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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1-29 00:01 조회27,0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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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소녀, 내 꿈의 크기는 무한대

방혜영(00.신방)  연극집단 공외 대표.극단 술보다 연극 기획자


졸업시즌이라서 일까? 서강사랑방을 봐도 그렇고 내가 아는 동생들도 그렇고 다들 진로에 대해무척 고심하는 눈치다. “이거하고 싶은데 뭘 준비하면 되나요?”부터“학점이 이런데 할 수 있을까요?”“이거 돈 잘 버나요?”까지…

이상하게도난 그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에 와선 고민도 좀 할 걸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신방은 연극수업 들어야 되니까 듣고, 국문은 대본 잘 써야 되니까 듣고, 정외는 연극인들은 연극말고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소리를 안 들으려고 들은’ 나는, 얼마 못 버틸 거라는 엄마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로에서 일을 하고 있다.

연극 일은 참 사람을 지치게 한다.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연극만 했으니 이제 이게 내 길이다 아니다가 보일 때도 되었는데도 경력에 비해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 더구나 공연계, 특히 우리나라 소극장 연극계의 실태를 알게 되면서 이 쪽으로 오겠다는 후배들을 말려도 보지만 그러면서도 나 역시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연극은 마약 같다는 생각마저든다.

요새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월 10일에 공연이 끝나는 극단 술보다 연극의 <거짓이 고요할 때> 공연과 5월 16일부터 6월 10일까지 공연될 연극집단 공외의 <제18회 이쁜 가족선발대회> 때문이다.내가 객원 기획자로 참여하고 있는 <거짓이 고요할 때>는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더 오래 공연하고 싶어도 극장 대관비 때문에 한 달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계약할때 대관비 일부를 내고 어느 정도는 공연 기간 중에 조금씩 나눠서 낸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공연을 몇 달을 하든지 간에 대관비는 공연 들어가기 전에 미리 다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금력이 없으면 극장도 못 빌리는 터라, 기획자로서는 관객을 많이 오게 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대관비 마련이 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 더구나 네임밸류가 거의 없는 극단에, 창작극이라 관객유치에도 애를 먹었었다. 사람들이 대부분 뮤지컬에만 관심을 가지지는 데다가, 연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공연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 게 되풀이되다 보면 빈익빈부익부는 더 심해지기 마련!

<제18회 이쁜 가족 선발대회>는 내가 극단 대표이면서 연출과 작가와 배우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할 게 더 많아진다. 배우로 일하면서 그동안 푸대접받았다고 투덜거리던 내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배우들을 잘 챙겨줄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또 혼자서 여러가지를 동시에 맡아 하기 때문에 작품이 잘 안 나오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는 얘기가 나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믿는다. 지금은 내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가 적지만, 내가 지금처럼 정말 간절하게 외치면 언젠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명랑소녀답게(?) 명랑하게 조그마한 극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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