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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신영복 선생 강연콘서트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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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4-06 18:35 조회7,9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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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신영복 선생의 강의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습니다. 정재경장학회(대표 박석준 78 경제)가 주최하고, 서강동문장학회(이사장 김호연 74 무역)가 후원한 ‘신영복 선생과의 대화’ 공개강연이 3월 8일 저녁 메리홀에서 열렸고, ‘공부란 무엇인가’ 주제의 강연내용에 심취한 동문, 재학생, 일반인 등 380여 관객들의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내공 깊은 분의 울림 큰 강의였다”(예수회 신부), “깊은 성찰에서 우러나는 설명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70학번 동문), “공부의 참뜻을 체감하도록 이끄는 강연 동영상을 구해서 고시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예수회 수사) 등 메리홀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이 밝았고, 메리홀 로비에서 감사인사를 전하고자 기다리는 동문들이 많았습니다.

앞서 정재경장학회는 2월 4일, 장학금 기부동문과 재학생들에게 훌륭한 강연을 접할 기회를 주려고 성공회대 석좌교수인 신영복 선생의 강연과 ‘더 숲 트리오’의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이 강연콘서트는 이종회(78 사학) 동문의 제안과 섭외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서강동문장학회가 메리홀에 공문을 보냈고, 메리홀 공연을 담당하는 박정영(83 국문) 동문이 흔쾌히 사용허가를 내줘 성사됐습니다.

이날 메리홀 강연 시작 전에, 간략하게 2013학년도 1학기 장학증서수여식이 거행됐습니다. 강유정(08 사학), 정민주(11 수학) 후배를 비롯한 8명의 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총 2000만원을 학자금으로 지급했습니다. 장학생 중에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해고노동자의 대학생 자녀도 포함됐습니다. 정용수(81 사학), 조선래(81 독문) 동문이 일일이 장학증서를 주며 격려했습니다. 사회는 김현정(87 사학) 동문이 맡았습니다.

정재경장학회를 대표해 박석준(78 경제) 동문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어렵게 학문의 길을 걸어온 동양사 연구자 고(故) 정재경(82 사학) 동문이 암으로 2010년 4월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지를 받들어, 그가 남긴 전 재산에 뜻을 함께 하는 선후배들이 십시일반 더해 출범한 것이 정재경장학회”라며 “지금까지 4학기에 걸쳐 21명에게 총 485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고 현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늘 강연은 장학회를 돕는 사람들을 위한 ‘후원의 밤’ 성격도 있으니 깊은 말씀과 멋진 노래공연을 들으면서 뜻 깊은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강연주제는 ‘공부란 무엇인가’였습니다. 먼저 갑골문자로 새겨진 공부(工夫)란 말뜻을 조근조근 풀이했습니다. “공(工)이란 글자는 하늘(一)과 땅(一)을 연결(亅)하는 것이며, 연결주체는 바로 노동하는 사람(夫)이라는 뜻”이라며 “천지를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것, 세상과 인간을 성찰하는 것이 공부”라고 설파했습니다. 여기에 “모든 생물은 공부하고 있다. 왜냐하면 생명체는 살고자 자신이 처한 세상을 인식하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존재론적 인식론에 바탕한 잘못된 편견을 극복하는 공부법’을 강조했습니다. “근대를 관철해온 흐름은 자기존재를 배타적으로 키워온 것”이라며 “흡수, 합병, (해외)팽창의 추구가 가져온 결과는, 참혹한 식민지, 전쟁, 학살, 제노사이드(인종청소)였고 그 참상은 현대까지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깨트려 세운 것은 “이전까지 감히 못한 근대의 새로운 발상을 보여준 쾌거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폭력행사였다”며 “생명을 해칠 수 있기에 누구도 하려 들지 않았던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공부란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세시절 마녀사냥을 예로 들며 “지배이데올로기, 주류담론의 문맥(文脈)에 갇히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중세 400년간 마녀사냥이란 이름으로 처형되거나 화형에 처한 사람이 300~400만명에 달하는데, 개중에는 스스로 마녀라고 자인하며 처형된 여성도 많은데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면서 “무지몽매한 암흑의 1000년간 강고하게 형성된 문맥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기에 신 선생은 “갇혀 있는 틀을 깨라”고 일갈하며 “공부는 망치로 하는 것”이며 “아는 것보다 사랑하는 쪽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근대의 문맥을 해체하려던 프랑스 철학자 푸코를 거명하면서 근대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감옥, 군대, 병원, 학교, 공장)을 거치면 모든 사람이 네모반듯한 벽돌로 양산되는데, 이것은 자유롭고 합리적이며 주관적인 인간상을 망실하는 과정이기에 안타깝다는 토로였습니다.

