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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를 소개합니다 #1. 예수회의 간략한 역사, 1540년부터 오늘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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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10-21 10:16 조회25,6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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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분(不可分), 나누려 해도 나눌 수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서강대학교와 예수회가 바로 그렇게 불가분하다. 입학 전까지는 예수회에 관해 전혀 몰랐던 학생들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대다수가 아닐까 한다. 입학 뒤로는 학교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수회에 관해 듣고 보며 알아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예수회가 세계 각지에 설립한 대학들이 참 많다는 것도 알게 된다.

 

서강대학교를 비롯하여 이렇게 많은 대학들을 설립하고 운영해온 예수회에 관하여, 그 간략한 역사와 예수회 한국관구의 변화 과정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예수회. 지난 7월 방한한 예수회 총장 신부의 서강대 강연 내용과 함께, 현재 예수회 한국관구 관구장인 정제천 신부의 특별기고도 함께 싣는다. 기고 요청에 응해주신 정제천 관구장께 감사드린다.

 

예수회는 1540년,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설립된 가톨릭 수도회다. 예수회는 스페인어로 ‘예수의 동반자(Companions of Jesus)’라는 뜻을 지닌다. 예수회의 목적은 회원 자신의 구원 뿐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하느님과의 진정한 화해를 이루고 나아가 이웃과 창조물과 화해하기를 추구하는 데 있다. 이에 예수회원은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봉사하는 삶’을 행동양식으로 삼는다.

 

예수회는 1540년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교황 바오로 3세에게 첫 회헌을 제출하여 인가를 받음으로써 정식으로 설립되었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은 이웃들이 하느님을 찾도록 돕는 일 외에는 바람이 없던 지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는 수도회를 설립하기에 앞서 스스로 정리한 ‘영신수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었고 동료들을 모아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성사를 주고 복음을 선포하는 선교사로서의 신원은 일찌감치 이냐시오 성인이 정의한 예수회원의 행동양식이었다. 10명의 초기 회원으로 시작한 예수회는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1만 6000여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기부터 학교 설립과 운영에 매진

설립 초기 예수회는 유럽의 가톨릭 교회 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 대륙의 교회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봉사에 나섰다. 로베르토 벨라르미노 성인과 페드로 가니시오 성인 등 초창기 예수회원들은 유럽 가톨릭 교회 재건의 선봉에 섰다. 또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페드로 클라베르, 로케 곤살레스 등의 대표적인 선교사들은 ‘세상의 끝’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투신했다.

 

창립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냐시오 성인은 그 당시 교회에 필요한 최선의 봉사는 학교를 설립하여 교육을 하는 것이라는 뚜렷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에게 교육은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가르치고 그들이 타인에게 더욱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덕과 신앙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예수회는 전 세계 곳곳에서 교육을 통하여 하느님과 이웃에게 봉사하고 있다.

 

위기를 맞아 해체된(1773년) 예수회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예수회원은 ‘유럽의 교육자’라고 불렸다. 당시 예수회 학교가 잘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예수회 출신의 출중한 지식인들과 과학자들이 다수 배출되었고 그들이 발행한 수많은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세기 동안 예수회원들은 지성 사도직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예수회 학교 수는 740개에 육박했다.

 

그러던 중 1773년, 예수회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18세기에 접어들면서 교황과 종교의 권위가 약해지고 자연주의와 합리주의가 만연하던시기, 신앙과 하느님의 존재 역시 위협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교황을 향한 특별순명을 제4 서원으로 발하며 교황에게 순명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남미 식민지 정책에 반하는 선교를 펼치던 예수회원들은 당시 권력의 눈엣가시가 되었다.

 

결국 교황 클레멘트 14세는 프랑스와 스페인 세력의 압박에 순응하여 ‘Dominus ac Redemtor’라는 예수회 해산의 내용을 담은 문서에 서명했다. 교황이 해산문서에 서명하고 반포함으로써 교회에 헌신하던 2만 3000여명의 예수회원들이 소속된 예수회는 한 순간에 해체되어버리고 말았다. 당시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는 이러한 방식의 해산 선포에 반대하였고 200여명의 예수회원이 러시아로 건너가 사도직을 이어가기도 하였다.

 

112개국 약 80개 관구, 1만 6000여명 회원

예수회가 해산된 지 41년 뒤인 1814년, 교황 비오 7세는 예수회를 재건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해산 이후 많은 회원들이 세상을 떠났지만 예수회의 교육 사도직에 대한 기억은 사회 전반에 여전히 살아 있었다. 이에 많은 대학들이 새롭게 출발하게 된 예수회에 운영을 부탁하였고 당시 프랑스에서만 86개의 학교가 예수회에 넘겨졌다. 1814년 이후, 예수회는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다. 다시 재건된 예수회는 초기 예수회가 이루었던 교육과 지성사도직, 사목과 선교 등 기존의 많은 성과들을 넘어서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이 이어졌다. 

 

오늘날 112개국에서 모인 1만 6000여명의 전 세계 예수회원들은 약 80개의 관구와 지역구에 속해 있으나 로마의 예수회 총원의 통솔을 받는다. 이들은 모두 각자가 속한 지역을 넘어서 고유한 이냐시오 영성을 살아가며 각자의 맥락에 맞는 사도직을 펼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예수회원을 한 마디로 정의해보라 한다면 아마 이 말이 가장 어울릴지 모른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일하고자 세계 어디로든 떠나고 최전선에서 일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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