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청림출판 대표 고영수(69.생명)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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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01 16:40 조회27,03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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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
변화의 방향을 미리 읽어내는 출판인 청림출판 대표 고영수(69.생명) 동문
빌 게이츠, 잭 웰치, 그리고 앨빈 토플러. 이들에게는 뜻밖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청림출판에서 그 저서가 번역, 출간된 인물들이다. 각각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1999), <잭 웰치 위대한 승리>(2005), <부의 미래>(2006)가 청림출판에서 나왔고, 모두 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가운데 최근에 나온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는 출간되고 나서 두 달이 되기 전에 16만 부가 판매됐다. 특히 사전 주문과 예약 판매만 6만 부에 달해 서점에 출시되기 전에 초판이 매진되기도 했다. 청림출판을 이끌고 있는 고영수 동문은 특유의 겸손으로 말문을 열었다.
“앨빈 토플러가 15년 만에 쓴 책이 아닙니까? 그가 주창한 지식혁명이 구체적으로 잘 설명돼 있는 책이니 열띤 반응이 있는 게 당연하지요. 지식혁명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부의 창출 시스템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 이 책에서 토플러가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토플러와 우리 독자들의 만남을 주선했을 뿐입니다.”
다만 만남을 주선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보통신혁명이 화두로 떠오를 때 빌 게이츠의 생각을 읽게 해주고, 새로운 기업경영모델의 모색이 중요해질 때 잭 웰치의 경험을 접하게 해주고, 이번에는 지식혁명이 초래할 새로운 사회상을 보여주는 책을 주선했으니, 고 동문에게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비결이라니요. 어떤 의미에서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늘 부지런히 새로운 트렌드를 이해하고 사회, 경제, 경영 부문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정신의 안테나를 높이 세워두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요. 워낙 변화가 빠른 요즘이고 보니 출판경영자도 변화의 방향을 미리 읽어내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인터넷을 비롯한 새로운 미디어가 날로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미디어인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사람들은 더욱 부지런해지지 않으면 뒤처지기 십상입니다. "
고 동문의 말에서 운이라는 것도 늘 노력하는 이의 몫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책과 출판의 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고 동문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분명 위기입니다. 연못에 비유해볼까요? 연못의 물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안의 물고기들은 그걸 모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못 바깥에서 누군가가 먹이를 던져주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출판계가 바로 그런 연못 안의 물고기가 아닐까 해요. 청림출판을 떠받치
던 중요한 축이던 법전(法典)이나판례집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젠 모두 인터넷에서 봐요. 종이책 법전과 판례집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버린 겁니다. 종이책 사전(辭典) 시장도 그렇습니다. 전자 사전이나 인터넷 사전에 밀린 지 오랩니다. 인구는 또 어떻습니까? 우리나라의 절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가 아닙니까? 독자가 줄어드는 거지요. 출판사들이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획을 하지 않으면 공멸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청림출판도 베스트셀러를 냈다고 해도 한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이제 모교에 관한 이야기로 옮겨갔다. 역시 고 동문의 목소리는 낮아지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모교 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한 일이 없으니 일단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늘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동문들을 만나면 걱정도 많이 하지요. 학교 위상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위기론이 나온 지도 제법 됐는데, 이젠 뭔가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으로 학문적 수월성을 높이는것도 중요하고,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것도 중요하겠지요. "
그러나 부끄럽다는 말과 달리 고 동문은 '모교 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한 일'이 있다. 지난 9월 1일 제1회 청림출판장학회 장학금을 모교 학부생 3명에게 수여한 것. 앞으로도 성실하고 우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나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지만 출판사라는 곳간의 사정은 늘 풍족한 게 아니다. 그래서 장학금을 수여한 뜻이 더욱 궁금해진다.
"장학회를 만들고 장학금을 수여한다니,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 않았습니다. 출판이라는 게 매출액의 부침도 심하고 늘 여유 있는 것도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지 않습니까? 출판사를 운영해보니 우수한 인재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람이지 않습니까? 사람에게, 특히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젊은이에게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장 값진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서강 동문들이 맹활약 중인 분야들 가운데 출판계도 빠질 수 없다. 그 까닭이 뭘까?
"자율성과 창의성 때문이 아닐까요? 간섭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서강적인 특징이랄까, 그런게 출판 부문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물론 자율성이란 늘 타인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전제로 합니다. 출판이라면 독자들에 대한 책임 의식이 투철해야 하지요. 또 출판만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도 드뭅니다. "
마지막으로, 동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출판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경제경영서를 많이 출간하다보니 시대를 선도하는 최고경영자들의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거의 예외 없이 그들은 책을 가까이 합니다. 리더(leade r)는 리더(reader)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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