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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 서강 출신 여성 장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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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7-06-03 21:15 조회14,7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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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합니다!! 서강출신 여성 장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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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은미(94·독문) 국군기무사령부 비서실 홍보팀 대위, 양혜경(85·생명) 육군 수도군단 군수계획장교(중령), 류영숙(92·사회) 육군항공학교 정훈공보실장(소령), 김수진(96·영문) 정훈장교(대위).

"자상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통솔해"
"군은 여성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곳"
"힘들었던 선택만큼 보람과 자부심도 커"


5월의 어느 토요일 서강 캠퍼스에서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모교 출신 여군 4인방이 서강옛집 인터뷰를 위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양혜경(85·생명) 육군 수도군단 군수계획장교(중령), 류영숙(92·사회) 육군항공학교 정훈공보실장(소령), 김은미(94·독문) 국군기무사령부 비서실 홍보팀 대위,김수진(96·영문) 정훈장교(대위)가 그들.

군인 특유의‘~합니다' ‘~합니까' 하는 말투만 제외한다면 사복차림의 그녀들은 여느 여성과 다름이 없다. KBS 모 드라마에서 나왔던 여군 주인공 나설칠은 늘 군복차림던데 왜 군복을 입지 않느냐고 물었더니“그건 드라마일 뿐"이라고 말한다. 여군은 이미 인기있는 직업이지만 아직까지 일반인에게는 낯선 세계다. 제복과 상하 서열이 중시되는, 남성 중심의 대표적인 조직이 군대다. 이들은 어떻게 그 낯선 세계로 뛰어든 것일까?

4명중 최고참인 양혜경(85 생명) 중령은 외모에서부터 군인다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큰 키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양 동문은 현재 육군 수도군단 군수계획장교로 재직 중이며 오는 11월에 중령으로 진급과 동시에 51사단 대대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RA관과 운동장을 지나며 양 동문은‘반 군대생활(?)’같았다는 그녀의 남다른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워낙 바다를 좋아하는 양 동문은 스킨스쿠버반에서 후배 군기를 잡는 엄한 선배들 밑에서 매일 아침 학교 운동장을 달리며 고된 체력훈련을 했다. 여름방학이면 제주도에서 14박 15일간 스쿠버다이빙 실습을 했다. “서강에서 이미 반 군대생활(?)을 했기 때문에 여군학교에서의 훈련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며 너스레를 떠는 양 동문에겐 군인이 천직인 것 같다.

양 동문은 3학년이 되면서 바로 여군이 되기로 결심했다. “대위로 제대하신 아버지의 옷장에 걸려있던 정갈한 정복의 이미지가 좋았어요. 오래전부터 제 마음 속에 군인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양 동문은 마음 속의 소명을 따라 주저없이 여군에 지원했다. 체력도 좋고 처음 해보는 사격도 잘하여 56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여군학교에 입학하여 1등으로 졸업하는 기록을 만들며 서강 출신 여군 장교 1호가 되었다.

양 동문은 이후, 수방사 특임중대장, 1군 여군대장, 종행교 일반학 교관, 국방부 여군발전단 계획장교, 야전부대 군수실무장교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양 동문은 요즘 갈수록 책임감이 무거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계속 능력을 검증받고 있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강 출신 여성 장교들은 모두 전체 여성 장교의 상위 20%에 드는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서강대라는 이점, 똑똑하고 성실한 학생들을 길러내는 서강의 이미지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군대에서도 서강 출신이라고 하면 “아 친구들은 공부하던 사람들이구나…" 한다며 서강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스마트한 이미지의 류영숙(92 사회) 소령은 학창시절 사회학도답게 데모도 해보고 여성학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었다. 
4학년때 진로 고민을 하던 류 동문은 성차별이 심한 일반 기업체는 가기가 싫었다고 한다. 그래서 NGO나 여군 입대를 고민하다가 보수와 진급에 있어서 남녀가 평등하고 교육적 혜택이 많다는 여군 홍보문구에 마음이 끌렸고“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잘 선택한 것 같다고. 류 동문은 국방부 대변인실 공보장교, 21사단 연대 정훈공보장교, 36사단 정훈교육장교를 거쳐 현재 육군항공학교 정훈공보실장으로서 장병 교육과 부대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예비역 남편과 함께 두 딸의 엄마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여기서 잠깐, 군대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여군 하면 뭔가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남자같은 모습일 거라는 편견을 갖지만 류 소령은 오히려 “군대처럼 남성성이 강한 조직에서는 여성의 자아와 정체성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도 군대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라는 남성우월주의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 많은 여군 장교들이 부대에서 자상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병사들을 통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새로운 군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넷 중 가장 자그마한 체구에 가녀린 이미지를 가진 이가 김은미(94·독문) 대위다. 독문학을 전공한 김 동문은 원래 여군과는 전혀 다른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대학 3학년 때 대령이었던 외삼촌의 강력한 권유를 받아 여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업체 취직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여군은 의무 복무기간이 3년이니까 우선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외삼촌을 제외한 주위 사람들에게는 모두 비밀로 한채 여군에 지원했다. 나중에 김 동문이 군대에 갔다는 사실이 우연히 알려지자 선배들은 물론 교수님까지도 모두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만류했다고 한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야전부대의 소대장을 지내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던 김 동문은 이 길을 계속 가야하나, 고민하면서 장기 복무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다. 사실 오늘의 김은미 대위가 있기까지 류영숙 소령의 역할이 컸다. 김 동문은 그때 국방부에서 근무하던 류 동문을 만나 고민을 털어

놓았는데 “네가 본 군대가 전부가 아니다. 군대에도 똑똑한 사람들이 정말 많고 배울 것이 많다"는 류 동문의 말에 김 동문은 장기복무를 결심, 덕분에 계속 고생(?)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아직 학생같은 느낌이 나는 김수진(96·영문) 정훈장교. 김 동문은 학부제 시행으로 학교에 소속감을 느끼기가 어려웠고 멘토 역할을 해주는 교수님도 선배도 없어서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졸업이 가까웠는데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마음 고생을 했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면서 취직인지 공부인지 생각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마음고생은 계속됐다.


결국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자기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대학시절 방과후 도장에서 검도를 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다. 잠들기 전 혼자 머릿속으로 검술 대련을 할 만큼 푹 빠져 있었다. 그러고보니 자신이 들었던 수업들도 호신술, 택견 등 체육관련 수업이 많았다. “뛰고 구르는걸 좋아하여 이런 걸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여군에 지원하게 됐다" 는 김 동문. 남들보다 조금 늦은 스물여섯에 여군에 지원했다. 처음엔 ‘병과’라는 말뜻도 모르고 지원했지만 잠재력과 소질이 있었던 만큼 일을 즐기고 있고 보람과 자부심도 갖게 되었다. 작년에 결혼한 새내기 주부로 또한 현재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네 명의 씩씩한 여군 동문들은 학교 앞에서 시원한 맥주를 함께 하며 이 날 모임을 계기로 앞으로 이런 자리를 종종 갖기로 했다. “서강옛집에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않는 섬세한 그녀들에게서 서로 이끌어주고 격려 하는 동문들의 끈끈한 정이 느껴졌다. 이 길을 시작한 이유가 어떤 것이든지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은 어딘가 닮아있고 비슷한 삶의 향기를 내고 있었다. 나라와 이웃을 지키는 군인들의 단순하고도 의연한 향기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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