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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모험으로 성장하는 삶 – 여행작가 조은수(09철학,심리) 동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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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1-26 09:00 조회22,6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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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모험으로 성장하는 삶 – 여행작가 조은수(09철학,심리) 동문 인터뷰 

 

서포터즈 1기 한수민(21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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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는 것.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로망 중 하나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해방감과 자유는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할 새로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모험을 떠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조은수 동문은 끊임없이 모험에 도전하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변화시켰다. 동문은 스물셋, 오랜 방황 끝에 아프리카로 떠났다. 약 1년 간 아프리카를 떠돌며 ‘살아갈 이유’를 찾은 동문은 여행을 통해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고 아프리카 여행기,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를 출판했다. 이후 북극권을 개썰매로 횡단하고, 다시 북극권으로 돌아가 북극권 440Km를 걷는 모험을 떠났다. 여행을 하며 겪은 수많은 경험은 ‘진정한 나다움’을 생각해보게 했고, 동문을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게 했다.

 무엇 하나 계획되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용기 있는 결심과 그 속에서 마주친 우연들이 동문을, 동문의 삶을 변화시켰다. 

 모험에 대한 열망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매 순간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조은수 동문, 그를 만나 탐험가로서, 여행작가로서, 서강인으로서의 ‘조은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본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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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철학/심리 09 조은수라고 합니다. 여행기, 콘텐츠, 테크니컬 라이팅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Q. 현재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요즈음 관심 가지시는 주제나 관심사가 있으시다면요?

 

 현재는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가공하는 스타트업에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일을 하고, 주말에는 강아지와 함께 등산하고 캠핑 다니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요즘 들어 일이 너무 바빠져 시간 내서 캠핑 가기도 굉장히 힘들지만, 틈 나는 대로 새로운 모험을 떠날 궁리를 하고 있죠.

 

방황하던 스물셋, 한국을 떠나 넓은 세상과 마주하다 : 탐험가 조은수 


Q. 동문님에게 ‘여행작가’라는 정체성을 부여한 책은 동문님의 아프리카 여행을 담은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라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 여행기’로 동문님을 알고 계실 것 같아요. 책을 출판한 후, 학교 매체와도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죠. 하지만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 중에는 동문님의 책, 인터뷰를 읽지 않으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을 위해 본인의 아프리카 장기 여행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19살 때 오빠가 암으로 죽었습니다. 그때부터 끊임없이 삶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나는 왜 태어나 왜 살아가는지, 어째서 목숨이라는 것이 이렇게 덧없는지, 삶의 의미라는 건 뭔지. 평생 말 잘 듣는 모범생으로 살아와서, 스스로의 삶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거든요. 어느 순간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공포가 엄습했죠.

 그렇게 몇 년간 방황을 하다 보니 우울증이 심하게 찾아왔었어요. 문득 지구 반대편,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먼 땅이던 아프리카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생각이 드는 즉시, 무언가에 홀린 듯 수업에 들어가는 대신 휴학계를 써 냈어요. 그리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 표와 배낭, 어느 정도의 여행비를 마련했을 즈음, 머리를 짧게 자르고 돌아올 기약 없이 북수단행 편도 티켓을 끊어 떠났습니다. 아마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라는 곳은 미지의 땅인 동시에 온갖 위험으로 도사리고 있을 것만 같았어요. 삶에 미련이 남지 않았던 저는 살면서 해보지 않은 일들을 저지르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수단에서 만난 친구와 사막으로 캠핑 다니기, 영어 선생으로 취업하기, 배 위에서 낚시해서 먹고살기, 에티오피아 산속에 들어가서 그곳의 가족들과 삶 꾸려나가기, 마사이족 친구들과 사바나 초원으로 들어가 양을 치고 젖을 짜며 잠자리 신세 지기, 콩고민주공화국의 깡패 패거리들과 말싸움 벌이기.

 정신을 차리고 보니 14개월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 죽음이 두려워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이야기예요.

 

 Q. 아프리카 여행 이후, 북극권 330Km를 개썰매로 횡단하고, 스웨덴 오지 440Km를 걷는 등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모험을 하셨죠. 이 모험들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스웨덴의 아웃도어 기업인 피엘라벤에서 스칸디나비아 북극권 330km를 개썰매로 횡단할 팀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가 운 좋게 한국 대표로 선발되게 됐죠. 5박 6일 동안 개썰매로 이동하며 영하 25도의 날씨에서 비박하는 법을 배웠어요. 저는 배낭여행은 오래 다녔지만, 캠핑 같은 아웃도어에는 문외한이었거든요. 생전 처음 느껴보는 차원의 추위에 생사를 오가는 5박 6일이었습니다.

 여정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이 있었는데, 저는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기는 아깝다는 생각이었나 봐요. 왜냐하면 제게는 피엘라벤에서 지급해 준 생존 장비들이 있었거든요.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대신에, 저는 다시 기차를 타고 북극권으로 돌아가 이번에는 발로 걸어서 440km를 횡단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25kg의 배낭을 짊어지고 37일 동안 홀로 북극권 야생을 걸었죠.

