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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울림 단풍절정 문경새재 13km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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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1-08 11:00 조회11,4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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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울림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고갯길, 문경 새재를 걸었습니다. 왕복 13km의 새재 흙길을 2만5000여 걸음으로 완보하며, 하늘과 산이 맞닿은 단풍절정인 고개를 실컷 구경했습니다.

 

지난 10월 26일 이종수(73 경영) 공동회장과 이봉조(73 정외) 전 회장을 비롯한 27명의 서강울림 회원들은, 2시간 넘게 6.5km를 걸어 해발고도 650m 문경새재 3관문 조령관(鳥嶺關) 성곽에 도착했습니다. 도중에 들른 동화원에서, 오미자 막걸리, 파전, 두부김치, 도토리묵, 컵라면을 다량으로 먹은 덕분에 막판 깔딱고개인 ‘낙동강 발원지 오르막길’을 가뿐하게 넘을 수 있었습니다.

 

네티즌이 뽑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문경새재에 오른 일행은, 대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백두대간 조령’ 글자를 새긴 선바위를 배경 삼아 서 있는 사이, 조선시대 영남지방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한양에 과거 보러 가는 심정이 이러했을까 하는 상념이 들었습니다.

 

설명에 의하면 부산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영남대로의 옛길이 대체로 평탄한 길인데, 600m가 넘는 높이의 고갯길이 문경새재 하나뿐이라고 합니다. 인생행로의 변곡점이자 전환점 위에 섰다는 절박한 느낌이 들었겠다 싶었습니다. 들리는 바로는 선비들이 죽령, 추풍령이 아닌 문경을 고집한 이유가 죽령을 넘으면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반면에 문경(聞慶)은 말뜻 그대로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속설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딱 이 자리가, 하늘에서 내린 빗방울이 충북 괴산으로 흘러 한강으로 합류할지, 아니면 경북 문경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릴지 운명이 갈리는 지점이었습니다. 마침 이 날이, 10.26인 시점도 공교로웠습니다.

 

문경새재 황톳길이 올레길, 둘레길의 원형이 된 까닭은, 젊었을 때 문경초등학교에 선생으로 부임한 박정희 대통령이 1974년 비포장 길로 조성하라는 특별지시 덕에 탄생했습니다. 그의 각별한 지시 덕에 만들어진 옛길을, 그가 운명한 날, 그의 딸인 현 대통령이 나온 대학후배들이 걸었다고 연결하니, 절묘했습니다.

 

행복한 문경새재 트레킹은 전적으로 고성학((78 정외) 동문의 공이었습니다. 문경이 고향인데다 역사, 지리, 향토사에 박식하고, 도자기, 술, 찻사발, 민요, 불교에 해박한 고 동문의 ‘문화특강’은 참가자들이 귀를 종긋 세우고 듣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주술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건만 보기도 전에 문경새재의 모든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흔들리는 관광버스에서 들은 ‘귀에 착착 감기는 1시간 30분 강연’에 매료됐기 때문입니다.

 

가령, 문경 새재의 유래를 설명한 대목을 꼽아 보겠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조령(鳥嶺)으로 기록돼 있다는 문헌을 고찰하고선 ①나는 새도 넘기 어려운 고개 ②억새가 우거진 고개 ③하늘재(麻骨嶺)와 이우리재(伊火峴) 사이의 고개 ④새로운 고개라는 뜻에서 나왔다는 다(多)유래설을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야산 이달 선생이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항복을 미리 알고 문경에서 잔치를 벌였다는 얘기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파죽지세로 19일만에 한양에 도착하게 된 과정과 문경새재 1,2,3관에 얽인 사연 ∆백두대간의 산맥이 문경새재를 어떻게 휘돌아 가는지 설명한 대목 ∆일본의 국보 26호인 찻사발 이도다완(井戶茶碗)과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가 근년 들어 문경에서 재연에 나선 조선시대 막사발에 얽힌 얘기 ∆당도와 맛은 최고인데 겉모양이 울퉁불퉁해 과수농가들이 재배를 기피하는 특산품 ‘감홍 사과’의 진면목 등등 야담과 사실(史實)이 구수한 입말로 버무려져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흔히 4대 구라라 하건만 ‘고(高) 구라’ 한명을 더 추가해 ‘대한민국 5대 구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긴급제안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우렁찬 박수소리가 쏟아졌습니다. 고향이 문경인 민영서(81 정외), 예천인 임원현(84 경영) 동문들도 고 동문의 해박함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하산 뒤 만찬은 맛집으로 유명한 새재할머니집에서 석쇠돼지불고기를 결들인 소주, 막걸리 파티로 진행됐습니다. 20여명이 돌아가며 건배사를 하자 술잔이 한없이 돌았습니다.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이규영(75 정외), 이지윤(84 불문), 이창섭(84 국문), 김한글(90 정외) 동문의 건배사에, 딸을 데려온 여문환(85 종교, 총무) 동문, 사회후배와 함께 참석한 김현경(83 사회, 공동회장) 동문의 건배사가 이어지고 또 이어졌고, 술자리도 가을밤처럼 깊어갔습니다.

