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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현대건설 여자배구단 감독 홍성진(83.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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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5-29 16:16 조회13,5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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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발산되는 젊음의 기운, 덜 다듬어진 거친 힘이 느껴지는 운동선수들의 라이벌 학교와의 힘겨루기. 학구파 서강인들은 지금까지 어느 편을 응원했을까? 아니면 그저 무관심했을까? 이제 여기서 한 프로스포츠 구단의 감독을 소개한다. 그는 어엿한 서강인이다. 서강 역사에는 길진 않지만 전문적 선수들로 구성된 운동부가 존재했다. 역사가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여자배구 현대건설 구단의 감독 홍성진(83.경영) 동문. 그는 약 7년의 같은 팀 코치 생활을 뒤로하고 4월 감독으로 승격됐다. 경기도 용인 어느 한적한 곳에 위치한 현대연구소의 한 건물 앞에서 그를 만났다. 구단의 연습장이자 숙소. 배구선수 출신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생각보다 크지 않은 체구의 홍 동문. 그는 180cm로 세터 출신이다. 서글서글하고 약간은 시골스런 인상의 그에게 선수들은 '동네이장님'이란 별명을 붙였다.


갓 부임한 이유도 있겠지만, 최근 몇 년간 좋지 못한 팀 성적 탓에 홍 동문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훈련이 없는 일요일에도 부인의 핀잔을 들어가며 오전 5시면 일어나는 성실함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을까? 우리나이로 44살인 그는 좀 이른 20대 중반부터 코치의 길을 걸었다. 그의 선수시절 곧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배구는 다신 안하려고 했어요." 
옛 이야기를 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시 배구부 선수들이 학생들에게 인기 있었고, 여러 학생들과 잘 어울렸다고 했다. 참 좋았던 시절 갑자기 시련은 찾아왔다. 서강학보 내용을 참조해 당시 역사를 간략히 써보자. 

 

1981년 서강은 전무후무한 운동부, 배구단을 창단한다. 첫 출전한 대회에서 4강에 오를 정도로 수준급의 팀이었다. 운동부 학생들도 일반학생들과 같은 학점을 채워야 했던 것이 특징. 여러 학생들이 조교 역할을 맡아 모자란 공부를 도왔다. 배구부는 서울대 팀과 몇차례 경기를 가졌는데, 연고전에는 못미치지만 '서서전'이라 불리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1985년 초 감독경질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다 해체가 됐다. 당시 85학번엔 빅스타 이상열 선수 등 우수 선수들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서강이 최강팀이 됐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서강=학구적' 등식이 더 선명하던 그 때, 서강은 운동부를 포용하기 어려웠을까?

 

배구부 역사의 끝은 홍 동문이 3학년인 때이다. 해체와 관련해 그는 자세한 얘기를 피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실업팀이나 타대학으로 이적했고, 두 명만이 순수 학생으로 남았다. 그 중 한 명이 홍 동문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배구는 접었다. 이적은 장신선수들 위주로 이뤄졌다. 그는 남은 게 아닌 남겨진 것이라는 생각이 컸을 것이다. 최악의 시기였다. 차선책으로ROTC를 목표했으나 색맹을 이유로 그 길도 포기해야 했다. 기숙사도 없어진 상황, 독서실에서 숙식하며 생활했으니 몸이 버티기 쉽지 않았을 터. 70kg을 넘기던 그가 64kg까지 빠졌다. 그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던 시기”라고 말한다.

 

그러던 그에게 한 선배가 고교 코치 생활을 권유했다. 수차례 거절하던 그는 그 해 말 일신여상에서 아르바이트 형태로 코치생활을 시작했다. 전화위복. 일신여상의성적은 좋았다. 당연히 학교 관계자들은 그를 좋아했다. 졸업 후 군복무를 마친 후에도 일신여상에서 코치생활을 했다. 여러 차례 우승도 일궜다. 이후 효성여자배구단 코치로 옮긴 그는 같은 팀 감독을 거쳐 현재 팀으로 옮겼다. 학창시절 소외됐던 그는 최고 위치에 섰고 분명 ‘인생역전’을 이뤘다.


그에게 서강은 미운 존재가 아닐까? 배구단 해체와 직접 연관있는 사람들에 대해 편치 않은 감정이 있는게 자연스러운 일. “내 나이 벌써 40대 중반인데….”그는 이제 당시 일을 덤덤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히려 뜻밖에 그는 배구계에서 서강인으로서의 정을 나누고 있었다. 같은 배구부 출신으로 심판인 한상규(81·신방) 동문과 배구연맹(KOVO) 사무국장인 곽노식(76·신방) 동문은 배구 명문대학 출신이 즐비한 배구계에 몇 안되는 서강인들이다. 과거 그의 공부를 돕던 동문을 한일 배구대회 통역으로 만나기도 했다. 그들의 존재는 그에게 큰 힘이 된다.


학창시절 당시 배구부 감독을 맡았던 모 교수의 말을 그는 아직 마음에 새기고 있다. ‘7부 능선에서 뒤돌아 보지 마라.' 산 정상을 앞두고 다 이룬 듯 교만하게 아래를 보지말라는 뜻이다. 홍 동문에게 부드러움과 겸손의 ‘카리스마’가 있는 감독의 모습을 그려본다.


올해 프로배구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시작한다. 이제 뉴스에 나올 여자배구 소식이 아주 먼 일은 아닐 듯 싶다.


김주동(93·신방) 머니투데이 기자·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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