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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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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22 22:34 조회9,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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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5일 별세한 故이봉조(73 정외) 전 총동문회 부회장을 추모하는 원고를 왕선택(84 영문) 동문이 보내왔습니다. YTN 기자인 왕 동문은 통일부 차관을 역임한 고인과 취재 현장에서 만난 이후 오랫동안 교류한 인연이 있습니다. <편집자>

차관님을 처음 만난 건 2002년 5월,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맡고 계실 때 통일부 출입기자 신분으로 인사를 올린 때였습니다. 제가 아는 차관님은 분단의 한계를 넘기 위해 30여 년 동안 통일 대업의 꿈과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하신 해 오신 나라의 큰 일꾼이었습니다. 통일문제에 대한 이론과 지식, 실무 능력, 국내 정치 대응과 대북 협상을 포함한 풍부한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차관님은 대한민국 통일정책 분야 최고의 능력을 갖추신 분이었습니다.

이러하신 나라의 큰 일꾼이 웅지를 제대로 펼치시기 전에 유명을 달리하셨으니 슬프고 원통할 뿐 아니라 통일 대업의 향도를 잃게 되었다는 한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통일문제와 관련해 차관님께서 강조하셨던 사항들을 되새겨보고 이를 후배들에게 알리는 것이,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차관님이 가장 강조하신 것은 통일에 대한 의지였습니다. 우리는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절대로 구경꾼이 되어서는 아니 되며, 어떤 상황에서도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지닌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차관님은 또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을 중시하셨습니다. 북한 정권 타도를 외치면서 사실은 북한 정권을 도와주는 역설, 북한 하는 짓이 밉다고 북한을 그저 비난만 하는 것, 분단 구조에서 생겨난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행태. 차관님은 이런 것들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통일을 멀게 한다고 크게 걱정하시며 전략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균형 감각도 핵심적인 유의사항으로 지목하셨습니다. 통일 문제에서 국내정치적 차원의 접근과 국제정치적 차원의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일 문제를 미국이나 중국을 배제하고 남과 북의 담판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 반대로 미국이나 중국의 정책 결정이 통일의 절대적 변수라고 보는 견해는 균형감각을 상실한 것이라 지적하셨습니다. 통일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효과적인 계획을 갖고 미국, 중국의 지지와 협력을 확보한 조건에서, 우리의 주도로 북한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관님의 구상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전략적이었지만 통일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변질된 상황에서는 제대로 주목받기 어려웠습니다. 차관님마저 돌아가신 지금, 통일문제에 대한 전략적 접근론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진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좌절하기보다는 심기일전하여 차관님이 꿈꾸셨던 통일의 길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후배들이 차관님께 아니 선배님께 드릴 수 있는 최대의 경의(敬意)라고 생각합니다. 차관님,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쉬시고, 대한민국이 통일대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천상에서도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내려 주소서.


2014년 5월 16일
못난 후배 왕선택(84 영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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