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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진성만 신부 조사, 이우진(60·사학) 전 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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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9-08 10:21 조회10,3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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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해맑은 미소로 천국 식구들 기쁘게 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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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60·사학)  전 총동문회장 


한더위 속에 진성만 신부님이 세상을 하직하셨다. 노환으로 누워 계시기를 몇 달. 신부님은 예수회 설립자인 이냐시오성인 축일(7월31일)에 세상을 뜨고 싶어 하셨다. 비록 그날은 아니었지만 예수회의 첫 사제이셨던 복자 파브로의 축일에 오전 미사를 드리고 점심식사까지 마치신 뒤에 병실에 올라와 운명하셨다니 복된 떠남이신 것 같다. 마침 나는 여행 중이라 빈소에도 장례미사에도 참석하지 못해 신부님께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신부님이 운명하신 후 올라온 예수회 게시판의 글들을 보면 ‘젊은 수도자들에게는 가장 닮고 싶은 예수회원이셨고, 손자 같은 수도자들에겐 그늘을 만들어 주는 큰 거목이셨다’는 내용이 많다. 신부님은 “기도하지 않는 수도자는 도둑이야”라며 후배 수도자에게 항상 기도하는 삶에 대해 말씀하셨고 손수 보여주셨단다. 이러한 글들 속엔 ‘사랑하는’ 이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보인다.

신부님은 초창기 세 번의 모교 이사장직을 역임했지만, 항상 눈을 아래로 깔고 걸음을 조용히 옮기셨던 분이다. 늘 유쾌한 웃음과 유창한 영어 덕분에 그 당시 예수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미국신부님들로부터도 사랑과 존경을 받으셨다.

신부님은 예수회 서약인 ‘청빈, 순명, 정결’을 지키며 일생을 사셨다. 학교 일을 떠나 수원 말씀의 집에 줄 곳 계시는 동안 눌변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근의 교인들에게 마치 영화배우처럼 인기가 많았다.

진 신부님이 학생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탓에 그 분의 공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단언하건데 진 신부님이 안 계셨다면 게페르트 신부님이 모교를 세우실 수 없었을 것이다. 수십 필지로 나누어져 있고, 땅 주인만도 100여 명이었던 노고산 부지를 하나하나 상대해서 수매한 분이 바로 진 신부님이시기 때문이다. 우리 서강인들은 두고두고 진 신부님의 노고에 감사하고 그 분의 공로를 오래 기려야 한다. 뜻 있는 교인들과 동문들이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지금 모교 로욜라 동산에 세워져 있는 게페르트 신부님의 흉상이나 프라이스 신부님의 흉상과 나란히 진성만 신부님의 흉상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총동문회는 1998년 ‘자랑스런 서강인상’에 서강의 설립자이셨던 게페르트 신부님과 진성만 신부님을 추대했었다. 총동문회의 ‘자랑스런 서강인상’ 준비 과정에서 모교에 공헌한 분들을 파악하면서 진 신부님의 역할이 얼마나 컸던 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시상식 날, 진 신부님께서는 답사 순서에서 “나 같은 죄인을 이 자리에 불러 주시다니 동문 여러분들에게 죄송할 뿐입니다”라고 말문을 여셨다. 그것은 ‘겸손’이셨다.

진성만 신부님, 죄송합니다. 신부님이 그렇게 좋아하셨다는 수박이나 오징어를 한번 대접해 드리지도 못하고 신부님을 주님 품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당신의 삶으로 사셨던 큰 바위 같으셨던 분. 오직 ‘예수’살기로 평생을 보내신 분. 지금 쯤 소년 같은 해맑은  미소로 천국의 식구들을 기쁘게 해 주시겠지요. 이제는 이 세상 근심 다 놓으시고, 당신의 믿음과 소망대로 천국의 영광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우진(60·사학) 전 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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