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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편지 - 장영철(91.신방)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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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10-14 20:57 조회25,2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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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3월 화촉을 밝힌 장영철 동문과 신부

 

합창단 하조대 뮤직캠프의 추억 잊지 못해
 

임형묵(87·경영)에게

느닷없이 받는 편지에 놀랐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이런 공개적인 편지를 쓰기란 생각 못했으니까... 지난달에 똑같은 방법으로 동문 동생(혹 선배, 나이는 어리지만 나보다 학번은 위니까)으로부터 편지 한 장 받고 나도 놀랐다. 그리고 릴레이 편지를 동문 그 누군가에게 나도 써야 한다는 동문회의 협박(?)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형묵이네.

너와의 인연을 맺어준 게 합창단이었으니까, 아무래도 너를 생각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건 합창단에서의 추억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단상이 있다면, 93년도인가 가을MC(뮤직캠핑)를 갈 때다. 가을 정기공연을 마치고 대형버스 한 대를 빌려서 강릉 하조대로 MC를 갔었는데, 그때 출발부터 도착 때까지 거의 다섯 시간동안 기타를 놓지 않은 사람이 너였다.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노래 신청을 하면 형묵이 너는 곧바로 기타반주를 넣곤 했는데 그게 참 부러웠었다. 어느 곡하나 막히지 않고 곧바로 기타반주를 할 수 있는 너의 실력이 부러웠고, 또 피곤할 텐데도 합창단의 멋진 분위기를 위해서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하조대에서의 추억도 괜찮았다. 다양한 놀이며 캠프파이어와 모래사장 위에서 술파티까지. 많은 동문 선배님들도 오셔서 후배들에게 한 턱 내고 또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과음이 지나쳐서 하룻밤을 모래사장 위에서 자긴 했지만... 그래도 다음날 바닷가에서 깨어나 아침을 맞는 기분은 좋았다.

다른 사람보다는 너와의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진 것은 아무래도 너의 진한 의리 때문이었다. 어리숙한 북한 촌놈 하나 합창단에 들어와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 때 옆에서 챙겨주고 이끌어준 게 네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졸업 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 가장 많이 어울렸던 사람도 형묵이 너다. 올해 초에 있었던 내 결혼식에도 김대익(82·정외) 선배님과 함께 와줘서 축하를 해줬는데 그에 대한 고마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다. 김대익 선배님에게도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 그때 대익 선배가 불렀던 축가 ‘우리는’은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는데... 너와 김대익 선배님에게 이 기회에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요즘 사실 자주 연락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다. 산다는 게 왜 이렇게 바빠야 하는가 싶기도 하다. 대학 때는 졸업 후에도 자주 만나고 어울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특히 결혼을 하고나니 통 시간이 안 나네... 그래도 형묵이는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자주 연락하지 못해도, 언제라도 다시 만나면 울컥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너다. 그런 사람이 나에게 있다는 게 행운이다. 언젠가 합창단 후배들의 정기공연 때, 그리고 MC를 갈 때, 그때 함께 만나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때는 네 옆에 예쁜 여자가 있으면 더 좋겠고... 

늘 건강하길...

 

2005년 9월 29일 장영철


*장영철(91·신방) 동문은 현재 모델에이전시 블레스월드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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