 

Q. 최근 코로나 때문에 여러 여행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여행가인 동문님이 코로나 시국에 추구하시는 여행 형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벨지언 셰퍼드를 한 마리 키우고 있어요. 체력과 호기심이 넘쳐, 보통 군견으로 쓰이는 견종이죠. 어느 날 강아지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친구에게도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이제는 주말이면 강아지를 데리고 산으로 바다로 떠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산보다는 아무도 없는 조용한 자연을 찾아 같이 등산을 하고 텐트를 칩니다. 코로나 시국 때문이기도 하지만, 등산객들이 다니는 일반 등산로에서는 강아지가 편히 뛰어놀기 어렵거든요. 

 야산을 찾아다니는 덕분에 밤에는 고라니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거나, 멧돼지 숨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 적도 있어요. 강아지를 지키기 위해 조용히 칼을 뽑아들고 텐트 밖으로 나갔었죠.

 여름이면 강원도 해변으로 가서 함께 바다 수영을 즐기곤 합니다. 강아지가 제일 좋아하는 게 수영하면서 하는 공놀이거든요. 이게 왜 재밌는지 저도 모르겠는데, 그냥 몇 시간이고 같이 수영하고 있으면 정말 신나고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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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반적인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모험에 가까운 여행을 많이 떠나셨습니다. 동문님이 오지 여행을 비롯해 소위 ‘하드’한 여행에 도전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이러한 여행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한 동력과 계기가 있다면요?

 

 특별히 하드한 여행에 도전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아프리카도 그렇고 북극권도 그렇고 ‘여행’을 가려는 목적은 아니었거든요.

 아프리카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 아프리카에 갔고, 내가 혼자 살아남을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져 북극권에 갔어요. 북극권에서 조난 당할 줄 알았더라면 못 가지 않았을까요. 저는 초짜였고, 기상 이변이 있을 거라는 계산은 없었거든요.

 한국에서 다니는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그냥 강아지를 데리고 조용한 산속에서 오붓하게 캠핑을 즐기고 싶었을 뿐인데, 거기가 멧돼지 출몰 지역일 줄은 몰랐죠. 정말 몰랐어요. 고라니가 떼로 다닐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Q. 동문님이 겪으셨던 여행과 수많은 모험들이 동문님의 삶과 마음가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우리는 어쩌면 가진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버둥거리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끼는 물건들도, 곱고 흰 피부도, 흘러가는 시간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러나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고, 작열하는 태양에 피부에 화상을 입고, 남들이 생산적으로 살고 있는 시간을 흘려보내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켜보려고 발버둥 치다 되려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면 ‘나’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돼요.

 에티오피아에서 흡혈 벌레에게 물린 상처들이 감염되어 팔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통보를 들은 적이 있어요. ‘아프리카를 떠돌다 팔 다리를 잃은 여자’라는 수식어도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죠. 팔 다리가 없다고 내가 조은수가 아닌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다면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지? 나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저는 내면 깊숙이 자리한 욕망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요즘도 때때로 잊어버리곤 합니다. 바쁜 도시 속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사는 일상 속에서 나답게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Q. 대학생을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자유로운 배낭여행에 로망이 있을 것 같아요. 수많은 배낭여행을 떠난 동문님께서 자유로운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1. 한 번쯤 완전히 낯선 곳에 자기 자신을 떨어트려 보세요. 내가 익숙한 장소, 사람, 음식, 문화, 모든 관습을 벗어나 세상을 마주해 보세요. 그리고 그런 곳에서 문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나가는지 한번 스스로 지켜보세요.

 

2. 혼자서 여행을 해보세요. 그리고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롯이 나만의 욕망에 따라 움직여 보세요. 내가 원하는 길, 내가 먹고 싶은 음식,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가까운 사람들과 부대끼는 환경 속에서는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 알아채기 쉽지 않거든요.

 

3. 가진 것들을 잃어 보세요. 내가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또 내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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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여행을 기록하다 : 여행작가 조은수 

 

Q. 동문님의 첫 저서인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의 출판은 동문님의 블로그 연재가 계기가 되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에도 블로그에 본인의 여행을 기록하고 계신데, 본인의 여행을 끊임없이 기록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행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생각, 내 눈으로 보고 있는 풍경, 그때의 느낌은 시간이 지나면 영영 잊혀지게 되거든요.

 

Q. 책으로 출판된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를 포함해, 동문님의 여행기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북수단의 길거리에서 우연히 또래의 남자애를 만났어요. 북수단은 아프리카에서의 첫 여행지였고, 제가 가장 삐뚤고 삶에 미련이 없을 때였거든요. 아프리카 편도행 비행기를 끊어 무작정 왔다는 제게 “나는 내가 제일 미친놈인 줄 알고 살았는데, 넌 진짜 미친년이구나” 하더라고요.

