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고향 말로 노래하니 참 좋으이더”

재학 시절 ‘에밀레’ 창단 멤버로 1983년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하고, 1994년 강승원(79 물리) 동문이 주도한 그룹 ‘우리 동네 사람들’ 멤버로 활동한 심재경(83 신방) 동문이 첫 번째 솔로 앨범 ‘낙동연가’를 3월 말 발표합니다. 심 동문이 모든 곡을 작사, 작곡, 노래했고, ‘에밀레’와 ‘우리 동네 사람들’ 활동을 함께했던 아내 김혜연(86 영문) 동문과의 듀엣곡도 담길 예정입니다.

“사회생활하면서 나이 먹으니 ‘젊었을 때 자작곡을 더 많이 써 놓을 걸’, ‘녹음하고 앨범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공식 활동을 좀 더 해놓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음반 제작비가 많이 내려간 것도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큰 역할을 했죠. 전에는 앨범을 만들어도 적자를 보기 일쑤여서 열심히 준비해도 다 엎어졌거든요(웃음). 이외에도 최근 활성화된 ‘크라우드 펀딩(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를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 모으는 행위–편집자주) 형식으로 앨범을 먼저 판매해 제작비를 모은 것도 큰 도움 됐습니다.”
 
이번 앨범 주제는 심 동문의 고향인 ‘안동’ 입니다. 타이틀곡 ‘참 좋으이더’는 잔잔한 어쿠 스틱 기타 연주에 안동 사투리로 하는 일상적인 인사말이 가사로 실렸습니다. 심 동문은 “평소 고향을 주제로 한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마땅한 곡이 없었다”라며 “내가 만들어서 불러 보자고 마음먹고, 고향에서 흔히 쓰는 인사말로 가사를 썼다”라고 곡을 쓴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보통 사투리라 하면 개그 소재로 삼거나 낮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투리를 직접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기분 나쁘거든요. 그래서 차분하게 일상에서 쓰이는 사투리를 통해 음악으로서의 사투리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의도는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먼저 공개한 ‘참 좋으이더’는 2개월 만에 10만 뷰(view)를 돌파했고, 댓글에는 ‘고향 생각 나게 해준 노래!’, ‘잠시 잊고 있었던 고향 사투리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립다’라는 등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김광림 안동 국회의원은 의정 보고회 동영상에 심 동문의 허락을 받아 이 곡을 사용했고, 재경예천군민회는 예천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각 지역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그곳 사람들과 같이 노래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얼핏 각 지역마다 그곳을 대표하는 노래가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심 동문은 “‘참 좋으이더’가 안정권에 들어 가면 안동 사투리와는 또 다른 김천, 상주, 포항, 울산 등의 사투리로 바꿔 작업해 볼 예정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앨범이 발매되면 공연도 자주 열 계획이라는 심 동문은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한 파티 형식으로 공연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소는 50명에서 70명 정도가 들어가는 작 은 소극장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연 전 연회로 분위기를 만들고, 그 분위기 그대로 마치 뒤풀이하듯 공연에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미리 정해 놓은 관객이 무대에 올라 함께 공연하는 거죠. 마치 파티처럼.”

이와 함께 심 동문은 서강 가족만을 위한 특별한 무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6월 14일 모교 메리홀에서 열릴 예정인 ‘서강대학교 총동문회 50주년 기념식’에서 펼칠 공연이 그것입니다.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한 심 동문은 “특별한 무대인만큼 특별한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밀레 멤버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후 전업으로 음악 할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잘 풀리지 않더군요. 결국 졸업 후 광고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죠. 그러면서도 음악 활동은 꾸준히 해 왔습니다. 이번 앨범은 50이 된 지금 20대에 못한 도전을 다시 시작하는 첫 발걸음입니다. 잘 지켜봐 주시고, 많이 응원해주세요. 메리홀 에서 뵙겠습니다.”

※ 유튜브(www.youtube.com)에서 ‘참 좋으이더’를 검색하면 심 동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검색 결과에서 동영상 제목 아래에 있는 게시자 ‘심재경’을 클릭하면 심 동문의 유튜브 채널로 이동해 더 많은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