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지기, 오십 년지기 #1.예수의 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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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8-03 11:45 조회26,2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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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성·자발성·지속성에서 남다른 동문 모임들
동문 모임은 다양하다. 대부분 학과, 학번, 동아리 등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다. 재학 시절 기본적인 인연이 자연스럽게 동문 모임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졸업 후 직장이나 직능, 종사 분야의 인연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모임도 드물지 않다. 이는 동문들간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주 드물게 위와 같은 인연이나 계기와는 무관하게 결성되어 꾸준히 오래 이어지는 동문 모임도 있다. 학과, 학번, 동아리, 직능, 활동 분야 등을 뛰어넘어 오래 이어지는 동문 모임이다. 그 어떤 이해관계로부터도 자유로운 모임이다. 순수성, 자발성, 지속성 측면에서 남다른 모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모임들 가운데 세 곳을 자세히 소개한다.
가톨릭 신앙과 예수회 정신을 바탕으로 모인 ‘예수의 형제회(형제회)’는 1973년 출범해 올해로 45주년을 맞았다. 故프라이스 신부를 중심으로 모여온 ‘화요가족’은 1976년 시작돼 42년째 이어진다. 골프 모임을 중심으로 선후배 동문 간 친목과 우애를 다지는 ‘강지기’는 2007년부터 시작된 지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했다. 물론 이와 비슷한 성격의 동문 모임은 이밖에도 여럿 더 있다. 이하 내용은 각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김인철(68 국문·형제회), 문영주(이화여대 76학번·화요가족), 이정민(85 사학·강지기) 등 세 분이 보내주신 글을 정리한 것이다. 글을 보내주신 세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글 표정훈(88 철학) 편집인
예수의 형제회, 45년간 한마음․한길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려는 결의와 노력
예수의 형제회(영문 The Brothers in Jesus), 약칭 형제회는 1973년 4월 1일 창립했다. 당시 예수회 수련생이던 유호원(63 독문) 동문이 처음 모임을 발의했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모교 졸업생과 재학생, 가톨릭 신자 동문 등 7명이 모여 발족됐다. 모임의 취지와 목표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예수회 정신(이냐시오 영성)을 본받는다. 둘째,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된다. 셋째, 돈독한 가톨릭 신앙인으로 살아간다. 이러한 목표 아래 회원 각자가 사회생활과 신앙생활 모두에 걸쳐 성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를 다졌다. 형제회는 올해로 45주년을 맞이했다.
창립 회원 7명으로 출발하여 한때 15명 회원(주로 66학번~70학번)이 활동하기도 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외국으로 이민가기도 하고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활동을 접은 회원도 있어, 현재 활동하는 회원은 8명이다. 회원들 대부분이 사회활동 일선에서는 물러났으나, 그 전까지 금융기관, 기업체, 국책연구기관, 대학 등 각자가 속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모교 및 예수회와 긴밀한 관계 속에 활동
현재는 서일호(66 경제) 동문이 회장으로서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안창희(67 수학), 이명규(67 무역), 김인철(68 국문), 최윤주(68 물리), 고옥(69 경제), 박상환(69 무역), 이문호(69 영문) 동문이 회원으로 있다. 신앙생활과 친목을 겸한 모임을 한 달에 한번 정도 갖고 있다. 피정, 성모성월 행사 참석, 천주교성지 순례, 예수회 성직자묘역 성묘 및 야외미사 봉헌, 모교 ‘서강가족을 위한 위령미사’ 참여 등이 주요 연례활동이다.
한때는 기본적으로 매년 1~2회 피정을 가졌는데 예수회 김태관, 안병태, 박홍, 정일우, 김정웅, 박문수, 김정택, 우재명 신부님들이 주로 피정지도를 해주었다. 이 가운데 박문수, 김정택 두 신부님은 현재도 회원들과 자주 함께 하시면서 영성생활을 이끌어주고 계신다. 또, 모교, 예수회, 모교 교목처가 주최·주관하는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활동 원칙이다.
1986년 10월 예수회 서울평창동수련원에서 故김태관 신부님 지도 아래,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 가톨릭 신자 동문 모임인 ‘뉴먼학사회’와 공동으로 서울대 양승규 교수를 초청하여 ‘해방신학재검토’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기도 했다. 이 심포지엄은 형제회 회원들에게 각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작지만 알차고 신실한 모임으로 45년 이어와
지난 4월 부활절은 형제회가 창립 45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회원과 배우자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자축 기념연을 가졌다. 이에 앞서 박문수·김정택 신부님 공동 집전으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형제회는 자랑스럽게 내놓을 실적이나 어떤 사업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45년간 중단 없이 모여왔다는 것, 출발하던 때 가졌던 정신에 충실하면서 변함없이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귀한 일이다.
회원들이 한창 우리 사회의 중추로 활동하던 시기에는, 회원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해외 근무를 위해 외국에 나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에도 국내에 있는 회원들끼리 꾸준히 만나면서 외국에 있는 회원들과 계속 연락하고 소통하면서 모임을 이어왔다. 이렇게 45년간 이어오는 동안 회원 모두가 회장을 여러 차례, 또 총무를 여러 차례 돌아가면서 맡아 왔기 때문에,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모임을 이끌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형제회 창립을 주도했던 유호원 동문과 초대 형제회 회장을 맡아 초석을 놓은 안창희(67 수학) 동문의 역할이 컸다. 형제회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꾸준하게 창립 정신을 이어나가는 게 목표이자 활동 계획이다.
형제회는 회원이 15명에 이르렀을 때부터 작고 알찬 모임으로 남아 있자는 공감대 속에 회원 숫자를 더 이상 늘리지 않았다. 다만 비슷한 취지와 목적의 모임을 후배들이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아마도 그런 모임이 어디선가 이루어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모임이 있다면 형제회가 하나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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