 “뭐 어쩌라고”하고 대답하긴 했지만, 우린 그 후로 매일 함께 모험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스박스에 콜라 몇 캔 던져 넣고 사막으로 캠핑을 가거나, 나일강에서 세일링을 하며 수다를 떠는 거예요. 그러다 집에 가기 싫어지면 아무 무인도에 정박해서 야영을 하는 거죠. 나중에 제가 다른 도시에서 영어 선생으로 일자리를 찾았을 때에도 그 애는 저와 함께 했어요. 학원 원장과 대판 싸우고 쫓겨났을 때, 그 애와 함께 배 위에 살면서 낚시를 해서 먹고살기도 했습니다. 낚시를 해본 적도 없는 제가 맨손으로 고기를 낚아 올려 저녁거리를 마련해야 할 줄은 그땐 몰랐죠.

 

Q. 현재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 이후의 여행기 집필, 출판 계획이 있으신가요?

 

 북극권 횡단기를 작업하고 있는데, 사실 언제 세상 빛을 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회사 생활이 바빠 원고에 손을 못 댄지 몇 달 됐거든요.

 

Q. 동문님을 소개하는 글에는 ‘여행작가’라는 말이 항상 붙습니다. 과거 인터뷰를 보면 ‘여행작가’가 전업이 될지, 부업이 될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렇다면 2022년 현재에는 본인을 설명하는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여행작가’ 이외에도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좀 웃긴 얘긴데, 저는 현재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를 가공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근데 이게 또 그렇게 적성에 맞을 줄은 몰랐지 뭐예요. 찢어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느긋하게 아프리카를 떠돌던 한량이자 히피였던 저는 이제 ‘빨리빨리’의 상징인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IT업계에서 워커홀릭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삶은 정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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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이 나에게 남긴 것 : 서강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들

 

Q. 서강대학교에서 본인은 어떤 학생이었다고 생각하나요?

 

 아마 동기들은 저를 잘 기억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항상 어딘가를 싸돌아 다녔거든요. 필수 교양이나 전공 수업들보다는 타전공 수업이나 뜬금없는 교양 과목 강의실에서나 저를 찾아볼 수 있었죠.

 늘 1년의 반은 한국에 없었어요. 교환 학생으로 뉴욕에 가있거나, 장학금을 타서 캘리포니아에 공부를 하러 갔죠. 사실 공부는 핑계였고, 첫사랑을 보러 갔었어요. 그러다 결국은 어느날 잠적하고는 아프리카에 갔다는 소식만 들렸겠죠.

 새벽 6시까지 술을 퍼 마시다 9시 첫 수업을 꼬박 들어가고, 그런 와중에 시험 공부도 따박따박 하곤 했으니 여러 의미로 참 열심히도 사는 친구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체력이 어떻게 그렇게 좋았나 모르겠어요.

 

Q. 인상깊었던 수업이나 교수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인간의 심리를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한번 알아보고자 심리학과에 진학했는데, 거기서 신미성 교수님을 만났어요.

 갓 성인이 된 저는 오빠를 잃은 슬픔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 뒤늦은 반항기로 방황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항상 정체를 알 수 없는 터질 듯한 감정으로 가득하던 시기였어요. 교수님의 따뜻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 그러면서도 사람을 꿰뚫는 듯한 눈빛에 알 수 없이 끌렸죠. 그냥 누구에게라도 터질 것만 같은 이 감정들을 털어놓고 싶어 교수님께 면담을 신청했어요.

교수님과 학교 밖의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 저는 제가 공공장소에서 대낮부터 그렇게 눈물 콧물을 다 빼고 오열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교수님이 하는 말들은 따뜻한 위로나 공감과는 거리가 있는, 어떻게 보면 냉정하게 들리는 말들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러나 그렇게 마음에 큰 위로를 받은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교수님이 너무 뵙고 싶어요.

 

Q. 본인에게 서강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또, 서강에서의 배움이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저는 대학 생활을 정말 사랑했어요. 엄한 집안에서 온실 속 화초로 자라온 제게 성인으로 마주한 세상은 새롭고 신기한 것들 투성이였거든요. 그런 제게 서강대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였어요. 궁금한 게 생기면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강의를 찾아가 듣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교수님 사무실을 찾아갔죠. 학점을 인정받지 못해도 상관 없었어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궁금증들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마음껏 찾아가 수업을 듣고,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또 언제든 하던 것들을 멈추고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간이 살면서 많지는 않잖아요. 게다가 그걸 전업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 생활은 제게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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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의 삶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 비전은 무엇인가요?

 

 목표와 비전을 정해두고 있지는 않아요. 현재 내 안의 욕망에 충실하고,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내고, 행복을 쌓아나가다 보면 언젠가 또 새로운 길 위에 있지 않을까요?

 

Q. 이 인터뷰를 보시는 서강대학교 동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학 생활에서 최대한 뽑아 먹을 거 다 뽑아 먹으세요! 수업도 마음껏 듣고, 교수님께 면담도 마구 신청하세요. 친구들이랑 진탕 술도 먹어보고, 궁금했던 취미 활동도 해보세요. 세상에 있는 온갖 것들을 다 해보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조금씩 알게 될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분명히 알고 그걸 즐기는 삶은 너무 행복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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