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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학보 동인회, 곰배령 가을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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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0-15 16:11 조회22,4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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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타임스학보 동인회가 10월 12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과 하늘정원’을 품은 곰배령을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이진수(79 영문) 동문을 필두로 80년대 학번들이 주로 참석한 터에 동인회장 조광현(88 경제) 동문이 창졸간에 막내였습니다. 이한기(87 사학) 동문의 가족을 포함해 11명이 참가해 늦가을 산골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곰이 하늘을 향해 배를 내밀고 누워있는 형상이라 이름붙인 곰배령(嶺)은, 백두대간에 속한 봉우리입니다. 산세가 완만하며 야생화, 산나물이 군락을 이뤄 여름엔 ‘천상의 화원’이 되고, 겨울엔 눈으로 덮인 은(銀)세계로 변합니다. 북쪽 점봉산(1424m), 남쪽 가칠봉(1165m) 능선 사이에 놓여 있고, 인접한 ‘작은 점봉산’과 호랑이코빼기가 인상적입니다.

 

동인회의 ‘늦가을 야생화 투어’는, 김철한(81 국문) 동문이 2001년 곰배령에 터잡아 2002년 완성한 손수 지은 집 ‘설피밭 지수네’를 아지트 삼아 추진했습니다. 겨울에 설피(雪皮)를 싣고 다닐 정도로 강설량이 많은 고산 동네이자 진동계곡의 최상류 마을인 설피밭은 행정구역으론 강원도 인제군 진동2리에 속합니다.

 

김 동문은 학창시절 산악반을, 졸업 뒤엔 AFP,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로 활약했습니다. 곰배령 거주민들이 대개 그렇듯, 그도 버젓한 직장, 각박한 도시의 삶 대신 자연의 넉넉한 품을 선택했습니다. 김 동문은, 동인회 한종우(81 사회) 동문과 대학시절 산악반 동기로 각별한 우정을 이어왔고, 학과 후배인 이창섭(84 국문) 동문과는 졸업 뒤에도 언론계에서 인연을 쌓은 사이여서 재회의 반가움이 컸습니다.

 

통나무로 지은 목로주점 풍의 별채는 밤을 지새우며 통음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장작으고 불을 지피는 난로는 취기가 잔잔히 번지게끔 아늑한 분위기를 잡아주었습니다. 준비해 간 전통주, 산사춘, 더덕 막걸리, 소주, 맥주가 전부 동나고, 주인장이 내온 해양심층수로 빚은 설악쌀막걸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흥겹고 행복한 술자리가 계속됐습니다.

 

동인들을 놀라게 한 것은 귀한 버섯이 총출동한 버섯 샤브샤브였습니다. 김 동문은, 손수 다듬은 능이버섯, 목이버섯, 석이버섯, 노루궁뎅이버섯을 양껏 먹게 내왔습니다. 버섯 순위를 매길 때 ‘1 능이, 2 표고, 3 송이’라고 부른다는데 으뜸에 해당하는 능이버섯을 술안주로 먹으니 무척 행복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석이(石耳)버섯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암벽과 절벽 틈새에 자라는 지의류라 구하기 힘든 석이버섯은 산악반 출신 주인장 덕에 맛볼 수 있는 진미였습니다. 한성원(86 경영) 동문은 “생전 처음 맛보는 환상적인 버섯 코스요리”라며 “눈과 입이 즐거운 여행”이라고 품평했습니다.

 

별미 안주는 술꾼들을 발동 걸리게 했습니다. 대접에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주폭탄주를 가득 담아, 돌아가며 양껏 마시는 ‘대학시절 MT 음주문화’를 되살려냈습니다. ‘대접 소폭’은 소주가 다 떨어질 때가지 몇 순배가 돌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노루궁뎅이를 빼닮은 버섯의 식감도 대단했습니다. 이튿날 곰배령 등산을 신경 쓸 계제가 아니었습니다. 취흥은 동인들을 30여년 전으로 되돌려놨습니다. 혈기와 열정 가득하고, 시대의 고민을 외면하지 않았던 80년대로 회춘한 동인들은 불혹과 지천명의 나이를 잊었습니다.

