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10주년] 아트&테크놀로지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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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현 작성일22-05-10 15:19 조회11,57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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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텍이 뭐하는 학과예요?” 10년 전, 어쩌면 지금 이 순간까지도 대한민국에서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를 다닌다고 말하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질문이다. ‘Art’와 ‘Technology’를 결합하여 한국형 스티브잡스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 설립된 학과인 것은 맞으나, 뚜렷하게 정해진 것이 없어서 학과의 정체성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학생들과 교수들도 아텍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에 각기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 아텍이란 그야말로 미지수 ‘X’와도 같은 것이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지수 X에 관한 방정식을 정확히 푼 사람은 없다. 각자의 답만이 있을 뿐, 미지수 X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존재한다.
그럼에도 많은 아텍인들은 X에 대하여 각자가 도출한 답으로 융합형 인재가 되어 우리 사회의 창의와 혁신 분야에서 큰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열쇠가 된 아텍이 10년 동안 어떻게 성장해왔고, 앞으로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아트&테크놀로지 1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X>를 통해 확인해보자. (https://youtu.be/_GNQDgsa5GE)
송태경 서강대학교 교학부총장 (영상 06:20)
아트앤테크놀로지는 이과, 문과, 예체능에 관계없이 선발하는 동시에 학문 간의 융합을 시도한 세계 최초의 학과로 시작됐다. 이에 한국에서도 창의융합형 인재가 대학 수준에서 길러질 수 있음에 입시생뿐만 아니라 교수진 역시 학과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늘 박수만을 받기는 어렵다. 오히려 초기에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아텍은 신설 당시 별도의 전공 건물이나 공간을 갖지 못했다. 다산관에서 시작한 아텍인들은 랩(LAB) 시설을 빌려 써야 하는 입장이어서 밤을 새는 작업을 하는 데 타 학과로부터 불편한 눈초리를 많이 받아야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끈끈한 전우애를 보인 아텍인에게도 전공 건물과 전문 랩실이 생기는 기회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아텍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부자 2명의 진심어린 관심이 한몫했다.
신영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 (영상 09:02)
신영균 명예회장은 아텍 교육 목표인 ‘글로벌 창의융합인재 양성’에 응하여 2012년에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에 10억 원을 기부했고, “절대 게을리할 생각을 하면 안 되고 나도 뭘 하나를 만들어 내야 되겠다, 이런 집념을 가지고 열심히들 하라고” 하며 아텍인의 마음에 열정을 불어넣었다. 덕분에 아텍 학생들은 하비에르관(X관) 4층 전공 건물에, 그의 이름을 기념한 ‘신영균 스튜디오(X432)’와 각종 전문 랩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의 기부금으로 ‘신영균 해외탐방 프로그램(신탐프)’을 매년 개최할 수 있었는데, 신탐프는 학생과 교수가 함께 해외로 떠나 각종 전시와 문화를 탐방하며 경험의 폭을 확장하는 데 취지를 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신탐프에 참여한 학생들 대다수는 ‘이 나이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 ‘작업에 필요한 창의성을 기르는 데 초석이 되었다.’라고 하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 권혁빈(92 전자) 동문은 2014년에 스마일게이트-아트&테크놀로지 센터를 설립하는 데 기부했다. 센터는, 존재하지도 않던 하비에르관 4층 위인 5층에 건설되었는데, 당시 학생들에게 적잖은 놀라움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센터에는 최첨단 시설을 보유한 Immersive Hall, Computer LAB, Sound Studio, Fabrication LAB, Art Studio, Imagination Café 등이 들어섰다. 스마일게이트-아트&테크놀로지 센터는 학생들이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곳, 상상한 것을 창조할 수 있는 곳으로서, 아텍인의 창작 욕구를 자극하여 실제 결과물을 낼 수 있게 만들었다. 권혁빈 동문은 “일반적인 도서관에서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아니어서 환경이 필요하겠다, 기부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아텍은 기부자 2명과의 특별한 인연에 힘입어 CK-II 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2014-2019), AR/VR 가상증강현실 전문인력양성사업(2020-2025)에 선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산업을 주도할 인재 양성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좌: Immersive Hall, 우: Computer LAB
아트앤테크놀로지 학생들은 실제 수업에서 무엇을 배울까? 우선 아텍인들은 ‘Learning by Doing’이라는 메시지 하에 디자인, 코딩, 3D 모델링 등을 다루는 실습과 과제를 매번 수행한다. 대부분의 아텍인들의 말에 귀기울여 보면, 그들의 과제는 늘 난관에 봉착한다고 한다. ‘이런 건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그들은 조사하고 분석하고, 일단 여러가지 일을 먼저 해본다. 그리고 그렇게 해봄으로써 얻는 경험과 지식으로 과제를 마무리하고 스스로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이 절대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부터 막연함과 모호함을 안고 과제를 헤쳐 나가는, 특히 본인 스스로 답을 도출해내야 하는 부담감은 비교적 방향성이 명확한 다른 학과에 비해서 아텍인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때문에 넓게 배우는 것은 맞지만 깊게 배우지는 못해서 이도저도 아닌 학생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반응은 아텍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당연한 반응이다. 아텍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만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고 하나로 모으는 일을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비유하자면, 진주를 만드는 전문가가 있어도, 그 진주를 하나의 실로 조밀하게 꿰어 진주목걸이를 만드는 이가 없다면 진주의 가치는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텍인들은 바로 진주목걸이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아텍인들이 막연함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용기 내어 갈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아텍인들의 작품에는 항상 새로운 관점, 새로운 이야기가 담긴다. 그러니 아텍인의 작품은 늘상 새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아텍인의 혁신성과 융합성은 ‘아트&테크놀로지 컨퍼런스(ATC)’에서 체험되어 발전된다.
2015년 ACT (영상 29:47)
ATC는 아텍 학생들이 1년간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그것에 대해 서로 소통하며 아텍의 정체성을 고민해보는 연례 행사이다. 아텍인들은 ATC를 준비하는 기간에 자신의 역량을 최고로 발휘하기 위해 작품에 대한 노력과 정성을 크게 들인다. 그래서 ATC를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로 여긴다. ATC를 위해, 아텍에서는 매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선정해 전시 준비단을 꾸린다. 선발된 전시 준비단은 전시의 주제와 장소, 또 어떤 작품들을 전시할지 결정한다. 그렇게 완성된 전시는 세상에 없던 ‘진주목걸이’를 공개하여 아텍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한발짝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상상할 수 있는 곳에서 상상한 것을 실현하는 뜻깊은 순간이다.
아텍인은 사실 ‘아테커(ARTECHER)’라고 불린다. 결국 예술과 기술 사이 가변적인 경계 내에서 융합을 통해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이들이기에 아테커라고 정의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또, 실제로 아테커들이 아테커를 정의하는 내용이나 방식도 각양각색인데, 미지수 X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어도, 저마다 X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답은 대체 불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테커의 끈끈한 결속력도 대단한 자랑이다. 누군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각자의 분야에서 특출난 동기들이 언제나 도우려고 준비한다. 모든 아테커가 각자의 내면 속 깊이 자리잡은 진실한 목소리를 듣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실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서로의 가치를 존중할 수밖에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팽창하는 지식이 예측 불가하게 변화되어 다루어지는 지금, 아테커야말로 진정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자들이다. 아직도 세상에 많이 남아있는 ‘X’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서강대학교의 아테커와 아텍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 : 천강현(21 신방
*아트&테크놀로지 학과 연혁
2012년 3월 아텍 1기 30명 입학
2012년 12월 제1회 아트&테크놀로지 컨퍼런스 개최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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