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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마이 라이프> 전상섭(70·영문) 미국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안국 내사과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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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6-04 23:53 조회15,9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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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섭 동문이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둘째 딸 에리카, 아내 전지나, 전 동문, 첫째 딸 소피아. 사진을 찍어 준 사람은 지난해 8월 얻은 전 동문의 큰 사위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전상섭(70·영문) 미국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안국 내사과 행정관

모교에서 배운 원칙에 충실한 삶의 가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안국 소속 내사과에 행정관으로 부임한 지 2달이 지났다. 맡은 임무는 수사관들이 내사 업무를 위해 인터뷰한 내용들을 자체 정보관리 시스템으로 종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사 업무 결과를 고유 사건별로 정리하고 자료를 보관한다. 이에 대한 업무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밖에 내사과 예산을 편성하고 관리하고 있다. 새크라 멘토 전문직 회계사공무원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지금의 소임을 해내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참고삼아 설명하면 미국 행정기관은 보통시(City) 자체에 경찰국(Police Dept.)이 있고, 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군(County) 행정기관에 보안국(Sheriff’s Dept.)이 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는 시내 중심 지역과 일부 지역을 빼고 다른 카운티보다 인구와 예산이 적다. 올해 새크라멘토 카운티 인구는 88만여 명이고 전체 예산은 20억 달러 정도다. 경찰국장이나 보안관은 두 민선으로 뽑는다.

현재 몸담고 있는 보안국은 새크라멘토 카운티 내에서 인력과 예산이 가장 많다. 보안관만 2400명이고 행정요원까지 포함하면 27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카운티의 행정이 투명하면서 제대로 운영되는 지를 감시함으로써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사실 지금의 일을 할 수 있기 까지 꽤 힘든 과정을 거쳤다. 카운티 정부 부서 가운데 들어가기가 제일 까다로운 부서가 보안국이기 때문이다. 이 부서에 발령 받기 전 2차에 걸쳐 각각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힘겹게 통과했다. 연방정부의 개인 신상확인에만 한 달 반 가량이 걸렸다. 최종 보직 발령이 결정됐을 때는 마치 새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스승으로부터 배운 서강인의 자세
소속된 부서가 사법기관이다 보니 입이 무거워야 하고 원칙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원칙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은 아마 모교를 졸업한 덕분에 가지게 된 가치이자 삶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모교를 4년 동안 다니면서 배우고 느꼈던 가치가‘정직하게 원칙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명을 느끼게 해주셨던 분들은 이를 몸소 실천했던 스승이었다. 늘 겸손하게 지도해주시고 치켜세워 주셨던 길로런 신부님, 데일리 신부님, 브루닉 신부님, 그리고 수녀님들을 비롯해 김열규 교수님, 이기백 교수님, 박대위 교수님 등의 열정을 보면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민 온지 벌써 32년째. 정부기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몸과 마음 관리를 모교에서 배운 대로 최선을 다해 철저히 하고 있다. 덕분에 늘 개근상을 받고 신뢰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지 온 가족이 귀가하기 전에는 술도 일절마시지 않는다. 급하게 아버지를 찾을 경우 음주운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족이 집에 없는 상황에서 마음 편히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타지에서 살면서 때때로 현지인들과 갈등이 벌어질 때도 있다. 그러한 갈등을 지피는 이들은 주류보다는 비주류계층에서 자행하는 게 대부분이다. 진급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근거 없는 내용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그러한 예다. 이러한 상황에 처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결국 친해지는 수밖에 없다’는 게 경험담이다. 편견을 지닌 사람들이라도 일단 사귀려 노력하고 교제하다보면 끝내는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에서는 결정적일 때 아는 사람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현지인들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남보다 월등히 나은 실력을 지녀야만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이 되어야 한다’는 표현처럼 환경에 적응해서 그곳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뚜렷한 목표를 지니고 뚜벅뚜벅 살아 가다보면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웃는 날이 훨씬 많으리라 본다. 서강 동문들도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서강인’이라는 자긍심과 품위를 지닌 채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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