 

시국에 관한 까칠한 토론에 이어,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킨 교육, 환경, 언론 문제를 해결할 쾌도난마식 대책을 언급했습니다.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 학보를 만들던 당시의 고민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밀한 생각까지 거칠 게 없었습니다. 덕분에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이튿날 아침 해장라면, 물곰치탕으로 속풀이를 끝낸 일행은, 곰배령 등정에 나섰습니다. 입에선 술내가 났지만 발걸음은 씩씩했습니다. 강선계곡을 따라 강선마을, 쉼터, 곰배령으로 이어지는 왕복 10km 4시간 코스는, ‘가장 아름다운 숲길’, ‘비밀의 원시림을 간직한 코스’라는 상찬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습니다.

 

늦가을이라 야생화는 다 지고 말았지만, 맑고 수려한 계곡, 아담한 높이의 계곡폭포,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 내린천의 발원지 샘골 등은 감탄사를 불렀습니다. 원시림 곳곳의 고사목, 노거수(老巨樹)가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짙은 녹색의 이끼류는 바위, 나무, 계곡과 공생하고 있었습니다. 큰 나무 줄기에 기생하는 ‘산일엽초’는 정말 신기했습니다. 이밖에 자작나무 군락지, 참나무 숲길, 빽빽하게 자란 잣나무와 소나무 길, 진홍빛으로 물든 단풍나무잎은 산행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막판 오르막을 거쳐 구슬땀을 흘릴 쯤 당도한 곰배령은 동서로 시야가 탁 트인, 5만평 규모의 둔덕이었습니다. 서쪽엔 능선과 연봉(連峰)들이 남쪽을 향해 내달리는 것 같이 물결쳤습니다. 북쪽엔 배를 벌렁 드러내고 누운 곰이 살짝 머리를 치켜든 것처럼 생긴 ‘작은 점봉산(1295m)’이 멋졌습니다.

 

하늘정원 곰배령 야생화는 다 지고 말았지만, 내년 5월 돋아나고 만개할 야생화와 산나물의 장엄할 군락을 상상했습니다. 나무로 만든 데크 탐방로를 따라 움직이며 구경하고, 작은 점봉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산길에 먹어본 산나물전은 독특했고, 동이 난 산야초효소차는 못내 아쉬웠습니다. 이한기 동문의 아들이 시냇물에 담가 놓은 통발엔 금강모치가 수십마리 잡혔습니다. 이별이 아쉬웠지만, 녹작지근한 몸과 귀경길 정체를 감안해 점심을 들지 않고 설피밭 지수네를 떠났습니다.

 

곰배령이 친근한 까닭은, 지난 2009년 3월 방송된 MBC스페셜의 곰배령 사람들, 시청자가 많고 입소문도 났기 때문이겠지만,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동경하기 까닭일 것입니다. 가을정취로 물든 진동(鎭東)계곡을 지나서 대처로 나오자마자 영동고속도로는 단풍구경 나왔다 귀경하는 거북걸음 차량 천지였습니다.


<김철한(81 국문) 동문이 1년간 손수 지은 집 ‘설피밭 지수네’>


<술맛 나는 아늑한 분위기의 별채에 모여 담소하는 모습. 오른쪽 줄 앞부터 시계반대 방향으로 박종일(85 철학), 이창섭(84 국문), 한종우(81 사회), 김철한(81 국문), 소성광(85 철학), 이진수(79 영문), 조광현(88 경제), 이한기(87 사학) 동인과 이한기 동문의 부인>






<곰배령 아래 강선계곡을 따라 오르다 노란색으로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5만평 규모의 풀꽃정원 둔덕, 곰배령에 설치한 나무 테크에 줄지어 선 동임들. 뒤로 보이는 작은 점봉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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