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 이주현(98.정외) SJ B-boys 무대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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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2-26 05:28 조회20,09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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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out, 객석 등 켜주세요.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공연도 무사히 끝났다. 관객이 퇴장하길 기다리다가 무대를 정리한다. 스텝들과 오늘 공연에 대해 간단한 피드백을 나누고 극장을 나선다. 자정이 다된 시간이다.
내 직업은 무대 감독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연출자와 협의 하에 무대, 조명, 음향, 소품, 의상 등 공연에 필요한 제작 과정을 총괄한다. 무대셋업과정에서는 조명, 음향, 무대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설치 일정을 조율한다.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부터는 연출자에게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아 관객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퇴장하기까지 공연 중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을 책임진다. 이처럼 공연 내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내가 처음 공연을 접한 것은 대학에 입학한 후 서강연극회 활동을 하면서부터였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연극을 자연스럽게 접했던 나는 연극배우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연극회 활동을 하면서 매년 3∼4개의 작품을 메리홀에 올렸고, 배우와 연출, 기획, 무대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요즘 나는 댄스 퍼포먼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무대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매일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공연이라는 괴물과 전쟁을 치른다. 무대감독이 조금이라도 긴장을 푸는 순간 진행에 실수가 날 수 있고, 작은 실수 하나라도 사고와 직결될 수 있기에 공연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공연이 없는 날에는 배우들이 사용하는 의상, 소품, 무대장치등을 보수한다. 1년 가까이 올려진 작품이기에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대감독은 공연이 있는 기간에는 쉬는 날이 없다.
게다가 내년 지방공연과 해외공연까지 동시에 3개 공연을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어렵고 혜택도 적은 무대감독 일을 나는 사랑한다. 공연을 만드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지만, 내가 만들어 낸 무대 위에서 뛰노는 배우들과 그 배우들에게 환호하는 관객들이 있기에 난 이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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