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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_김명렬(가톨릭경영자과정7기) 연일화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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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8-01 14:55 조회14,9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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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서출'의 모교사랑 "서강을 더 사랑하십시오" 

김명렬(가톨릭경영자과정7기) 연일화섬 사장 


연일 퍼붓는 장맛비로 하늘도 땅도 몹시 우울하고 가라앉던 날 오후,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1년 전 총장 취임식 후 청년광장에서 가진 축하연에서 서강 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기부하겠노라 선언해 푹푹 찌는 무더위로 인한 짜증을 단번에 날려줬던, 시원한 바람 같은 사람. 그는 취임식에서 “채준호 예수회 한국지구장 신부의 축사를 듣던 중 최초의 비신부 총장을 선출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용단을 내린 서강대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던 김명렬(가톨릭경영자과정 7기) 동문이다.  

만나자마자 입고 온 짙푸른 수직 줄무늬 셔츠가 젊고 활동적으로 보여 좋다고 인사를 했더니 셔츠에 주머니가 없어서 좋다고 대답한다. 주머니가 없어서 좋다니?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여자들의 경우와 달리 남자 옷의 주머니는 이런저런 소소한 것들을 넣는 곳이 아니던가.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지요. 저 세상으로 갈 때는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어요. 인생이란 결국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살아생전 많이 가졌던 사람이든 적게 가졌던 사람이든 죽음 앞에서는 평등한 법이지요.”
 
그래서 일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가 보여준 얼굴은 세상을 달관한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 비결을 묻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는 것’ 뿐이라고 대답한다. 나름대로 인생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감사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물었더니 그의 녹록치않은 과거사를 들려준다. 

경남 진주의 가난한 농가에 태어난 그는 어릴적 어렵게 자랐다. 학교를 졸업하고 농협에 다니다 결혼을 하여 3남1녀를 둔 그는 농협에 다녀서는 결코 그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 그간 푼푼이 부은 계돈 75만원과 퇴직시 받은 전별금 3만원을 들고 홀홀 단신으로 서울행 밤기차를 탔다. 그때가 1971년이었다.

그로부터 10년간, 버스비를 아끼고자 시내에서 상계동의 집까지 걸어 다니며 오로지 농구화와 물들인 군복만으로 버텼고 손님과의 점심 약속이 없으면 점심도 먹지 않았다. 그렇게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악착같이 벌고 모아 서울로 불러들인 4자녀를 키웠고 살림도 불려나갔다. 따라서 서강에 기부하기로 한 10억원은 부인과도 상의하지 않고 질러버린 그의 첫 ‘간 큰 외도’인 셈이다.

원하던 만큼은 아니라도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도 있게 되었고 세상은 열심히 정직하게 살면 성공한다고 믿었던 그에게 시련이 닥쳐왔다. 

열심히 투자해 개발한 기술을 경쟁업체에서 도용한 것도 화가 나는데 오히려 자신을 기술 도용자로 방송사에 허위 제보해 모 방송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취재를 나오게 된 것이다. 그 때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방송사에 찾아가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취재 내용이 정정 없이 방송된다면 자살을 해버리겠다고 작정했다.
 
“원래 다혈질인 성격이지만 옳지 않은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지요. 분노에 떨며 살았고 너무나 괴로워 상대방을 죽이고 나도 죽어버리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 살기가 가득 찼었거든요.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거잖아요.”

그 즈음 거래처 사장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었다. 그 사장은 평소에도 정직하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늘 얼굴이 온화하고 평안해보여 신뢰가 가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그의 평화가 어디에서 오는 지 그 방법을 알려달라고 간청했다.

가톨릭 신자였던 그 사장은 성당에 나가보라고 권했고 그의 권유에 이끌려 나갔던 성당에서 용서와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결국 그 사장을 대부로 하여 영세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내친김에 대부가 다니던 서강대학교 가톨릭경영자과정에도 따라 나섰다. 
 
“이 모두가 하느님의 초대인 것 같아요. 용서와 화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고 덤으로 평생 저 자신만 믿고 혼자만의 성공을 위해 달려온 그간의 인생을 되돌아 보고 나누는 삶을 배우게 되었으니까요.”
 
7기로 입학한 그는 입학식날 가진 오리엔테이션에서 동기들에게 그간의 경험을 나눠줬고 감동을 받은 동기들의 만장일치로 얼떨결에 동기회장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회사 경영을 돕는 두 아들 창용, 상용씨도 설득하여 8기로 입학시켰다. 세 부자가 서강가톨릭경영자과정 동문인 셈이다. 지난 1월의 총동문회 신년하례식에는 세 부자가 나란히 참석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70세가 넘은 노인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힘찬 목소리와 건강한 체격으로 ‘아직도' 현역인 그는 그 나이에 쉬지도않고 ‘여전히’ 일한다.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어려운 사람도 돕고 손자 손녀들 학비도 대주고 이러면서 사는 게 즐거움 아닙니까. "

아닌 게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의 얼굴에서 나오는 즐거움에 자꾸 감염되는 것 같다. 김명렬 사장은 요즘도 매일 출근하여 오전에는 일하고 오후에는 성서 필사를 한다고 한다.

서강에 오면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해 자주 오게 된다는 그는 뼈있는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저는 1년짜리 서출입니다. 학부와 대학원을 나온 여러분은 적자들 아닙니까? 집안(학교)이 바로 서고 발전하려면 당당한 적자들이 더 사랑하고 노력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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