 동안 코치로 활동하면서 소속팀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드디어 감독으로 승격한 뒤, 데뷔전에서 막강한 실력을 선보였다. 박 동문은“지금이 배구 인생의 정점이라 생각한다. 목표는 우승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감독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박 동문은 현재 8월 말 시작하는 KOVO컵 연맹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박 동문은 “모든 동문들이 운동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정직하게 생활하며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최고가 되길 바란다”며 “동문들이 꼭 한 번쯤은 경기를 보러 와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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