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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에서 만난 사람 - 권경률(90 사학)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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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05 09:58 조회21,3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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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

 

팟캐스트․유튜브․저술․강연 넘나드는 왕성한 활동

전문성 바탕, 재미․대중성까지 겸비한 기대주

 

역사 팟캐스트․유튜브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권경률 동문과 만났다. 권 동문은 역사 분야 저술과 칼럼 연재에서 활동의 폭을 넓혀 뉴미디어 역사 콘텐츠 분야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권 동문의 저서로 <조선을 새롭게 하라: 권경률의 역사다큐 7인의 재건자들>, <조선을 만든 위험한 말들> 등이 있으며 페이스북 www.facebook.com/historyryul‘ 역사채널 권경률’에서 그의 콘텐츠와 만날 수 있다.

 

직함을 역사 저술가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른 직함으로?

그런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저 스스로는 ‘역사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역사 관련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 그러니까 넓은 의미에서 작가지요. 보통은 ‘권경률 작가’로 소개됩니다. 작가라고 하면 글 쓰는 사람, 책 쓰는 사람을 떠올리게 되지만 최근에는 작가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어요. 단행본 저술, 칼럼 연재 기고, 팟캐스트 진행 및 출연, 유튜브 등 영상물 콘텐츠 창작 및 진행, 그리고 강연까지 활동 영역이 다양화 되었어요. 지금 말씀드린 활동들은 모두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이기도 합니다.

 

설명을 들으니 더 복잡하게 느껴집니다.(웃음) 한 마디로 정의해주신다면?

그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바꿔 말해보죠. 전통적인 작가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또 무엇보다도 재미있게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교육과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개념도 있습니다만, 비슷한 맥락에서 히스토리테인먼트(historytainment)라는 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저는 히스토리테이너가 되나요?(웃음)

 

팟캐스트 ‘권경률의 낭독 한국사’가 역사 분야 팟캐스트에서 자리 잡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팟캐스트 ‘역사채널 권경률’로 리뉴얼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시시콜콜 한국사 어워즈’를 진행 중이고요. ‘낭독 한국사’는 우리 역사의 중요한 문헌을 낭독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예컨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앞두고, 또 명량대첩 직후 <난중일기>에 남긴 기록을 낭독해보면 당시 상황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옵니다. 최근 팟캐스트와 유튜브에 인문학 관련 주제들이 제법 많습니다만, 새로운 미디어와 역사․ 인문의 만남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대단히 큰 질문이긴 합니다만, 역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E.H 카아 정도의 대가가 아닌데(웃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역사란 무엇인가? 지금의 제 수준에서 생각해보면, 역사는 ‘세상돌아가는 일’입니다. 바꿔 말하면 ‘시사(時事)가 역사이고 역사는 시사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역사라고 하면 먼 옛날의 일이자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현재의 모든 일이 과거와 연결돼 있고 과거의 모든 일이 현재와 연결돼 있거든요. 그래서 역사는 늘 현재의 관점에서 재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거고요. 

 

역사에 대한 그런 관점이 현재 활동에 반영되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저의 유튜브 콘텐츠인 ‘시시콜콜 한국사 어워즈’가 경기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영상콘텐츠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그야말로 시시콜콜한 현재의 일상적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역사 속 베스트를 선정해보는 콘텐츠입니다. 이런 걸 한번 생각해보세요. 역사 인물 가운데 직장 상사로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은 누구일까? 어떤 분은 세종대왕이라고 하더군요. 세종대왕이 일에 무섭도록 몰두하는 워커홀릭, 사실상 일 중독자였다고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 상사 밑에서 일하게 되면….(웃음) 역사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근해보고 생각해보면 역사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어요. 중고등학생들에게 역사 과목은 대표적인 암기 과목으로 다가옵니다만, 오늘날 나 자신과 내 주변의 문제에서부터 일상적인 차원에서 접근해보면 역사처럼 재미있는 게 없어요. 그런 접근 포인트와 플랫폼을 제공해드리는 게 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역사 관련 저술과 콘텐츠 창작 활동을 하면서 어떤 점에 가장 주안점을 두시는지요?

‘재미’입니다. 사람들이 가급적 최대한 재미있게 역사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러자면 제가 먼저 재미를 느끼고 재미있게 작업해야 합니다. 창작자 자신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걸 가지고서 다른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재미를 우선한다고 해서 역사학적 엄밀성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를 추구할수록 더욱 엄격하게 고증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 역사학의 학문적 성과들을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전문성에 바탕을 둔 대중성이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중의 흥미에만 영합하려 한다면 지속가능한 콘텐츠가되기 어려워요. 앞으로도 이 점을 늘 염두에 두고자 합니다.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측면이 바로 인물입니다. 수많은 역사 인물들 가운데 어떤 인물에 관심이 가는지 궁금합니다.

한두 명을 꼽기는 참 어렵겠습니다만, 일단 먼저 조선 중기의 허균(1569~1618)이 떠오릅니다. <홍길동전>의저자로 유명합니다만,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한 혁명가였다고도 볼 수 있지요. 유교 이념에 바탕을 둔 예교(禮敎) 사회를 지향했던 조선의 현실에서 허균의 삶과 생각은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대단한 문장가이기도 했고요. 자신이 살던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단연 매력적입니다. 지체 높은 명문가에서 태어나 조선 사회의 주류에 속했지만, 주류에 안주하지 않고 늘 바깥과 너머를 지향한 인물입니다. 역사가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에게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신채호 선생이라고 하면 민족주의 사학자로, 또 아나키즘으로도 유명합니다만 저는 그 분이 역사의 지평과 범위를 다채롭게 했다고 봐요. 예컨대 단재 선생이 <유화전>, <일목대왕의 철추>, <백세노승의 미인담> 등을 비롯해서 소설도 많이 썼습니다. 이 가운데 <일목대왕의 철추>는 후삼국 시대 궁예 이야기인데, 이른바 정사(正史)의 빈틈을 파고들어 문학적 상상력으로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이 점은 제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과도 통하지요.

 

모교 사학과의 학풍이랄까, 특징이랄까요. 그런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비판적이지요. 여기에서 비판은 지금까지 당연시되어온 것, 기존에 확립되어 있는 학설, 다수가 인정하는 주장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의 비판은 곧 지성(知性)이라는 말과 직결됩니다. 지성이란 곧 비판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때 혼자서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그러자면 탄탄한 근거를 갖추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모교 사학과는 이미 확립된 주류 학설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봐요.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지성의 힘을 펼쳐온 셈인데, 제가 모교 사학과에서 배운 건 역사적 지식도 지식이지만 바로 그런 힘의 중요성입니다. 어디 사학과뿐이겠습니까. 범위를 넓히면 서강의 인문학 전통 전반이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학풍뿐만 아니라 서강 동문들의 성향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소수 정예라는 특징과도 통하는 성향이지요. 소수가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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