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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의 스승 故김열규 명예교수 장례미사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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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1-19 17:15 조회13,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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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을 평생의 반려자로 삼아 민속•신화 연구와 저술에 매진해온 고(故) 김열규 명예교수(세례명 에라스무스)를 추모하는 장례미사가 10월 25일 오전 모교 성이냐시오관 성당에서 거행됐습니다. 김 명예교수는 혈액암으로 투병하면서도 경남 고생 자택에서 집필에 열중하다 22일 오전 10시, 81세를 일기로 운명했습니다.

 

고인은 한국학의 거장으로 한국문학, 한국문화, 민속학, 신화 연구에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왕성한 글쓰기로 인문학의 경지를 높이고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학자였으며, 모교 국문학과 제자들이 존경하는 스승이었습니다.

 

장례미사는 김정택 이사장 신부와 예수회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했으며, 유족, 동료 명예교수, 국문학과 교수와 동문 등 12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서정호, 김용권, 박철희, 이재선 명예교수, 서정목, 최시한(71 국문), 박재섭(76 국문), 우찬제(81 경제), 양진오(85 국문) 교수와 국문학과의 김미자(64) 김성호(67), 김인철(68), 조정진(82), 이창섭(84), 장성열(87) 동문 등 많은 지인과 제자들이 영결미사에 참석했습니다. 홍익찬(61 경제), 김덕용(76 전자) 전•현직 총동문회장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김 신부는 “이냐시오 성당 안에 슬픈 애도의 정이 가득하다. 고인과 대화를 나누지 못해 더더욱 가슴이 매어온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개구쟁이의 발랄함과 자유로운 영혼을 간직한 선생은 늘 새롭고 박진감 넘치는 강의를 하셨고, 엄청난 연구, 깊은 학식, 해박한 지식으로 제자들에게 전설적인 교수로 회자돼왔다”며 “은퇴 뒤에도 새로운 학문연구에 몰두하셨고 예술혼을 강조하며 온몸에 풍기는 학자의 기품, 그러면서도 학문적 겸손함을 잃지 않던 선생은 행복한 삶을 사셨다”고 고인을 회상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학문에 관한 열정과 제자사랑이 남달랐던 선생께 부탁드린다”며 “하늘나라에서도 호탕한 웃음 짓고, 민속학과 한국학을 즐겁고 열성적으로 연구하시라”고 말을 맺었습니다.

 

김승희(70 영문) 국문학과 학과장 교수는 “배움을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셨던 선생님은 민속학, 한국학,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문학의 드넓은 경지를 개척하셨다”며 “항암치료 중에도 밤을 새워 집필하다 선종(善終)하신 선생님은 한국학의 마에스트로(거장)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셨다”고 애도하며 울음을 참았습니다. 이어 고인의 약력과 고인이 저술한 120여권의 책 중 대표저서를 소개했습니다.

 

조사는, 고인의 절친한 친구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와 제자를 대표한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가 낭독했습니다.

 

강 명예교수는 고인을 “형”이라 부르며 “평소 재치있고 해학적인 말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한 형은, 글쓰는 게 천성이었다. 학문적으로 대성했을 뿐만 아니라 사색이 넘치는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기에 주옥같은 글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겨 놓은 위대한 업적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니 천국에 가서도 맑고 깨끗한 글쓰기를 계속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고인과 49년 8개월 간의 긴 만남을 언급한 김 명예교수는 조사에서 “고인은 평소 죽음을 이웃집 나들이 가는 것이라 했다. 그렇듯 동네 마실 가시는 것으로 알고, 마지막 마실가는 길을 마중하러 우리들이 모였다”면서 “지난 주 마지막 통화에서도 건강한 목소리를 들었기에 부음 듣고는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마지막 글을 쓰다가 편히 가셨다”고 술회했습니다.

 

이어 “스승의 열강에 감복해서 치열하게 학문을 연구하고 학자의 길을 개척한 제자들은 고전문학과 한국문화 이론에서 ‘서강학파’라 불리는 연구집단으로 성장했는데 ‘제자들을 거목으로 키워낸 것은 큰 공적’이라고 하면 ‘그런가!’ 하며 특유의 미소를 짓는 생전의 모습이 선하다”며 “제자들이 가까운 시일 안에 스승의 업적을 두툼한 책으로 낼 것이니 하늘나라에서도 기대해주시라”고 말했습니다.

 

유족을 대표해서는 아들인 서울대 미학과 김진엽 교수가 미사와 고별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서강은 아버지 평생의 자랑이자, 사랑이었다”면서 “서강의 모토인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는 구절은 가훈처럼 집안에서 늘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장례미사를 마치고는 제자들이 운구에 나섰고, 참석자들은 고인을 배웅했습니다. 운구차는 고인의 연구실이 있었던 X관을 비롯한 국제인문관, A관 등 교내를 돌아본 뒤 장지로 향했습니다.


<고인에게 국화꽃을 헌화하는 장례미사 참석자들>


<슬픔을 참으며 스승의 약력을 소개하는 김승희(70 영문) 국문학과 학과장 교수>


<고인의 절친한 친구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조사를 낭독하는 모습>


<제자를 대표해 조사를 낭독하는 김병욱 충남대 명예교수>


<유족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김진엽 서울대 미학과 교수>


<작별인사를 하는 유가족> 


<장례미사를 마치고 성이냐시오 성당을 나서는 영정>


<제자들이 나서 운구하는 모습>


<장례미사에 보내온 동문들의 조화>


<장지로 향하기 전의 운구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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