 

심동철(78 정외) 동문은 “문경새재 힐링투어 덕에 감기몸살이 다 나았다”는 감사를, 고성학 동문은 “고생하셨지만 행복했지요? 향기로운 가을하늘, 은빛바람, 향토스러운 흙냄새에 부드러운 발의 촉감. 이런 날이 많았으면 좋겠네요”라는 후기를 ‘서강울림 밴드’에 남겼습니다. 다음 모임은 11월 28일 열립니다.

<위 사진설명 : 문경새재 흙길의 시작인 제1관문인 주흘관 앞에서 기념촬영>


<(주)한국정보인증 대표이사인 고성학(78 정외) 동문의 버스특강 장면. 동서와 고금을 관통하는 해박한 지식에 구수한 입담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했다>


<기름을 짜는 도구인 기름틀을 닮아 경상도 사투리인 '지름틀 바우'로 불린다.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


<문경새재길 초입에서 코스설명에 집중하는 모습. 서강대 출신답게 학구열이 남달랐다>


<제1관문 주흘관 성벽 앞에서. 임진왜란의 전란를 겪고 축성된 1관문이 만들어진 연원, 당시 축성 공사를 책임진 무신과 백성에 관한 설명을 듣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임원현(84 경영), 심동철(78 정외), 김윤호(81 정외), 부성옥(74 정외) 동문>


<제3관문 조령관을 충북 괴산쪽에 바라본 모습.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차관을 역임한 이봉조(73 정외) 동문이 '문경새재 과거 길'을 새긴 큰돌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경새재 흙길을 밟고 오르는 동문들. 왼쪽부터 여문환(85 종교) 총무와 이지윤(84 불문)-김홍석(82 경제) 동문부부>


<제2관문 조곡관 직전에 인공으로 만들어놓은 조곡폭포의 풍취>


<빗방울이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에, 북쪽으로 흐르면 한강에 합류하기에 낙동강 발원지에 해당하는 '문경초점' 비를 세웠다.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이봉조 전임회장과 이종수(73 경영) 현 공동회장이 정겹게 사진을 찍었다>


<초입 새재비 앞에서. 왼쪽부터 이규영(75 정외), 임희진(87 정외), 임원현, 이봉조, 심동철, 부성옥 동문>


<고개가 있는 고장엔 반드시 민요 '아리랑'이 탄생한다. 문경새재 아리랑을 새긴 돌. 둘째연 '홍두깨 방망이가 며느리 손에 놀아난다'로 돼 있는데, '녹아난다'였을 것이라는 이설이 강력하다> 


<선홍빛의 단풍나무>


<제2관문 조곡관과 다리. 1관문, 3관문이 전란이 끝난 1708년에 축성된 반면 조곡관은 1594년에 축성됐다>


<문경새재길의 종착지, 제3관문 조령관>


<샛노란게 물든 단풍이 햇살과 어우러졌다>


<문경 특산품 감홍사과. 최고의 사과맛을 뒤늦게 알게된 동문들이 귀경하고 나서 추가주문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백두대간 조령을 새긴 선돌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안 보이는 일부 동문들은 제3관문 인근 군막터휴게소에 모여 산채전 안주에 새재주(酒)로 목을 축였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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