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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마이라이프-은진은(85·경영) 제주 유기농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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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3-10 14:48 조회19,6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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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은진은(85·경영) 제주 유기농코리아 대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사과나무꽃입니다. 제게는 양식이었고 축복이었습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꿀벌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환경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만, 어릴적 사과나무꽃이 필 때면 온 동산이 벌들이 돌아다니는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부모님이 김천에서 과수원을 하셨기에 (벌에게 이곳 저곳 쏘이기도 하였지만) 사과꽃이 필 때면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도 활짝 펴졌습니다. 다른 분들은 보기 좋은 장미꽃이나 백합이 아름답다 하지만, 저는 지금도 가족에게 양식이 되어주었던 사과나무 꽃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는 지금 유기농코리아(www.62.co.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유기농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함께 운영합니다. 친환경 유기농 관련일은 서울에서도 했었기에 제주도로 내려와서 유기농을 계속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요즘도 아이들에게“너희들 말썽부리면 서울 올라간다!”이 말을 하면 말을 잘~듣습니다. 제가 어릴적 가졌던 좋은 기억들이 있기에 아이들도 어린시절 행복한 기억을 많이 갖기 바랍니다. 서울에서의 생활과 다른 점은 왠지 모를 부산함과 조급함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일을 보러 다닐 때의 교통체증과 매캐한 공기가 항상 머리를 무겁게 했었는데 어디를 가든 편하게 다닐 수 있으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자연스러움이 생활의 지혜가 되었습니다. 비틀즈의“Let it be"라는 노랫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고민을 자꾸 머리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자연에 맡겨 두는 지혜! 지금 이시간도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대학 다닐 때 가졌던 이상이 현실과 만나면서 때로 힘들고 때로 가슴 따뜻한 기억들이 많습니다. 지난 시간의 많은 경험들이 오늘 삶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화장품 하청업체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숙소를 겸한 작업실에서 아주 단순한 조립일을 했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 매일 같은 반찬, 머리도 비어가고 기계적인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평생을 사는 분들도 계시는구나. 그곳을 벗어난 것은 저의 한마디 말의 힘이었습니다. “반찬 좀 바꿔주세요!”그냥 얻어터지고, 월급도 못 받고 쫓겨났습니다. 그때 이후로 어딜 가든지 밥을 잘 먹게 된 것이 큰 소득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일이었지만 세상의 밑바닥을 고스란히 경험하였습니다. 같이 사는 세상인데 이 사회곳곳에는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인생이 많다는 것! 사람 사는 세상,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보수적으로 변해가지만 아직도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은 세상을 위해 꿈을 꿉니다. 작은 일부터 나 자신의 이웃에게 인간다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90년대 유엔에서의 경험은 우리나라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세상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유엔감시하의 캄보디아 총선에서 선거감독관으로서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느꼈던 것은 처음 지원할 때의 세계평화를 위한 포부보다 평화로운 삶의 가치였습니다. 같이 임무를 수행하던 동료가 테러로 세상을 떠났을 때,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 제가 마음으로 바랐던 것은 평화로운 삶이었습니다. 평화롭게 세상을 산다는 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가치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행복한 나라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00년초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벤처열기 속에서 큰 변화의 바람을 보일 때 벤처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며 제 가슴의 열정을 쏟아 부었던 적이 있습니다. 맨손으로 시작한 벤처일꾼들이 함께 꿈을 이뤄가는 모습 속에서 가능성의 미학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40대에 접어든 나는 지금의 삶이 세상 모두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친환경유기농 일도 세상을 좀더 좋게 바꾸는 작은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토피에 힘들어하는 가족을 바라보면서,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 좋은 생활환경을 찾아주려는 부모님의 모습 속에서 제 일의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은 집 앞마당에 활짝 핀 동백꽃과 매화꽃을 바라보면서, 속옷차림으로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세상이 아직은 완전하지 않지만 세상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이 봄을 가져올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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