이어 ‘머리→가슴→발로 이어지는 공부’을 언급했습니다. 뇌의 전두엽을 이용해 분석하고 대상화(他者化)하는 ‘책상물림 공부’에서 가슴으로 관계를 조직(組織)하는 공부로, 또 ‘지금 여기’ 삶의 터전을 지속가능한 세상으로 만드는 고행(苦行)과 구도(求道)의 공부로 거듭나기를 희망했습니다. “가장 낮아지는 것이 공부”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중심과 변방에 관한 지론’도 펼쳐보였습니다. “진짜 공부는 변방에서 한다”며 “변방은 창조의 공간이다. 서자 출신의 연암 박지원을 봐라. 변방이기에 누리는 자유로움 덕분에 <열하일기>의 창조성이 빛났다”고 말했습니다. “중심부는 지킬 뿐이지, 꽃은 변방에서 핀다”며 “변방의 역동적인 문화가 중심부에 주입되지 않았다면 중국문명은 성립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남아메리카 라틴문명의 저력은, 유럽과 싸워서 얻은 독립의 힘에서 엿볼 수 있는데, 그 힘은 스스로를 유럽 백인문화의 변방으로 인식하지 않은,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신 선생의 이날 강연은, 직접 그린 그림을 일일이 보여주고 해설을 곁들이는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아울러 20년 수감생활(5년간 독방)의 경험에 자칭 ‘감옥전문가’의 안목, 그리고 재소자들과 더불어 살며 깨달은 통절한 반성을 술회하며, 공부의 참뜻을 깨우치게 해주었습니다. 아울러 '처음처럼'을 비롯해 손수 쓴 글씨 3점을 정재경장학회에 기증했으며, 정재경장학회는 참석한 관객들에게 추첨을 거쳐 증정했습니다.

강연에 이은 성공회대 교수중창단 ‘더 숲 트리오’의 공연도 일품이었습니다. 스스로 ‘신영복 선생 강연회의 별책부록’이라고 소개하면서도 “가끔은 부록 덕에 책을 구입하기도 하며, 때론 부록이 나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김창남(신방과), 김진업, 박경태(사회과학부) 교수의 구수한 입담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트렸습니다.

국내 최초, 교수진만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밴드답게 멋진 화음으로 <뭉게구름>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너와 나의 땅> <행복의 나라>를 열창했고, 영화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의 주제곡 을 신곡발표하면서, 메리홀을 관객들과의 합창의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이효율(75 물리), 길의진(81 영문), 정용수(81 사학), 고현주(82 정외), 정요한(82 사학), 김정순(83 국문) 동문의 협찬에 힘입었으며, 행사준비와 홍보에는 총동문회 사무국의 도움이 컸습니다. 관객 중에는 정훈(70 신방)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김정택(71 철학) 재단이사장, 백인호 사학과 교수와 민주동우회 전원배(82 정외) 회장과 박석률(70 경제), 김선택(74 경제) 동문 등이 참석했습니다. 학번 중에는 81학번이 가장 많이 참석해 40여명에 달했습니다.






<강연콘서트를 알리는 리플릿, 교내 곳곳에 붙인 현수막, 메리홀 외벽에 붙인 대형 플랜카드>


<정재경장학회를 대표해 인사말하는 박석준(78 경제) 동문>


<사회를 맡은 김현정(87 사학) 동문>


<장학생들에게 증서를 수여하는 정용수(81 사학) 동문>












<신영복 교수는 손수 그린 그림과 글씨를 곁들인 자료를 준비해 강연했다>


<구수한 입담과 멋진 화음을 선보인 성공회대 교수 남성중창단 '더 숲 트리오'의 공연 모습>


<신영복 교수는 이날 정재경장학회에 손수 쓴 글씨 3점을 기증했고, 장학회는 이날 강연콘서트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의미를 담은' 추첨으로 귀한 글씨 3점을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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