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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는 은사님 명강의⑨ 법학과 서정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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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4-20 11:44 조회11,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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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의 깨끗한 학풍 계승할 인재 필요성 느껴 법학과 개설”

동문회로부터 선생님과의 인터뷰 부탁을 받았을 때 사실 좀 머뭇거렸다. 선생님께서는 평소 제자의 일이라면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고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결혼식 주례도 맡아주셨다. 그런데도 자주 찾아뵙지 못한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를 기회로 그간의 무심함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정년이후 학교를 떠나 계신 선생님의 근황과 건강이 궁금했다.

-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 근교의 산에 오릅니다. 산행이란 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얼마나 좋은 지 모릅니다. 오랜 시간 학교에서 연구와 강의준비 및 보직 교수로서 항상 바쁘기만 하였는데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지요. 그래도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하나가 되어 공부하고 연구하던 그 시간들이 참 좋았어요."

- 부총장을 지내시는 등 오랫동안 보직을 맡으셨는데, 학과 강의와 학교 행정업무로 많이 힘드셨지요?
“서강이 문을 열 무렵 영문학과의 교수로 부임하였는데, 그 무렵은 개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로 매우 바쁘게 지냈지요. 그때 보직교수를 하게 된 인연으로 그 뒤에도 계속 학교 행정을 맡는 계기가 되었어요. 학교에 있을 때 좀 더 많은 시간을 제자들과 함께 했으면 했는데 보직교수를 하다보니 그런 시간이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쉬워요."

- 선생님께서는 영어영문학과, 정치외교학과, 법학과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처음 몇 년 동안 영어영문학과에서 강의를 하다가 일본에 유학하게 됐습니다. 헌법학을 공부하고 학교에 다시 돌아왔지요. 법학과가 생길 때까지는 정치외교학과에서 헌법학을 강의했습니다. 덕택에 문학계, 정계,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에 훌륭한 제자가 많아 좋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서강에서 법학과를 만드는데 산파 역할을 하셨습니다. 법학과 개설의 취지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이라는 제도가 처음 생긴 중세 대학의 경우에도 법학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학문분야였습니다. 또한 서유럽이나 미국의 명문대학은 거의 다 훌륭한 법대를 가지고 있지요. 명문으로 알려진 대학에서 법대는 그 학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서강도 명문사학으로서 면모를 갖추어야할 필요성이 있었던 거지요."

- 법학과를 만들며 기대하는 바도 크셨을 텐데요.
“사실 법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제자들과 함께 법학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서강의 맑고 깨끗한 학풍을 이어받은 제자를 가르치고 싶었어요. 법은 우리 생활 속 거의 대부분에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지요. 따라서 그러한 법을 해석하고 판단하여 적용하는 사람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우리 현실은 그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서강에서 제자를 길러 이 사회에 동량이 되게 하고 싶었던 겁니다." (말씀을 듣고 있으면서, 나는 그런 선생님의 뜻에 부합하는 법조인지 자문하게 되었다.)

- 선생님은 헌법을 강의하시면서‘헌법은 무엇인가’ 라고 저희에게 묻곤 하셨는데, 헌법은 어떤 것입니까?
“헌법은 참으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의를 한다면 사회의 각 구성원들의 공감대적 가치로서 사회를 통합하고 규율하는 국가의 근본규범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 현재 우리사회가 처해있는 헌법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문제되었던 대통령 탄핵 문제와 행정수도 이전 등 중요 국가의사의 정책결정과정 등에서 보았듯이, 최근 우리사회는 대화와 타협은 없고 나와 다른 주장은 무조건 배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공생 공존을 위한 사회통합의 근본규범인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고 자기 이익만 생각한 데서 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하려면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 문제 해결과 공동의 이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학교에는 가끔 방문하십니까? 법학과 소식은 듣고 계시는지요?
“학교에는 그렇게 자주 나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법학과 사정에 대해서는 법학과 교수님과 제자들을 통하여 잘 알고 있지요. 2008년 부터 법조인 양성기관으로 법학전문대학이 생기는데, 아마도 법학전문대학을 유치하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생길 겁니다."

- 법학전문대학원 섯치가 법학과와 서강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군요.
“법학전문대학이 유치된다면 한국 대학사회에서 서강이 차지하는 위상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법학전문대학을 유치하려는 적극성이 결여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최근 동문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유치를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는 등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도움이 된다면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원규(88·법학) 열린법률사무소 변호사


법학도 고뇌 담긴 ‘칼슈미트 사상’ 강의 감명
내가 본 서정호 선생님

저는 서정호 교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처음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여 지금도 그것이 제일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1988년 떨리는 마음으로 대학 입시를 치르고 난 뒤에 면접을 볼 때 처음 뵌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법학과는 신설되어 사회과학 대학내에 속하여 있었던 상태라 김대건관에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강대 법학과의 수많은 응시생들과 복도에서 초초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면접실에 들어선 순간 그 안에는 세분의 교수님이 면접을 위하여 계셨습니다. 서정호 교수님과 지금은 고인이 되신 주영락 교수님(수사님), 오병선 교수님이 자리에 계셨는데,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으로 눈이 부신 상황에서 교수님의 백발은 더욱 빛났고, 저에게는 신선처럼 보였습니다. ‘아 대학교 교수님들은 다 저런가 보다’어린 마음에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후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서정호 교수님은 법학과 1기생인 우리들을 위하여 선배역할을 자청하셔서 신입생 환영회를 교수님들과 직접 하셨고 항상 선배처럼, 아버지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당시 서정호 교수님은 헌법을 담당하였는데, 솔직히 당시 무슨 강의를 하시는지 저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학기 수업을 듣고 난 뒤에 귀에 남은 것은 ‘칼 슈미트’라는 독일 결단주의 학자의 이름과 그의 사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고시 생각이 별로 없었던 저는 그냥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기만 하였는데, 지금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고 난 뒤에 생각하여보니 교수님이 우리들에게 단순히 고시공부를 위한 수업이 아니라, 진정한 법학도로서 고민이 필요한 법철학적인 측면의 수업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교수님에게 고마운 부분은 우리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신 것입니다. 당시 법학과 88학번 동기생들은 1기생 이기에 대학생활 뿐만 아니라 향후 사법고시 공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할 수 있다는 마음과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신 것입니다. 이후 교수님은 학교의 부총장 직책까지 하시면서 법학과의 기초와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하셨고, 지금 법학과 모습의 기초를 만드신 교수님인 것입니다.

언제나 단정한 옷차림과 파이프 담배를 피우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교수님이 그립습니다. 댁에 찾아뵌지 오래 되었는데, 다시 한번 연락을 드려야 겠습니다.

장현우(88·법학) 법률사무소 청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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