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이웃_사회연대은행 위원장 이종수(73.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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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8-01 15:05 조회23,0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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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극복하게 하는 힘을 키워주죠”
사회연대은행 위원장 이종수(73.경영) 동문
사회연대은행의 이종수(73.경영) 동문의 가난에 대한 철학은 명쾌하다.
“어릴 때는 불편하다고만 생각했어요.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주어졌을까 원망도 많이 했구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그 가난은 인간을 강해지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그것을 이겨내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어요. 가난은 견딜 수 있으면 축복입니다.”
이 동문이 상임이사로 있는 사회연대은행은 가난을 견디게 해주는 곳이다. 견디고 일어나 세상에 발을 뻗을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사회연대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이제 3년 반 정도 되었으니 사람들이 꽤 알 겁니다. 시중 은행에서 대출받을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거의 이자 없이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겁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 하면 으레 그냥 돈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종수 동문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가난한 사람은 일단 취업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려면 자영업을 해야 하는데 가난하다보니 돈 빌리기도 힘든 겁니다. 돈이 어떻게 해서 생겼다 해도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금세 망하게 되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게 도와주는 일을 사회연대은행이 하고 있어요.”
사회연대은행은 거의 이자 없이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창업을 해서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전문가가 붙어 도움을 준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데 이 동문의 개인적인 경험도 무관하지 않다. 서울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집안의 가난 때문에 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었다. 친구들이 ‘뺏지’ 달고 대학 갈 꿈에 부풀어 있을 때 이 동문은 대한항공에 입사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부가 하고 싶었던 이 동문은 회사를 결근하고 몰래 서강대에 입학시험을 본다. 우여곡절 끝에 입학을 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울분과 시대적인 불안은 그를 조용히 공부하게 두지 않았다. 결국 2학년 때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었고 1심에서는 징역 7년,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게 되었다.
“학교에 다시 돌아오기도 쉽지 않았죠. 신부님들이 등록금까지 주면서 복학을 시켜주셨어요. 복학해서 졸업을 하게 되긴 했는데, 졸업을 한 후에 취직하려니까 막막하더라구요.”
이 동문은 신원조회를 피할 수 있는 외국계 은행을 선택했다. 차선으로 택한 방법이었지만 외국계 은행에 입사하고 나니 생활이 갑자기 좋아졌다. 당시 일반 종합상사의 월급이 16만원 하던 시절이었는데, 이 동문은 첫 월급으로 24만원을 받게 된 것이다.
졸업 후 이 동문의 이력은 화려하다. 체이스 맨해튼 은행에 입사하여 호주 은행 한국 법인을 세우는 데 참여했고, 인도네시아에 합작 은행을 설립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 아시아 개발은행을 세우고 운영하기도 했으며 인도네시아 노동부의 농촌지역 빈민직업교육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열심히 달려오던 이 동문에게 문득 사회연대은행 설립이 소명처럼 다가왔다.
“은행 설립과 경영 컨설팅에 대한 노하우가 있으니 그런 일을 한국 땅에서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 시절 나도 가난했고,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학교를 마칠 수 있었으니까요”
사회연대은행에는 현재 30여 명의 직원이 있다. 이 중에는 호텔 부주방장 출신도 있고, 부동산 전문가도 있고, 공예품 전문가도 있고, 음식점을 하다 망해본 사람도 있다. 적은 월급이지만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창업자들을 도와주고 있다.
빈곤의 극복은 한 개인의 일 뿐이 아니다. 사회가 나서지 않으면 극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 동문은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인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동문들의 따뜻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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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인화(93.사학)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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